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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를 기록한 역사가, 죽음의 동굴에서 살아남다― 요세푸스, 유대-로마 전쟁의 포로에서 역사가가 되기까지 플라비우스 요세푸스(약 37~100년)는 단순한 고대 역사학자가 아니었다. 그는 예루살렘의 제사장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유대교의 여러 전통을 경험했고, 1세기 유대 사회와 로마제국의 충돌을 직접 겪었다. 그가 남긴 『유대 전쟁사』와 『유대 고대사』는 오늘날에도 제2성전기 유대 사회와 초기 그리스도교를 연구하는 핵심 문헌이다. 특히 『유대 전쟁사』는 그가 직접 겪은 66~70년 전쟁의 기억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전쟁이 시작된 66년, 유대 사회에서는 로마의 통치와 세금, 종교·정치적 갈등이 폭발했다. 요세푸스 역시 반란에 가담했고 갈릴리 방어를 맡았다. 그러나 로마는 네로 황제의 명령으로 장..
예수께서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말라”(마 10:28)고 하셨다. 그런데 일부 교회의 모습을 보면 참 묘하다. 하나님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권력 앞에서는 허리까지 꺾인다. 성경은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말라”(약 2:1)고 했는데, 우리는 왜 권력자의 명함부터 살피는가. 목회자가 정치인을 만나는 것 자체가 죄는 아니다. 교회가 사회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복음이 권력을 감시하는 등불이 아니라 권력자를 비추는 조명이 되는 순간 문제가 시작된다. 예수께서는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마 6:24)고 하셨다. 더 웃픈 장면도 있다. 우리 편 정치인이 잘못하면 “기도하며 기다립시다.” 상대편이 같은 일을 하면 “정의가 무너졌습니다!” 성경은 “외모로 판단하지 말고 공의롭게 판단..
고난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하지만 더 아픈 것은 고난받는 사람 옆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다. 성경은 그런 사람을 외면하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 오늘 교회는 과연 어디에 서 있는가. 예배당에는 수십억 원짜리 건물이 올라가는데 교회 주변의 독거노인은 끼니를 걱정한다. 대형교회의 화려한 행사에는 수많은 사람이 모이는데, 돌봄에 지친 가족에게는 전화 한 통 걸기가 어렵다. 건물이 죄는 아니다. 문제는 건물보다 사람이 작아질 때다. 청년들은 취업과 주거비 때문에 결혼과 미래를 포기하고, 노인들은 병원비와 외로움 사이에서 하루를 견딘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장애인은 여전히 이동과 일자리의 벽을 만난다. 그런데 교회가 이들을 위해 하는 말이 “힘내세요, 기도하겠습니다”뿐이라면 너무 편리한 신앙 ..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기 전에 먼저 거울을 볼 때다. 주일마다 “주여!”를 외치면서 권력자 앞에서는 허리를 굽히고, 부자 앞에서는 미소를 짓고, 가난한 사람 앞에서는 “기도하겠습니다” 한마디로 돌아선다면 조금 이상하지 않은가. 기도는 넘치는데 사랑은 품절이다. 성경은 꽤 불편한 이야기를 한다. 이사야는 “정의를 구하며 학대받는 자를 도우라”(이사야 1:17)고 했고, 미가는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라”(미가 6:8)고 했다. 예배당의 조명보다 먼저 밝혀야 할 것은 우리 양심의 불빛이다. 교회의 재정도 마찬가지다. 큰 예배당과 화려한 시설 자체가 죄는 아니다. 그러나 건물에는 돈을 아끼지 않으면서 굶주린 이웃에게는 지갑을 닫는다면 질문은 남는다. 헌금은 하늘에 올라갔다는데, 왜 사랑은 이웃집까지 내려오..
