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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용 전 국회의장의 회고가 오늘의 정치권을 부끄럽게 한다. 과거 정대철·김근태 의원과는 당이 달라 의회에서 치열하게 싸웠지만, 의사당 밖에서는 여의도 식당에 둘러앉아 형님·동생 하며 정을 나눴다고 한다. 정책은 달라도 사람의 정까지 끊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여의도는 어떤가. 상대를 설득하기보다 몰아붙이고, 협상보다 비난을 앞세우며, 국민의 삶보다 당파의 승리를 먼저 챙기는 모습이 반복된다. 국민은 민생을 걱정하는데 정치인들은 정쟁으로 날을 새우니, 밥값은 국민이 내고 싸움은 정치인들이 하는 셈이다. 축구계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국가대표팀에서는 손흥민을 둘러싼 선수들 간 갈등설과 일부 선수들의 대표팀 은퇴 의사 표명 보도가 불거졌다. 축구협회의 소극적인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아직 확인되지..
제주에서 실종 신고 101일 만에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던 사건은 우리 사회에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경찰의 부실 대응과 허위 종결 의혹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과거의 실패를 되짚는 이유는 책임자를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서다. 그런데 현재 진행형인 한동훈 관련 수사 논란을 보면 또 다른 정치적 역설이 보인다. 검찰 내부의 기소계획서 유출 의혹을 둘러싸고 경찰 수사와 공소청의 대응이 이어지고, 정치권은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의혹이 있다면 누구든 수사받아야 한다. 다만 의혹은 유죄 판결이 아니며, 혐의의 진실은 증거와 적법한 절차로 밝혀야 한다. 여기서 이재명 정권과 여권은 정치적 역풍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동훈을 압박하고 논란의 중심에 세우려는 움직임이 오히려 ..
2026년 11월 3일, 대한민국 정치의 축소판이 국회에서 펼쳐졌다. 오세훈 서울시장,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같은 날 각기 다른 행사에 참석하면서 보수 진영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했다. 정책토론회와 예산 발표가 열린 여의도는 정책을 논하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정치적 세력을 가늠하는 무대가 됐다. 오 시장이 참석한 세계유산과 도시의 미래 토론회에는 국민의힘 의원 38명이 모였고, 한 의원이 주최한 정당개혁 토론회에는 18명이 참석했다. 장 대표는 별도로 일자리·생계·돌봄·안전·청년을 위한 민생예산을 제시했다. 일부 의원들은 세 행사장을 오가며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정치인의 발걸음은 바빴지만 국민이 기다리는 민생의 답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 오 시장은 보수 통합과 화합을 강조했고, 한..
정치는 참으로 묘하다. 권력을 잡기 전에는 국민을 하늘처럼 모시겠다고 약속하더니, 막상 권력을 잡고 나면 비판하는 사람을 불편해하고 견제하는 기관마저 눈엣가시로 여기곤 한다. 민주주의는 그렇게 시작해서 그렇게 무너지는 것이었다. 최근 진중권 교수는 이재명 정부의 권력 운영과 여권 내부의 움직임을 비판하며 레임덕 가능성을 거론했다. 대통령실의 인사와 정책 운영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비서실장과 정책실장은 대통령의 말만 받아 적는 사람이 아니라 잘못된 정책에 쓴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참모가 모두 고개만 끄덕인다면 대통령 주변에는 사람은 많아도 제대로 된 조언자는 없는 셈이다. 김민석 총리에게도 묻고 싶다. 국무총리는 대통령의 그림자 역할을 하는 자리가 아니다. 국정을 살피고 국민의 목소리를 전..
