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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국민의 돈을 맡아 관리하는 금융기관이다. 그래서 금융권의 정보보안은 기업의 선택적 투자가 아니라 국민 재산과 금융시스템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의무에 가깝다. 그런데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보안체계를 구축하고도 여러 금융기관에서 잇따라 해킹이 발생했다면 이제는 “해커가 나빴다”는 말만으로 넘어갈 수 없다. 최근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 등 7개 금융기관에서 해킹 피해가 확인됐고, 경찰은 사이버테러수사대 4개 팀, 28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꾸려 정식 수사에 들어갔다. 공격에 사용된 IP 상당수가 흔적을 감추기 위한 ‘세탁용 IP’로 확인되는 등 수사는 국제공조까지 필요한 상황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해킹을 당한 뒤에도 수사기관이 “누가 수사할 것인가”부터 따져야 한다는 현실이다. 침해된 시스템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문제가 다시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돼 복역 중인 이 전 부지사 측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가석방을 요구하면서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8일 국정감사에서 “가석방 요건을 갖추지 못해 심사 대상이 아니며, 대통령실이나 여권으로부터 요청이나 문의를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석방의 성사 여부보다 왜 이 문제가 다시 대통령을 향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이화영 사건에서 법적으로 확정된 사실과 정치적 주장은 구분해야 한다. 대법원은 2025년 6월 이 전 부지사의 뇌물·정치자금법 위반과 대북송금 관련 혐의에 대해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했다. 따라서 이제 형의 유무죄 자체를 정치적 구호로 뒤집을 수 있는 단계는..
― 한미동맹, 보이지 않는 균열을 경계해야 한다한미 조선협력은 오히려 속도를 내고 있다. 2026년 6월 양국은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협력 투자 이행을 위한 협의체를 출범시켰고, 7월에는 워싱턴에 한미 조선협력센터까지 문을 열었다. 미국 국방부와 해군도 한국 조선사에 전투함·급유함 건조 능력을 공식적으로 문의했다. 따라서 ‘조선동맹이 지연되고 있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오히려 문제는 경제·산업 협력은 확대되는데 안보·정보 분야에서는 왜 자꾸 잡음이 생기느냐는 것이다. 최근 미국이 국정원장의 NGA 방문을 거부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국정원은 “방문 계획 자체가 없었다”며 허위·왜곡이라고 공식 반박했다. 그러므로 미국이 한국 정보기관장을 실제로 거부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사실관계를 넘어선다. 그러나..
― 이재명 정부, 대북정책에 정말 약점이 없는가북한에 의료장비를 보내겠다고 했더니 돌아온 말은 감사가 아니라 조롱이었다. 김여정은 한국의 대북 의료지원 추진을 두고 “또 광대극”이라며 “눈꼴 사나운 거동”이라고 했다. 한국 정부가 선의를 베풀겠다는데 북한은 오히려 대한민국을 희롱했다. 그런데 더 답답한 것은 북한의 태도보다 그다음이다. 그런데도 대한민국 정부는 왜 계속 북한의 문 앞에서 손을 내미는가. 인도적 지원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북한 주민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면 정치와 인권을 넘어 검토할 가치가 있다. 하지만 국가는 감정으로 외교하지 않는다. 상대가 지원을 거부하고 남북 교류 자체를 부정한다면 정부는 국민에게 물어야 한다. 우리가 무엇을 얻는가, 북한은 무엇을 얻는가, 그리고 국민 세금은..
9살 아이가 어른들에게 던진 구조신호“짜장면 한 그릇 주세요.” 평범한 배달 주문처럼 들리는 이 한마디가 폭력의 현장에서 한 가족을 구했다. 그러나 이 짧은 문장 뒤에는 웃을 수 없는 현실이 숨어 있다. 엄마가 아빠에게 폭행당하는 순간, 아직 열 살도 되지 않은 아이가 어른 대신 구조를 요청해야 했기 때문이다. 9살 B양은 지난 4일 오후 6시 8분쯤 112에 전화를 걸어 짜장면을 주문하는 것처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통화에서 이상한 점을 감지했고, 아이가 안정을 찾은 뒤 “아빠가 엄마를 때리려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신고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아버지를 임의동행하고, 이후 주거지에서 퇴거시키는 한편 피해자에게 100m 이내 접근금지 조치를 했다. 특히 올해만 세 차례 가정폭력 신고가 있..