한동훈의 다음 행보가 수도권 정치의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당원게시판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한동훈 복당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반면 최근 한국일보·STI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층의 53.5%가 한동훈 복당에 찬성했고, 전체 응답에서는 찬성 33.2%, 반대 32.4%, 유보 34.3%로 팽팽했다. 더 주목할 숫자는 서울이다. 최근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 차기 정치인 선호도는 서울에서 한동훈 18.3%, 오세훈 16.3%, 김민석 13.3%, 장동혁 11.4%로 조사됐다. 다만 이 조사는 ‘현재 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가’가 아니라 차기 정치인 적합도 조사이며, 표본오차도 고려해야 한다. 복당의 경우 한동훈은 국민의힘이라는 기존 조직과 지..
예수의 부활을 생각하면 먼저 마음이 뜨거워진다. 그러나 그 뜨거움이 단순한 감정에 머물지 않을 때 신앙은 더욱 깊어진다. 성서의 부활 증언을 역사와 문헌의 눈으로 살펴보면, 적어도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자들이 그가 다시 살아났다고 확신했으며, 그 믿음을 공개적으로 전파했다”는 사실은 매우 이른 문헌에서 확인된다. 가장 중요한 자료는 바울의 『고린도전서』 15장이다. 바울은 예수가 죽고 묻혔으며 다시 살아나 베드로와 열두 제자, 야고보와 여러 사람에게 나타났다는 전승을 전한다. 학계에서는 이 전승이 바울의 편지보다 훨씬 앞선 초기 기독교 전승일 가능성을 오랫동안 논의해 왔다. 역사학이 확인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은 예수의 십자가 처형이다. 로마의 역사가 타키투스는 『연대기』에..
평화를 말하는 정부는 많다. 그러나 평화를 지키는 정부에는 한 가지 조건이 있다. 대화의 의지와 함께 국민을 지킬 구체적인 능력과 원칙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이 던지는 가장 큰 질문도 여기에 있다. 10월 3일 북한은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합참은 약 700㎞ 이상 비행했다고 밝혔으며, 한·미가 세부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이후 중거리 전략미사일 훈련이었다며 궤도 변경과 AI 기술을 과시했다. 북한의 기술 주장은 아직 우리 군의 검증이 필요한 내용이다. 더 심각한 대목은 시점이다. 북한은 남북대화 제의를 거부한 직후 미사일을 발사했다. 앞서 DMZ 지뢰 폭발로 우리 장병들이 부상한 사건을 놓고도 남북 간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그..
국회의원은 300명이다. 그런데 요즘 정치권을 보면 한 사람의 질문에 여야가 연쇄적으로 반응하는 장면이 반복된다. 그 중심에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있다. 이것을 한동훈의 일방적 승리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왜 무소속 의원 한 사람이 여야 정치권의 논쟁 한가운데 서게 됐는가는 물어볼 필요가 있다. 한동훈 의원은 외교통일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DMZ와 북한 문제 등 외교·안보 현안을 직접 파고들면서 자신의 의정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도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와의 차이도 흥미롭다. 김 대표는 집권 여당의 대표라는 강력한 제도적 기반을 갖고 있다. 인사와 조직, 당의 공식 메시지를 책임지는 자리다. 반면 ..
민주당의 6·3 지방선거 평가 백서를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당내 계파 싸움이 아니다. 권력이 실패를 어떻게 기록하고 책임을 어떻게 나누느냐를 보여주는 시험대다. 평가위가 15주간 작성한 것은 아직 최종 백서가 아닌 초안이며, 서울 집값·전월세, 후보 경쟁력, 공천 논란, 선거전략 등이 패배 원인으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초안의 내용을 확정된 사실처럼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국정 차원의 평가는 더 엄격해야 한다. 책임은 막연한 ‘정부’가 아니라 대통령, 대통령실, 당 지도부, 부처 장관, 정책 결정 라인의 권한과 결정에 따라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 대통령은 국정의 최종 조정 책임을 지고, 대통령실은 인사와 정책 조율을 담당하며, 장관은 해당 부처의 집행과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여당..
