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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축구가 일본과의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승리하며 사상 첫 4연패라는 기록에 도전했다. 경기장에서 선수들은 말보다 움직임으로, 구호보다 결과로 답했다. 정치도 그래야 한다. 하지만 현실 정치의 운동장은 다르다. 3일 국민의힘은 1년 만에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어 이재명 정부의 사법·안보·민생 정책을 비판했다. 민주당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가 아닌 거리로 나서는 것은 제1야당의 책무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그렇다면 여야의 책임을 똑같은 자로 재보자. 민주당과 정부의 첫 번째 책임은 ‘성과’다. 집권세력은 인사, 경제, 부동산, 안보, 사법제도에서 실제 정책을 결정할 권한이 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야당 탓이나 이전 정부 탓에 머물지 말고 무엇을 결정했고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국민에게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아주 잘 지낸다”고 자랑했다. 이유도 간단하다. 핵을 가진 지도자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미사일이 112개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숫자의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지난 8월에는 57개라고 했다. 두 숫자 사이의 간극부터 설명해야 정상 아닌가. 북한 핵무기 규모는 공개정보와 연구기관 추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안규백 당시 국방부 장관도 국회에서 80~120개라는 국내 연구기관 평가를 소개했을 뿐이다. 따라서 112개를 확정된 사실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문제는 숫자 자체보다 대통령의 태도다. 핵무기를 가진 적국과 대화하는 것은 외교다. 그러나 핵무장을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편의점 5만3266개. 인구 900명당 한 곳꼴이다. 2025년 점포 수가 1586개 줄며 36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 그런데 시장은 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매출은 31조6000억원으로 5년 새 19% 성장했다. 결론은 간단하다. 장사가 안돼서 문을 닫은 게 아니라, 더 이상 꽂을 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이제 편의점 업계는 ‘몇 개를 여느냐’에서 ‘한 점포에서 얼마나 뽑아내느냐’로 말을 바꿨다. 말은 그럴듯하다. GS25는 우량 입지와 장보기, CU는 대형·체험형 매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세븐일레븐은 저효율 점포를 정리했고, 이마트24도 대형 점포와 PB상품으로 반전을 노린다. 그러나 결국 핵심은 하나다. 본사의 성장전략이 점주의 수익으로 연결되느냐다. GS25와 CU가 시장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
편의점이 5만3266개다. 2025년 점포 수는 1586개 줄었지만 시장 매출은 31조6000억원으로 5년 새 19% 늘었다. 숫자만 보면 성공이다. 그러나 장부를 한 겹 벗겨보면 질문이 달라진다. 매출이 늘었다는데 왜 점주는 더 바빠지고, 비용은 더 무거워지는가. 편의점에서 매출은 주인이 아니다. 매입원가를 빼고 임차료, 인건비, 전기료, 카드 관련 비용, 폐기 비용 등을 빼야 비로소 이익이 남는다. 특히 24시간 영업은 소비자에게 편리하지만 심야 인건비와 전기료까지 사라지게 하지는 않는다. 많이 파는 것과 많이 남기는 것은 전혀 다른 장사다. 본사의 책임도 분명하다. 본사는 물류·상품·브랜드·IT를 앞세워 점포를 늘려왔다. 이제는 점포 수를 자랑할 때가 아니라 기존 점포가 살아남을 구조를 만들어야 한..
이커머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우리는 한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플랫폼 거래액이 늘어나는 동안 동네 가게와 작은 판매자는 정말 함께 성장하고 있는가. 플랫폼은 전국 고객을 연결해 주는 훌륭한 장터지만, 수수료와 광고비, 검색순위에 따라 장사가 좌우된다면 장터 주인이 따로 있는 셈이다. 경쟁은 혁신을 만든다. 그러나 모든 경쟁이 혁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제조업에서는 경쟁이 기술개선과 공정혁신을 자극할 수 있지만, 서비스업에서는 지나친 가격경쟁이 오히려 혁신 여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결국 ‘무조건 경쟁’보다 ‘어떤 경쟁인가’가 중요하다. AI도 마찬가지다. GPU와 데이터센터를 늘리는 것만으로 AI 강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진짜 AI 주권은 공장뿐 아니라 도매시장과 물류센터, 동네..
영화를 보기도 전에 평점부터 확인하는 것이 요즘 관객이다. “재미있나?” “돈 내고 볼 만한가?” 궁금해서다. 그런데 그 별점에 사람 대신 기계가 숟가락을 얹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네이버가 영화 ‘암살자(들)’ 관람평에서 기계적 어뷰징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공감·비공감 중복 반영 문제를 점검하던 중 일부 영화에서 비정상적인 트래픽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해당 영화의 관람평 기본 정렬도 기존 ‘공감순’에서 ‘최신순’으로 임시 변경했다.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 누가 무엇을 했는지는 단정할 수 없다. 이것은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그러나 한 가지 질문은 피할 수 없다.왜 사람들은 영화를 홍보하면서 관객의 판단까지 대신하려 드는가. 좋으면 좋다고 하면 된다. 재미없으면 재미없다고 하면 ..
원산지를 속이는 일은 단순한 가격표 장난이 아니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훔치고, 정직하게 농사짓고 장사하는 사람의 신뢰까지 빼앗는 행위다. 그런데 최근 자료를 보면 현실은 씁쓸하다. 2023년부터 올해 8월까지 농축수산물 원산지 표시 위반은 1만3856건, 2만1629t에 달했다. 특히 거짓표시로 검찰에 송치돼 처분이 확정된 5666건 가운데 벌금형이 3554건, 기소유예가 1660건이었다. 징역형은 83건, 고작 1.5%였다. 더 놀라운 대목은 벌금형이다. 벌금형의 62.2%인 2210건이 100만원 이하였다. 전체 확정 처분으로 넓혀도 약 39%가 100만원 이하 소액 벌금이었다. 미표시 7214건의 평균 과태료도 약 31만5000원에 그쳤다. 법에는 거짓 원산지 표시를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후임 인선을 놓고 이재명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단순히 대통령의 뜻을 잘 읽는 ‘측근’을 찾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대통령에게 “잘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필요할 때는 “대통령님,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여권 내부에서 나오는 ‘맏형 같은 비서실장’이라는 표현도 그래서 의미가 있다.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입을 대신하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대통령의 귀가 되어야 한다. 권력 가까이에 있을수록 아첨보다 직언이 귀하고, 충성보다 균형감각이 중요하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에는 천준호·한준호·김민기 등 측근형 인사부터 정성호·김영진 같은 친명 중진, 김경수·이철희·박광온 등 친문계 인사까지 다양하다. 결국 인선의 기준은 ‘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