10월의 가을이 채 무르익기도 전에 겨울의 문턱을 알리는 찬 공기가 찾아왔다. 6일 강원 일부 지역에는 한파특보가 내려졌다. 2005년 이후 전국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발표된 한파특보라는 점에서 올해 가을 추위는 예사롭지 않다. 7일 아침 최저기온은 2도까지 내려가고, 8일에도 2~6도의 쌀쌀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더욱 주목할 것은 낮과 밤의 큰 기온 차이다. 낮에는 20도를 웃돌지만 아침에는 한 자릿수 기온이 나타나는 지역이 많다. 강원 내륙과 산지, 경북 북동산지에는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얼 가능성도 있다. 단순히 ‘추운 날씨’로 넘기기에는 농업과 건강, 에너지 소비 등 생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다. 특히 농촌의 긴장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수확을 앞둔 농작물은 갑작스러운 서리와 냉..
시계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손목에서 손가락으로 이동하고 있다. 카시오의 반지형 디지털 시계 ‘CRW-001’이 출시 이후 반복적으로 품절되면서 등장한 ‘CRW-002’ 후속작 소식은 단순한 신제품 이야기를 넘어 오늘날 소비문화의 변화를 보여준다. 보도에 따르면 카시오는 A168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CRW-002를 준비하고 있으며, 11월 출시와 135달러 안팎의 가격이 거론되고 있다. 스틸과 골드 색상, 듀얼타임, 스톱워치, LED 백라이트, 캘린더 등 기능도 갖출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아직 공식 발표 전인 만큼 제품명과 사양, 출시 일정은 달라질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제품이 최첨단 기술의 결정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스마트워치가 건강관리와 통신, 결제까지 담당하는 시대에 카시..
2024년 중국 이커머스의 세계시장 공략은 ‘싼 가격과 막대한 광고비’로 요약됐다. 그러나 2026년의 경쟁은 한 단계 더 복잡해졌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은 여전히 세계 소비자의 지갑을 파고들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의 관세·통관제도 변화, 물류비 상승, 개인정보와 소비자 보호 규제가 새로운 장벽으로 등장했다. 테무의 성장세는 상징적이다. 국제우편공사(IPC) 자료를 인용한 분석에 따르면 테무의 글로벌 국경간 이커머스 시장 침투율은 2023년 9%에서 2024년 22%, 2025년 24%로 급증해 아마존과 같은 수준에 도달했다. 이제 중국 플랫폼은 단순한 ‘저가 직구 사이트’가 아니라 세계 유통질서를 흔드는 경쟁자가 된 것이다. 하지만 2026년에는 중국 플랫폼에도 거센 역풍이 불고 있다. 미국의 저..
국제대회가 끝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군 면제’다. 메달의 색깔보다 병역 혜택부터 계산하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스포츠가 국가대표 경기인지 병역 계산기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 과거에는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곧 ‘국위선양’이었다. 나라 이름을 알리고 외화를 벌던 시절에는 이런 논리가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졌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 어디서든 한국 선수의 이름과 경기 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선수 역시 국가대표이기 전에 자신의 인생과 경력을 걸고 뛰는 직업인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논란은 반복됐다. 축구의 ‘군 면제 인터뷰’와 전역모 세리머니가 도마에 올랐고,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야구대표팀이 일본 사회인·아마추어 중심 팀에 패하면서 ‘국위선양’이라는 명분도 민망해..
