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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월 19일 지명 20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며 성찰을 밝혔지만, 정치권의 해석은 엇갈렸다. 여당은 결단을 존중했고 야당은 인사검증 실패를 주장했다. 후보자가 물러나는 순간에도 정치권은 또다시 ‘누가 이겼나’ 계산기를 두드렸다. 이제 시선은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옮겨갔다. 청문회에서는 철거민 특별공급과 장남의 상가 매입·재산신고 문제가 쟁점이 됐다. 강 후보자는 특별공급은 정당한 보상이었고 불법은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의혹은 의혹이고 위법은 위법이다. 둘을 한 냄비에 넣고 끓이면 진실이 아니라 정치찌개가 된다. 더 눈길을 끈 것은 답변의 태도다. 장남의 군 복무 문제를 둘러싸고 자료 확인을 요구받는 과정에서 “직접 가서 확인하라”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월 19일 자진 사퇴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명한 지 20일 만이며, 전날 대통령이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김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며 성찰의 뜻을 밝혔다. 정치권은 곧바로 ‘누가 이겼느냐’의 계산에 들어갔다. 여당은 결단을 존중했고, 야당은 사실상 사퇴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동훈 의원도 “국민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국민에게 더 중요한 질문은 승자가 누구냐가 아니라 왜 처음부터 이런 논란을 안은 후보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느냐이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등은 사실관계를 끝까지 따져야 한다. 의혹 제기와 범죄 확정은 다르며, 관련자들의 해명과 법적 판단 역시 구분..
이재명 대통령이 9월 18일 기자회견에서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에 대한 존중과 소통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또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히고, 조작기소 특검법의 공소취소 관련 조항은 삭제하고 진상규명에 집중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스스로 낮춘 태도 자체는 대통령에게 필요한 자세다. 이제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실제 국정 변화다. 특히 대통령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대통령의 권력은 개인의 능력이나 정치적 성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헌법에 따른 국민의 선택에서 나온다. 더구나 선거 결과를 해석할 때는 단순히 ‘내가 잘해서 얻은 권력’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당시 국민의 선택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전 정부에 대한 평가와 정치적 피로감 역시 중요한 변수..
대통령 기자회견은 말의 경연장이 아니다. 위기 때 국민에게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바꾸며, 무엇을 책임질 것인지 밝히는 자리다. 역대 대통령의 사례도 이를 보여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외환위기 당시 국민에게 고통 분담을 호소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촛불시위 이후 정책 기조를 수정했다. 반대로 세월호 참사 대응이나 김건희 여사 관련 소통은 메시지와 국민의 기대 사이에 간극이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국민이 기억하는 것은 연설문의 문장이 아니라 그다음 행동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9월 18일 기자회견도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은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고, 개헌 자체는 여야와 국민적 합의에 따라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소취소 문제와 관련해서는 특검법안의 공소취소 조항을 삭제해 ..
정치는 결국 사람을 통해 움직인다. 그래서 대통령의 인사는 단순한 자리 배치가 아니라 국정의 방향을 보여주는 신호다. 특히 법무부 장관은 법치와 형사사법을 다루는 자리인 만큼 인사의 기준은 더욱 엄격해야 한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싸고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채용 관련 논란, 과거 경력과 관련한 사실관계 등이 제기됐다. 후보자 측은 상당 부분 반박하거나 소명하고 있다. 따라서 의혹을 사실로 단정해서도 안 되지만, 해명이 충분한지 검증하는 과정 역시 생략해서는 안 된다. 더욱 눈여겨볼 대목은 청문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추가로 논란이 된 부분이다. 후보자가 과거 변호사 시절 특정 판사가 배석했던 재판부 사건을 수임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청문회 답변과 실제 기록 사이의 차이가 문제로 제기됐..
옛 선비는 권세를 좇지 않았다.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권력 앞에서는 붓을 곧게 세웠다. 그런데 오늘의 정치판을 보면 붓보다 당원증이 먼저이고, 소신보다 계파의 계산기가 먼저 돌아간다. 한동훈 의원을 둘러싼 국민의힘의 풍경이 그렇다. 당 밖에 있는 의원이 여당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자 복당 이야기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한쪽에서는 필요하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경계한다. 마치 잃어버린 자식을 찾는 집안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랑보다 셈법이 앞선다. 한 의원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며 녹취 등을 공개했다. 이것이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선비라면 여기서 한 걸음 멈춘다. 녹취는 증거의 출발점이지 판결문이 아니다. 의혹은..
정치는 말보다 제도가 오래 남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9월 18일 기자회견에서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개인적 의사는 분명한 메시지다. 그러나 국민이 주목하는 것은 그 한마디보다 대통령의 권한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어떻게 행사되고 있는가다. 특히 사법부 독립을 둘러싼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공개 발언은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사법부와 입법부·행정부의 협력도 사법부 독립을 보장하는 가운데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국가기관에 독립성을 부여하는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물론 대통령에게도 사법부의 책임과 권한에 대해 의견을 밝힐 자유가 있다. 사법부 역시 국민의 통제를 전혀 받지 않는 무제한의 권력을 가져서는 안 된다. 하지만 사법부의 독립과 무제..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돌아보면 오늘날 유명한 정치인들만 민주주의를 만든 것은 아니다. 이름도 남기지 못한 학생과 노동자, 시민과 종교인, 법조인들이 불의 앞에서 침묵하지 않았고 그 작은 용기가 역사를 움직였다. 1980년 광주와 1987년 6월항쟁은 민주주의가 정치권의 선물이 아니라 시민의 희생과 참여를 통해 쟁취된 것임을 보여주는 역사적 기록이다. 김병로 선생의 삶도 중요한 기준을 제시한다. 그는 일제강점기 의열단 사건과 6·10만세운동 사건 등을 변호했고, 1948년 초대 대법원장에 취임해 사법부의 기틀을 세웠다. 대법원은 그를 ‘사법부의 초석’으로 평가하고 있다. 1987년 이후 민주주의의 제도는 크게 발전했지만, 제도가 민주주의의 전부는 아니다. 정당이 국민의 목소리를 대신한다고 주장하면서 자기..