정치는 말로 시작하지만 결국 결과와 책임으로 평가받는다. 국민은 화려한 구호보다 살림살이가 나아지고, 사회가 공정해지며, 권력이 겸손해지는 모습을 기대한다. 그런데 요즘 정치권을 바라보면 기대와 현실 사이의 거리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 주요 지역의 아파트 매물이 늘고 거래량과 실거래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집값 안정은 국민 모두가 바라는 일이다. 그러나 부동산은 대통령의 발언만으로 움직이는 시장이 아니다. 공급과 수요, 금리, 세금, 대출, 주거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집값이 오르면 정책의 실패이고, 떨어지면 성공이라는 단순한 계산으로는 국민의 주거 불안을 해결할 수 없다. 여당 내부의 신천지 연루 의혹도 뒤늦게 사과와 책임 공방으로 번졌다. 근거가 부족했다면 ..
대통령의 직언, 여당의 책임, 야당의 통합이 민주주의의 시험대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26년 11월 2일 언론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내부 갈등과 2028년 총선의 정치적 파장을 경고했다. 그는 여권의 분열이 계속되면 과거 노무현 정부 말기와 같은 정치적 혼란이 재현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특히 2028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국회 다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현재 국회에서 추진한 입법과 정책도 다음 의회의 정치적 선택에 따라 상당 부분 수정되거나 무력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는 결국 권력의 크기가 아니라 내부의 신뢰와 책임으로 유지된다.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커지고 측근과 핵심 인사들 사이에 불신이 쌓이면 국정 운영에도 부담이 생긴다. 대통령에게 필요한 사람은 무조건 지지하..
경쟁의 시대, 세계가 묻는 진정한 성공과 지도자의 품격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AI와 반도체를 둘러싼 기술 전쟁 속에서 국가와 기업, 개인은 생존과 성장을 위해 쉼 없이 달린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가치가 있다. 바로 양심과 공정, 배려와 책임이다. 돈은 더 많은 돈을 부르고, 돈은 권력을 만들며, 권력은 때로 더 큰 욕망을 낳는다. 개발 이익을 노린 토지 투기와 농지법의 형평성 논란, 채용과 교육 기회의 불균형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이 어디에 있는지 되묻게 한다. 국가 예산과 미래기금, 공공기관 이전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정책일수록 사전 검증과 투명한 집행, 결과에 대한 책임이 따..
최불암 선생은 잘생긴 외모나 화려한 말솜씨로 국민의 사랑을 받은 배우가 아니다. 스스로 못생겼다고 웃어넘기면서도 진정성 있는 연기와 따뜻한 인간미로 오랫동안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수사반장》의 형사, 《전원일기》의 김 회장, 《한국인의 밥상》의 진행자로 보여준 모습은 화려한 인기보다 사람의 향기가 얼마나 오래 남는지를 보여주었다. 세월이 얼굴은 바꾸어도 인격이 남긴 흔적은 쉽게 지우지 못한다. 그렇다면 정치인은 무엇으로 국민에게 기억되어야 하는가. 대통령이라는 높은 자리인가, 선거에서 거둔 승리인가, 아니면 국민을 대하는 태도와 나라를 이끈 책임 있는 성과인가. 권력은 잠시 맡겨진 자리일 뿐, 국민의 신뢰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당시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윤여준 전..
대통령의 권력은 강해 보이지만, 국민의 신뢰를 잃는 순간부터 흔들리기 시작한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 등 가족의 이른바 ‘황제 골프’ 의혹을 둘러싸고 시민단체와 야당이 잇따라 경찰에 고발했다. 지난해 여름휴가 당시 진해 해군기지 한산대CC에서 가족들이 골프를 치고 전용 헬기를 이용했다는 의혹과 김 여사의 골프 논란이 핵심이다. 다만 고발 내용은 아직 의혹과 주장인 만큼 수사와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사실관계를 밝혀야 한다. 대통령 가족이라고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되며, 공적 자원의 사용 여부와 비용 부담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대통령 주변의 권력 운영 방식이다. 대통령 곁에서 직언하는 사람이 사라지면 국정은 위험해진다. 듣기 좋은 말만 듣고 반대 의견을 적으로 취급하면 판단..