풍수에서 말하는 명당은 단순히 산세가 아름답거나 물이 가까운 곳만을 뜻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산과 물, 높음과 낮음, 밝음과 어둠, 움직임과 고요함이 어떻게 균형을 이루느냐이다. 이것이 음양의 조화다. 그런데 풍수명리학에서는 이 조화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된다고 보지 않는다. 사람마다 태어난 시기와 기질, 오행의 구성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명리학에서는 목·화·토·금·수의 기운이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고 보고, 풍수에서는 그 사람이 생활하거나 머무는 공간의 방향과 지형, 일조량, 바람과 물의 흐름까지 함께 살핀다. 따라서 한 사람에게 좋은 환경이 다른 사람에게도 반드시 같은 의미의 좋은 환경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햇빛이 강하고 따뜻한 양기가 풍부한 장소를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
한국 남자축구가 일본과의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승리하며 사상 첫 4연패라는 기록에 도전했다. 경기장에서 선수들은 말보다 움직임으로, 구호보다 결과로 답했다. 정치도 그래야 한다. 하지만 현실 정치의 운동장은 다르다. 3일 국민의힘은 1년 만에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어 이재명 정부의 사법·안보·민생 정책을 비판했다. 민주당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가 아닌 거리로 나서는 것은 제1야당의 책무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그렇다면 여야의 책임을 똑같은 자로 재보자. 민주당과 정부의 첫 번째 책임은 ‘성과’다. 집권세력은 인사, 경제, 부동산, 안보, 사법제도에서 실제 정책을 결정할 권한이 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야당 탓이나 이전 정부 탓에 머물지 말고 무엇을 결정했고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국민에게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아주 잘 지낸다”고 자랑했다. 이유도 간단하다. 핵을 가진 지도자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미사일이 112개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숫자의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지난 8월에는 57개라고 했다. 두 숫자 사이의 간극부터 설명해야 정상 아닌가. 북한 핵무기 규모는 공개정보와 연구기관 추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안규백 당시 국방부 장관도 국회에서 80~120개라는 국내 연구기관 평가를 소개했을 뿐이다. 따라서 112개를 확정된 사실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문제는 숫자 자체보다 대통령의 태도다. 핵무기를 가진 적국과 대화하는 것은 외교다. 그러나 핵무장을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편의점 5만3266개. 인구 900명당 한 곳꼴이다. 2025년 점포 수가 1586개 줄며 36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 그런데 시장은 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매출은 31조6000억원으로 5년 새 19% 성장했다. 결론은 간단하다. 장사가 안돼서 문을 닫은 게 아니라, 더 이상 꽂을 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이제 편의점 업계는 ‘몇 개를 여느냐’에서 ‘한 점포에서 얼마나 뽑아내느냐’로 말을 바꿨다. 말은 그럴듯하다. GS25는 우량 입지와 장보기, CU는 대형·체험형 매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세븐일레븐은 저효율 점포를 정리했고, 이마트24도 대형 점포와 PB상품으로 반전을 노린다. 그러나 결국 핵심은 하나다. 본사의 성장전략이 점주의 수익으로 연결되느냐다. GS25와 CU가 시장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
편의점이 5만3266개다. 2025년 점포 수는 1586개 줄었지만 시장 매출은 31조6000억원으로 5년 새 19% 늘었다. 숫자만 보면 성공이다. 그러나 장부를 한 겹 벗겨보면 질문이 달라진다. 매출이 늘었다는데 왜 점주는 더 바빠지고, 비용은 더 무거워지는가. 편의점에서 매출은 주인이 아니다. 매입원가를 빼고 임차료, 인건비, 전기료, 카드 관련 비용, 폐기 비용 등을 빼야 비로소 이익이 남는다. 특히 24시간 영업은 소비자에게 편리하지만 심야 인건비와 전기료까지 사라지게 하지는 않는다. 많이 파는 것과 많이 남기는 것은 전혀 다른 장사다. 본사의 책임도 분명하다. 본사는 물류·상품·브랜드·IT를 앞세워 점포를 늘려왔다. 이제는 점포 수를 자랑할 때가 아니라 기존 점포가 살아남을 구조를 만들어야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