특별감찰관 후보자 최길수의 9월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 시선이 멈춘 대목이 있다.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인사 관여 의혹을 감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최 후보자는 현행 특별감찰관법상 수석비서관 이상이 감찰 대상이라고 답했다. 김 실장은 성역이 아니지만 직접 감찰에는 법적 걸림돌이 있다는 취지였다. 법률 규정은 존중해야 한다. 의혹 역시 사실로 확정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여기서 끝난다면 국민이 던지는 중요한 질문을 놓치게 된다. 공식 직급과 실제 영향력은 언제나 일치하는가? 특별감찰관 제도가 감찰 대상을 직급으로 규정하고 있다면 정치권은 오히려 그 제도의 사각지대가 없는지 살펴야 한다. 누군가를 겨냥해 법을 확대 적용하자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권한을 행사한 사람이 직급이 낮다는 이유만..
병원에 가면 우리는 흔히 하나의 병만 생각한다. 간이 나쁘면 간만, 심장이 아프면 심장만, 방광에 문제가 있으면 방광만 바라본다. 그러나 현대 의학은 질병을 서로 떨어진 섬이 아니라 하나의 연결된 건강망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방간이다. 지방간은 단순히 간에 지방이 쌓이는 문제로만 끝나지 않고 비만, 인슐린 저항성, 당뇨병 등 대사질환과 연결될 수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지방간과 대장암 위험 사이의 연관성도 연구되고 있다. 다만 ‘지방간이 있으면 반드시 대장암에 걸린다’는 뜻은 아니다. 연관성과 인과관계는 구분해야 한다. 실제 건강관리는 개인의 연령과 가족력, 증상 등을 고려해 필요한 검진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의 역사도 비슷하다. 과거 의학은 질병이 발생한 뒤 치료하는 데 집..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19일 일본 나고야에서 막을 올렸다. 개회식의 메시지는 아름다웠다. ‘하나의 아시아를 상상하라’는 슬로건 아래 하트 모양의 무대와 성화가 등장했고, 아시아의 다양성과 연대를 표현했다. 한국 선수단은 신유빈과 김동용이 태극기를 들고 입장하며 그 무대에 함께했다. 스포츠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국적은 다르지만 선수들은 같은 경기장에서 땀을 흘리고, 승패가 끝난 뒤에는 서로의 도전을 인정한다. 메달 하나보다 중요한 것은 경쟁 속에서도 상대를 존중하는 질서일 것이다. 한국 스포츠에도 반가운 소식이 이어졌다. 여자핸드볼 대표팀은 홍콩을 48-16으로 꺾으며 대회를 시작했고, 남자 테니스에서는 새로운 역사가 쓰였다. 한국은 인도를 3-1로 꺾고 사상 처음으로 데이비스컵 파이..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의학의 질문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몇 살까지 살 수 있는가”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얼마나 건강하게 살아갈 것인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됐다. 최근 서울성모병원에서는 97세의 1기 위암 환자가 로봇을 이용한 위 전절제술을 받고 회복했다. 의료진은 단순히 나이만으로 수술 가능 여부를 결정하기보다 신체·인지 기능과 기저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사례는 고령사회에서 의료의 방향을 보여준다. 로봇수술 같은 정밀의료 기술은 인간의 손이 가진 한계를 보완하면서 치료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하지만 첨단 장비 자체가 건강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수술 뒤 영양과 운동, 만성질환 관리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의료진의 설명도 중요하다. 한국 의료의 경쟁력도 국제적으로 평..
1976년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생명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었다. 찰스 다윈의 자연선택론을 바탕으로 유전자를 진화의 중요한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생명체를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운반체’라는 시각에서 해석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제시한 ‘밈’은 더 흥미롭다. 문화도 모방과 복제를 통해 퍼질 수 있다는 발상이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우리는 또 다른 복제자의 시대를 맞고 있다. 바로 인공지능이다. 인간의 유전자가 생물학적 정보를 전달하고 밈이 문화적 정보를 확산시킨다면, AI는 인간이 축적한 언어와 지식을 학습해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낸다.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영상과 문장이 순식간에 퍼지는 현상은 ‘밈’이라는 개념이 디지털 사회에서 얼마나 강력한 질문이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런데 여기서 더 ..
국제정치에서 정상의 일정 하나는 때때로 커다란 파장을 만든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월 12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 만찬에 막판 불참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다시 건강 이상설이 등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당시 시 주석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일정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만찬 불참은 확인된 일정이고, 뇌졸중이나 실신 등 구체적인 질환에 관한 소문은 현재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 인도 외교부는 관련 소문을 가짜라고 일축했고, WSJ 역시 건강 이상설을 뒷받침할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걸음걸이나 한 장면만으로 지도자의 건강 상태를 단정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9월 24일 예정된 미국 방문이다. 시진핑 주석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