보수정치의 위기는 간판이 없어서가 아니라, 간판을 내건 정치가 시대의 요구에 답하지 못할 때 시작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체제가 안정을 되찾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당 밖과 당 안의 주요 보수 인사들이 각자의 정책포럼과 정치적 접점을 넓히는 현상은 보수정치의 미래가 현 지도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026년 10월 9일 보도에 따르면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자유민주주의·법치주의·시장경제·한미동맹을 내세운 ‘더좋은대한민국포럼’ 출범에 참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은 수도권주거혁신포럼에서 주택 공급 문제를 논의하고 보수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국민의힘 의원들과 정책포럼 및 법안 발의를 통해 교류를 ..
국가안보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무조건적인 강경함도, 끝없는 신중함도 아니다. 도발의 실체를 확인하고도 일관된 대응 원칙과 실행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다. 평화를 말하는 정부라면 평화를 지킬 능력을 증명해야 하고, 강경 대응을 말하는 군이라면 그에 걸맞은 행동과 책임을 보여줘야 한다. 2026년 10월 5일 합동참모본부는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로 우리 장병 3명이 다친 사건에 대해 북한군의 지뢰 매설을 원인으로 지목한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우리 군의 조사 결과다. 구체적인 사건 경위와 북한의 의도, 당시 대응의 적절성은 확인된 증거와 공식 설명을 토대로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장병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면 원인 규명에 그치지 않고 재발 방지와 대응 체계 개..
정치에는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개된 기록이 있는가 하면, 누구도 함부로 건드리기 어려운 신비한 비밀도 있다. 민주당 정치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어쩌면 후자에 가까운 존재인지도 모른다. 국민 누구도 쉽게 질문하기 어렵고, 정치권에서도 비판하기 부담스러운 상징적 성역 말이다. 한동훈 의원이 그 비밀의 문을 두드리자 아니나 다를까, 민주당의 비판이 벌떼처럼 쏟아졌다. 한동훈은 노 전 대통령의 박연차 게이트를 다시 거론하며 민주당이 고인을 검찰 수사의 피해자로만 묘사해 왔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법원의 유죄 판단도 없는 의혹을 확정된 사실처럼 말하는 것은 고인과 유족에 대한 모욕이라고 반박한다. 여기서 분명히 할 점은 금품 수수 의혹과 법적으로 확정된 사실은 다르다는 것이다. 의혹을 성역으로 덮..
정치판에는 북 치는 사람이 따로 있고,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사람이 따로 있는 모양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한동훈 의원의 복당에 빗장을 걸고 있는 사이, 정작 정부를 향한 공세의 주목도는 당 밖의 한동훈 의원에게 쏠리고 있다. 북소리는 당 대표가 내는데 스포트라이트는 다른 사람이 받는 형국이다. 2026년 10월 9일 보도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한동훈 의원은 18.8%, 장동혁 대표는 14.9%를 기록했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장 대표가 32.3%로 한 의원의 30.7%보다 높았다. 전체 국민의 평가와 당내 지지층의 평가가 다르다는 점부터 냉정하게 읽어야 한다. 한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외교·안보 문제를 추궁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반면 장 대표는 당원게시판 사건 수사가 마..
한미동맹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갈아 끼우는 넥타이가 아니다. 자유와 안보, 경제와 민주주의를 함께 지켜 온 오랜 약속이다. 그런데 비자 한 장을 둘러싼 논란이 동맹의 신뢰를 돌아보게 하고 있다. 먼저 확인된 사실부터 보자. 2026년 10월 8일까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미국 비자는 발급되지 않았다. 정 의원은 미국 비자가 계속 심사 중이라고 밝혔고, 미국 현지 국정감사 대신 유럽 국정감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그는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 사건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감된 전력이 있으며, 2013년에도 미국 비자를 받지 못했지만 2012년과 2014년에는 미국을 방문했다. 외교부는 비자 심사 사유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의혹도 있다. 이번 비자 발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