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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는 원래 후보자를 검증하는 자리다. 그런데 15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바라보면 묘한 장면이 펼쳐졌다. 후보자의 자질과 의혹을 따져야 할 자리에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자료 취득과 공개 문제가 크게 부각됐기 때문이다. 정치의 무대가 어느새 주연을 바꿔버린 셈이다. 물론 한동훈 의원이 공개한 검찰 내부자료의 취득 경위와 녹취록 편집 여부는 확인해야 한다. 자료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전달됐는지는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여기서 순서를 잊으면 안 된다. 자료를 누가 가져왔는지와 그 자료에 담긴 내용이 사실인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국민이 궁금한 것은 간단하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사실인가, 아닌가. 사실이면 책임을 묻고, 사실이 아니라면 증거로 해명하면 된다. 그런데 자료의 출처만 붙잡..
정치는 때때로 벌떼처럼 움직인다. 한 사람을 향해 여당 의원들이 일제히 공격한다고 해서 그 사람의 주장이 거짓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한동훈 의원이 제기한 의혹이라고 해서 모두 사실로 확정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남는 것은 자료와 증거, 그리고 청문회에서의 답변이다. 16일 민주당은 한동훈 의원을 겨냥해 ‘윤동훈’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김민석 대표는 박성준 수석대변인의 게시물을 공유했고, 박 대변인은 한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불법 유출 자료에 의한 거짓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한동훈 측 역시 강하게 반박하면서 공방은 인신공격성 표현까지 번졌다. 그러나 정작 국민이 궁금한 것은 별개의 문제다. 김승원 후보자에게 제기된 제넨셀 관련 의혹과 가족 사회적협동조합 특혜 의혹이 사실인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끝났지만 국민의 궁금증은 끝나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44명의 증인과 4명의 참고인을 신청했지만 결국 증인은 한 명도 채택되지 않았다. 그러자 청문회장 밖에서 한동훈 의원이 ‘장외 저격수’가 됐다. 민주당은 한 의원을 ‘윤동훈’이라 부르며 공격했고, 한 의원은 다시 김승원 후보자와 김민석 대표를 겨냥했다. 한쪽은 방패, 다른 쪽은 창을 들었지만 국민이 보고 싶은 것은 창과 방패의 속도가 아니라 증거의 무게다. 진중권식으로 표현하면 정치가 너무 진지하게 싸우면서 정작 중요한 질문을 놓치는 장면이다. 별명이 의혹을 없애주지도 않고, 폭로가 곧 사실을 확정해 주지도 않는다. 김 후보자의 해명도, 한동훈 의원의 자료도 원자료와 사실관계 앞에서 검증돼야 한다. 용혜인 논란, 김승..
정치는 참 묘하다. 한 사람에게 임명장을 주려는 순간, 예상하지 못했던 정치인이 다시 무대의 중심으로 떠오른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그렇다. KSOI의 9월 14~15일 조사에서 김 후보자 임명 반대는 52.1%, 찬성은 25.1%였다. 같은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35.9%, 부정평가는 59.4%였다. 숫자는 분명한 신호지만, 숫자 하나가 정치의 미래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김종인·조갑제·진중권 등 정치권 원로와 평론가들의 발언을 볼 때도 중요한 교훈은 같다. 여론조사는 민심을 읽는 하나의 도구일 뿐, 정치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실제로 조사기관과 방식, 표본, 응답률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여론조사는 맥락과 함께 읽어야 한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
정치에는 참 묘한 순간이 있다. 거대한 댐은 단단해 보이지만, 물은 아주 작은 틈을 기억한다. 이번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둘러싼 한동훈의 행보도 그렇다. 한동훈은 무소속 의원 신분으로 신약 청탁 의혹과 경기도당 관련 의혹 등을 연이어 제기했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그를 청문위원으로 참여시키거나 복당시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반면 당 지도부에서는 개인플레이보다 팀플레이가 중요하다는 견제도 나왔다. 여기서 한동훈이 던진 질문을 가볍게 넘길 필요는 없다. 물론 제기된 내용은 어디까지나 의혹이며, 사실관계와 법적 책임은 증거와 절차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 정치가 의혹을 판결문처럼 읽기 시작하는 순간 정의는 사라진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과 여권에도 이번 상황은 하나의 점검 기회가 될 수 있다..
정치에는 묘한 장면이 있다. 청문회 주인공은 김승원 후보자인데, 카메라는 한동훈을 비추고 있다. 이번 청문회에서 한동훈은 무소속 의원 신분으로 김 후보자 의혹을 집중 제기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실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그의 검증 활동을 두고 복당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와 거리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 장면은 국민의힘과 장동혁 대표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장 대표는 과거 한동훈을 향해 “보수를 망가뜨린 사람이 보수를 재건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취지로 비판했다. 반면 최근에는 당 차원에서 김승원 후보자 검증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결국 두 사람의 경쟁과 갈등이 보수의 미래를 둘러싼 생산적인 경쟁으로 이어질지, 내부 분열로 끝날지가 중요한 문제가 됐다. 흥미로운 것은 외부의 평가..
