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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21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인사검증 실패와 국정 난맥상에 대해 비서실장으로서 종합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지 15개월 만이다. 김용범 전 정책실장까지 이미 사직한 만큼, 사표가 수리되면 청와대 3실장 가운데 두 자리가 비게 된다. 강 실장의 선택은 적어도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는 정무적 판단으로 읽을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이 묻는 질문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왜 강훈식 한 사람인가?” 인사위원장을 맡았다는 이유만으로 인사 실패의 책임을 비서실장 한 사람에게 집중한다면, 그것은 쇄신이라기보다 책임의 종착역을 정하는 데 그칠 수 있다. 특히 용혜인 전 후보자와 김승원 전 후보자의 잇따른 낙마로 인사검증 시스템 자체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대통..
농지는 아파트와 다르다. 한평의 논밭에도 농민의 평생 노동과 가족의 생계, 국가의 식량안보가 함께 담겨 있다. 정부가 농지 투기를 막기 위해 2026년 5월부터 사상 첫 전국 농지 전수조사에 들어간 것은 농지의 공공성을 생각하면 필요한 정책적 목적이 있다. 그러나 좋은 취지도 현장의 불안과 충돌한다면 정책은 다시 살펴야 한다. 정부 조사에서 상당수 농지가 법 위반 의심 대상으로 분류되면서 농촌의 긴장도 커졌다. 특히 고령농의 상속농지, 관행적 임대차, 직접 경작이 어려운 농촌 현실까지 일률적인 기준으로 판단하면 농업경영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농지 전문가 김홍상도 농촌의 복잡한 현실에 대한 사회적 합의 없이 한 부분만 건드리면 농지 이용과 거래 구조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예수가 언제부터 ‘신’으로 이해되기 시작했는가. 도올 김용옥의 문제 제기는 자극적이지만, 이 질문은 사실 기독교 역사학의 오래된 연구 주제다. 중요한 것은 도올의 해석과 역사학계에서 확인되는 자료를 구분하는 일이다. 역사적으로 예수의 처형은 대체로 서기 29~34년 사이로 추정된다. 예수 사후 초기 공동체에서 이미 죽음과 부활에 관한 신앙고백이 형성됐다는 연구가 있으며, 바울의 진정서신은 50년대 전후의 가장 이른 기독교 문헌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예수의 신격화가 수백 년 뒤 갑자기 만들어졌다고 보는 것은 자료와 맞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이 곧 ‘예수가 생전에 자신을 하나님이라고 명확히 선언했다’는 뜻도 아니다. 역사적 예수와 사후 공동체가 해석한 그리스도 사이에는 연구해야 할 간격이 있다. 1세기부터 ..
우크라이나 전쟁의 하늘이 또 달라지고 있다. 9월 20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향해 대규모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고, 모스크바 정유공장까지 피해를 입었다. 러시아 국방부는 1,951기의 드론과 8기의 미사일이 동원됐다고 주장했다. 숫자의 정확성은 교차 확인이 필요하지만, 한 가지 흐름만큼은 분명하다. 드론이 전쟁의 주변 무기에서 핵심 전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크라이나의 강점은 단순히 드론을 많이 띄우는 데 있지 않다. 정찰과 공격을 연결하고, 장거리 무인기와 미사일을 함께 운용하며 러시아의 방공망을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여기에 전자전과 위성정보, 실시간 데이터가 결합되면서 작은 무인기가 거대한 군사·산업시설을 위협하는 새로운 전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러시아 역시 제트추진 드론과 장거리 ..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둘러싼 논란에서 국민이 주목해야 할 것은 특정 인물에 대한 추측보다 인사가 어떤 경로로 검증되고 결정됐는가이다. 과거 김남국 전 대통령실 비서관의 이른바 ‘현지 누나’ 문자 사건은 이 문제를 생각하게 하는 하나의 사례다. 문진석 의원이 특정 인사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으로 추천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내자 김남국 전 비서관은 “훈식이 형이랑 현지 누나에게 추천하겠다”고 답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부적절한 대화라며 경고했고, 이후 내부 감찰에서는 해당 인사청탁 내용이 대통령실 내부로 실제 전달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사건만으로 김현지 실장이 인사에 개입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김현지 실장 역시 자신에게 인사권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부인했다. 그런데 지금..
2026년 9월 21일 서부전선 DMZ 수색로 개척작전 중 군 간부 3명이 미상 폭발로 다쳤다. 한 간부는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군은 지뢰 폭발 가능성을 포함해 아군 지뢰인지, 북한군 지뢰인지, 유실된 지뢰인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 아직 북한 지뢰라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이것만큼은 분명하다. DMZ에서 장병의 발밑이 뚫렸다면 안보 시스템은 그 원인을 끝까지 밝혀야 한다. 사고 지점은 어디였는가. 기존 수색로를 왜 벗어났는가. 지뢰 위험 정보와 작전지도는 현장에 정확히 전달됐는가. 최근 북한의 MDL 일대 움직임을 사전에 얼마나 파악하고 있었는가. 정치권에서는 사고 지점이 북한이 조성한 지뢰지대와 가깝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군은 해당 지뢰지대와 사고 지점이 떨어져 있..
도올 김용옥이 “지금 종교의 가르침은 사기입니다”라고 주장한 것은 현대 종교의 권위와 교리, 종교적 행위를 비판적으로 바라보자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그의 강의는 기존 종교의 절대적 권위에 의문을 제기하고 인간의 이성과 철학적 성찰을 강조해왔다. 그렇다면 여기서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종교의 가르침은 ‘사기’라고까지 비판하면서, 왜 현실 정치에서는 특정 정치인을 ‘하늘이 내린 사람’처럼 표현할 수 있는가. 김용옥은 2022년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를 두고 “하늘이 내린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이후에도 이재명 대통령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발언을 이어왔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김용옥의 정치적·철학적 평가이지 객관적 사실은 아니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 철학자의 언어에 대한 질문이 생긴다. ..