대한민국 정치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 부부와 청와대 관계자, 출입기자 등 해외 순방단 168명의 여권번호를 포함한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무려 5개월 동안 노출됐다는 보도는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대통령의 신변과 국가안보, 국민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할 정부의 보안체계가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 사고가 발생한 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를 사전에 막지 못하고 장기간 방치한 책임이다. 정치는 말보다 책임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경제성장을 강조하면서도 규제 혁파와 민간의 투자환경 개선에는 주저하고, 국가의 미래보다 정치적 유불리를 먼저 계산한다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안보와 재정의 우선순위다. 북한의 핵·..
달걀 한 알이 브라질에서 한국까지 날아왔다. 그런데 가격표를 보니 놀랍다. 현지 구매가격은 178원인데 운송비와 관세 등을 합친 수입단가는 1,464원이다. 항공운임만 959원, 전체 단가의 65.5%였다. 달걀도 비행기를 타니 귀한 몸이 됐다. 닭이 알을 낳았는데 항공사가 더 큰 몫을 챙기는 셈이다. 정부는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공급 불안에 대비하고 수입선을 다변화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브라질산 달걀의 평균 공급가격은 한 알에 약 131원이었다고 한다.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정책이라면 선의만으로는 부족하다. 비용과 효과를 따지는 계산서도 함께 내놓아야 한다. 더욱이 한동훈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룰라 브라질 대통령에게 준 외교적 선물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
세상에는 돈보다 따뜻한 어른이 필요하다 한 시대를 웃게 하고 울렸던 배우 최불암 선생이 우리 곁을 떠났다. 그러나 그가 남긴 것은 수많은 드라마의 장면만이 아니다. 산업화와 도시화의 격랑 속에서 가족을 지키고 이웃을 보살피던 아버지의 모습, 그리고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어른의 품격이다. 드라마 ‘전원일기’의 김 회장은 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살아야 했던 사람들에게 마음의 고향이었다. ‘수사반장’의 박 반장은 범죄를 단죄하면서도 범죄 뒤에 숨은 인간의 사정과 존엄을 외면하지 않았다. 엄격하지만 따뜻하고, 원칙을 지키면서도 사람을 이해하려는 모습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사회적 가치다. 그의 따뜻함은 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최불암 선생은 1981년부터 어려운 어린이들을 돕기 시작했고, 초록우산과 인연을 이..
리플의 도전에서 배우는 돈과 신뢰의 철학 세상에는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일이 있고, 세상에 필요한 일을 하다 보니 돈이 따라오는 경우도 있다. 차이는 출발점에 있다. 돈만 바라보면 눈앞의 이익에 흔들리지만, 사람들의 불편을 해결하고 사회에 필요한 가치를 만들면 더 오래 지속할 가능성이 커진다. 디지털 금융기업 리플의 도전은 우리에게 이 단순하면서도 깊은 진리를 생각하게 한다. 리플은 국제 송금과 결제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자산 보관, 스테이블코인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금융 인프라 기업으로의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금융의 미래가 단순히 돈을 빠르게 옮기는 기술을 넘어 비용을 줄이고 신뢰를 확보하는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 금융시장은 지금 거대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인공지능과..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정치적 올바름이 대중의 반발과 피로감에 부딪힌 이유로 ‘언행불일치·내로남불·이중잣대’를 지적했다고 한다. 정치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원인을 짚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정치인의 문제 진단이 아니라 권력을 가진 사람부터 달라지는 모습이다. 정치적 피로감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자신에게는 관대하면서 상대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야당 시절 비판하던 일을 집권 후에는 정당화하며, 법과 원칙을 말하면서 자기편의 잘못에는 침묵하는 정치가 반복될 때 국민은 실망한다. 공정은 상대를 공격하는 무기가 아니라 자신에게도 똑같이 적용해야 하는 원칙이다. 국회에서는 예산 심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예산은 정권의 선물이 아니라 국민이 낸 세금이다. 민생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