인사청문회장에 묘한 정적이 흘렀다. 국민의힘 강선영 의원이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 북한을 왜 ‘주적’이라고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강 의원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북한을 주적이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하게 압박했다. 후보자는 서면답변과 질의에서 ‘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것이 강 의원의 지적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한 단어의 선택이 아니다. 국방장관에게 필요한 것은 적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국가를 지킬 군사전략을 국민에게 설명하는 능력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현실이라는 사실과 함께, 정부가 모든 잠재적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는 전략적 관점도 존재한다. 실제 한성숙 국무총리 역시 최근 국회에서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모든 대상”을 주적의 범주로 언급했다...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강화도 외규장각을 공격하면서 조선 왕실의궤 297책이 프랑스로 옮겨졌다. 왕실의 혼례·장례·책봉·궁궐 공사 등을 글과 그림으로 남긴 의궤는 단순한 책이 아니라 조선 국가운영의 ‘설계도’였다. 특히 프랑스에 있던 책 가운데에는 왕이 직접 열람하던 어람용이 많아 역사적 가치가 더욱 컸다. 그런데 이 사라진 기록을 찾아낸 사람이 있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근무하던 역사학자 박병선 박사는 1975년 무렵 별관 창고에서 외규장각 의궤의 존재를 확인하고 목록을 작성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는 그가 외규장각 도서를 발견해 반환운동의 계기를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박병선 박사의 이야기가 특별한 이유는 발견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는 직지의 가치를 세계에 알린 연구자이기도 했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박수받는 무대가 아니라 국민의 질문을 견디는 시험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연다. 최근 리얼미터 조사에서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33.8%, 부정평가는 63.3%로 나타났고 긍정평가는 9주 연속 하락했다. 개각과 부동산, 파병 논란 등이 겹친 상황에서 이번 회견은 말보다 답변이 중요해졌다. 진중권 교수의 비판은 그래서 더욱 거칠게 들린다. 그는 13일 이 대통령을 두고 “현실감각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 ‘민주당의 이재명이냐, 이재명의 민주당이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공소취소와 연임개헌을 둘러싼 여권 내부 갈등도 강하게 지적했다. 물론 이는 진 교수의 정치적 해석이다. 사실과 평가는 구분해야 한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역설적인 장면이 펼쳐진다. 권력은 커..
대통령의 위기는 어느 날 갑자기 천둥처럼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처음에는 작은 금이 간다. 지지율이 내려가고, 인사가 흔들리고, 여당에서 쓴소리가 나오고, 청문회에서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 터진다. 그러다 어느 순간 국민은 묻는다. “이 정부는 국민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고 있는가?” 9월 16일 현재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리얼미터 조사에서 33.8%까지 내려왔고 9주 연속 하락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38%를 기록했다. 조사기관과 조사방법은 다르지만, 최근 여론의 흐름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사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그 작은 금이 어떻게 정치적 파장으로 번지는지를 보여준다. 신약 임상시험 승인 의혹, 가족 관련 논란, 공소취소 문제와 한동훈 의원의 자료 ..
선진국이라는 말은 화려하다. 반도체와 AI, 방산과 배터리에 엄청난 투자가 이어지고 세계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도 높아졌다. 그런데 퇴근길 청년의 계산기는 묻는다. “그래서 내 월급은 왜 이렇게 빠듯한가?” 리얼미터의 9월 7~11일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긍정평가는 33.8%, 부정평가는 63.3%였다. 9주 연속 하락한 취임 후 최저치다. 특히 18~29세 긍정평가는 18.6%까지 내려갔고, 진보층도 49.3%로 떨어졌다. 물론 여론조사마다 숫자는 다르다. 조사 방식과 표본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33.8% 하나만으로 국민 전체의 뜻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청년층과 진보층의 이탈, 그리고 장기간 이어지는 하락세는 그냥 웃어넘길 숫자도 아니다. 여기서 대통령 주변의 참모들에게 묻고 싶다. 지금 청..
국방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드론 한 대가 추락하는 일이 아니다. 우리가 누구의 위협에 대비해야 하는지조차 정치적 표현의 문제로 흔들리는 순간이다. 최근 국방부가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개최한 국방 드론 기술전에서는 여러 무인기가 잇따라 추락했다. 군은 주파수 간섭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시험 실패 자체는 개발 과정에서 있을 수 있지만, 전쟁터에서는 한 번의 통신 두절과 한 번의 판단 착오가 병사의 생명과 직결된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국방의 언어다. 2026년 국방백서를 앞두고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을 둘러싸고 국방부와 통일부 사이에 공개적인 이견이 나타났다. 국방부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이라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지만, 통일부에서는 ‘주적’ 표현과 평화공존의 ..
정치판에는 참 신기한 재주가 있다. 어제는 우연이었다가 오늘은 민원이고, 내일은 또 다른 해명이 된다. 그런데 통화기록과 사진까지 등장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기억은 바뀔 수 있어도 기록은 쉽게 말을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브로커 양씨를 둘러싼 논란에서 국민이 주목하는 대목도 바로 이것이다. 후보자 측은 두 사람의 만남을 우연히 마주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공개된 녹취를 둘러싸고는 서로 만나기로 한 정황과 애절한 표현 등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양씨의 자택에서 함께 찍었다는 사진 주장까지 제기됐다. 물론 사진 한 장이나 녹취 일부만으로 두 사람의 관계와 청탁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 후보자 측 역시 녹취가 편집됐다는 취지로 반박하고 있다. 그렇다면 더욱 간단하다...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가 끝났다. 그런데 국민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증인과 참고인 없이 진행된 청문회, 여야의 고성, 그리고 한동훈 의원을 둘러싼 공방이었다. 정작 국민이 알고 싶었던 것은 간단하다. 김승원 후보자가 제넨셀 임상시험 과정에서 실제 무엇을 했고, 누구에게 무엇을 부탁했으며, 그 과정에 대가성이 있었는가였다. 확인된 사실은 있다.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 제넨셀의 임상시험 계획과 관련해 당시 식약처장에게 신속한 처리를 요청하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고, 식약처는 이후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했다. 검찰은 김 후보자에 대해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이는 유죄 확정판결은 아니지만 단순한 무혐의 처분과도 같은 의미는 아니다. 더 뜨거운 쟁점은 김 후보자의 해명과 한동훈 의원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