귀농인은 늘었다. 그런데 농촌의 전원주택은 왜 반값을 불러도 쉽게 팔리지 않을까. 얼핏 보면 이상한 현상이다. 하지만 통계를 들여다보면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귀농과 전원주택 구매는 같은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2025년 귀농 가구는 8,735가구, 귀농 가구원은 1만1,617명으로 전년보다 각각 6.0%, 8.5% 증가했다. 반면 전체 귀촌 가구는 31만6,977가구로 0.5% 감소했다. 귀농 인구가 늘었다고 해서 농촌의 모든 주택에 구매자가 몰리는 구조는 아닌 것이다. 더 중요한 사실도 있다. 최근 5년간 귀농·귀촌 실태조사에서 귀농 이유는 자연환경 33.3%, 가업승계 21.7%, 농업의 비전과 발전 가능성 13.5% 순이었다. 즉 귀농인은 단순히 ‘예쁜 집’을 사러 농촌에 들어가는 사람이 아니다..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로 끝날 줄 알았던 논란이 이제 인사검증의 시간표를 묻는 단계로 넘어갔다. 핵심은 단순하다. 탄원서를 알고도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느냐는 것이다. 전직 보좌진들이 김 후보자의 성추행·추가 음주운전·청탁 등의 의혹을 담은 탄원서를 9월 17일 청와대 측에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런데 바로 그날 국회 법사위에서는 민주당 주도로 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가 채택됐다. 야당은 이 과정에서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여기서 국민이 묻는다. 청와대는 언제 받았는가? 민주당은 언제 알았는가? 법사위원들은 언제 공유받았는가? 그리고 보고서 채택 당시 실제로 무엇을 알고 있었는가? 더구나 보도에는 여당 법사위원들에게 탄원서 내용이 보고서 채택 이후 구두로 전달됐다는 전직..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성추행 의혹이 담긴 탄원서와 관련해 새로운 사실이 알려졌다. 의혹이 제기된 2024년 6월 술자리에 김용민 의원과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던 장경태 의원도 동석한 것으로 보도됐다. 참석자는 모두 7명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두 의원은 당시 문제 제기가 없어 관련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물론 동석했다고 해서 성추행을 알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더욱이 탄원서의 내용 역시 현재는 전직 보좌진 측의 주장이고, 김승원 측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오류가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경찰 역시 21일 현재 의혹만으로는 수사에 착수할 수 없으며 구체적인 수사 단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 질문은 남는다.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면 왜 그 자리에 있었는가? 당시 술자리의..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탄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2024년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술자리에 김용민 의원과 장경태 의원도 동석했으며, 당시 참석자는 모두 7명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원 전 보좌진이 대통령실에 제출한 탄원서에는 해당 술자리에서 동석자가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며 항의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도됐다. 김용민 의원은 당시 현장에서 어떠한 문제 제기도 없어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밝혔고, 장경태 의원 역시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김승원 측도 탄원서 내용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나 과장·오류가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성추행 의혹 자체를 사실로 확정하거나 동석자들의 방조를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유튜브에서 말하는 술파티에 동석 사실에 ..
삼성전자는 반도체·전자산업 노동자의 안전과 산재 예방을 위해 2018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500억 원을 기탁했다. 그러나 8년이 지난 지금도 당초 계획한 전자산업 안전보건센터는 정상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공단은 약 240억 원을 들여 수원 건물을 매입했지만 수도권 시설 운영과 관련한 행정절차에 막혔고, 지난해 운영기관을 모집했지만 6개월 동안 지원기관이 한 곳도 없었다. 결국 공단이 직접 운영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더 답답한 대목은 돈이 없어서 사업을 못 한 것이 아니라, 돈이 있는데도 사업 설계와 행정 준비가 따라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500억 원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산재와 직업병으로 고통받은 노동자들을 위한 사회적 약속과 안전망의 재원이다. 이런 기금이 장기간 묶였다면 누가 어떤 판..
검찰청 폐지를 불과 열흘 남짓 앞두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출범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는 10월 2일 출범 예정인 중수청은 총정원 2,874명이지만 9월 21일 기준 1·2차 특례임용 희망자는 1,962명으로 정원의 68.3%에 그쳤다. 게다가 이는 실제 임용 확정 인원도 아니다. 정부는 부족한 인력을 경찰·변호사·회계사 등 경력경쟁채용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공소청이다. 보도에 따르면 공소청장은 물론 직제와 정원도 출범을 앞두고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며, 중수청 역시 자체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이 완성되지 않아 초기에는 경찰 KICS를 활용해야 한다. 청사와 전산, 인력까지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검찰의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개혁의 취지 자체와 개혁을..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협상과 공격 사이를 오가고 있다. 2026년 2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은 4월 휴전과 6월 양해각서로 봉합되는 듯했지만, 합의가 무너진 뒤 9월에도 양측은 제한적 공격과 보복을 반복하고 있다. 역사를 보면 미·이란 갈등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다. 1979년 이란혁명과 미국대사관 인질사태 이후 양국은 1980년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미국 국무부 역사자료는 당시 협상과 경제제재가 병행됐고, 협상이 실패하자 군사적 구출작전까지 추진됐다고 기록한다. 1985~86년에는 더욱 아이러니한 장면도 있었다. 적대관계였던 미국이 비밀리에 이란에 무기를 제공한 ‘이란-콘트라 사건’은 공개적인 적대와 물밑 협상이 얼마든지 동시에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15년 핵합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