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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으면 “더 많이 청구하겠다”, 합의하지 않으면 “두 배로 하겠다”고 말했다. 무엇을 두 배로 청구할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한미 무역협상에서 관세와 연계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알래스카 LNG 사업 자체가 아니다. 한국 정부는 이 사업에 대해 아직 경제성·법률성 등을 검토해야 하며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한국의 참여가 결정된 것처럼 발표했다. 양국 사이에 합의 내용과 발표 방식에 상당한 차이가 드러난 셈이다. 한미관계의 역사는 단순한 상거래의 역사가 아니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유엔군이 한국 방어에 참여했고, 19..
1974년 8월 15일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비극이다. 당시 문세광이 국립극장에서 박정희 대통령을 향해 총격을 가했고 육영수 여사가 피격돼 사망했다는 사실은 국가기록과 당시 자료에 남아 있다. 그런데 허진호 감독의 영화 〈암살자(들)〉은 이 사건을 소재로 수사 결과 뒤에 남은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이야기로 재구성했다. 유해진·박해일·이민호 등 유명 배우들이 사건의 진실을 좇는 인물로 등장한다. 영화가 역사에 질문을 던지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관객이 무엇을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여야 하는가다. 실제 기록과 창작적 상상을 구분하지 못하면 영화는 어느 순간 역사 해석을 넘어 역사 기억 자체를 바꾸는 힘을 갖는다. 특히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의혹”은 강력한 장치다..
1974년 8월 15일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비극이다. 사건의 기본적인 경위와 문세광에 대한 수사·재판 기록은 역사적 자료로 남아 있다. 동시에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사건을 둘러싼 여러 의문과 해석이 존재한다. 역사적 사건은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질문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질문과 사실을 혼동하지 않는 일이다. 영화는 역사에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창작자는 기존의 기록에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사건을 재구성할 자유가 있다. 그것은 문화예술의 중요한 권리다. 그러나 영화적 상상과 역사적 사실 사이에는 분명한 선이 있어야 한다. 특히 실존 인물과 실제 사건을 다룬 작품이라면 그 선을 관객에게 충분히 설명할 책임이 있다.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의혹이 연출을 통..
정치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거센 목소리가 아니라 질문이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금 정치권을 흔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금품수수 의혹과 당시 검찰 수사, 검찰청 폐지 문제를 한꺼번에 꺼내 들며 민주당을 향해 “틀렸다면 욕설이 아니라 팩트로 반박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법원의 유죄 판단이 없는 수사 단계의 의혹을 사실처럼 말해서는 안 된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피아제 시계 수수 사실 자체는 당시 노 전 대통령 측도 사실상 부인하지 않았지만, ‘3억원’이라는 가격과 수십억원의 법적 성격에는 추가적인 사실관계와 해석의 문제가 남아 있다. 특히 노 전 대통령 본인에 대한 뇌물죄는 재판의 유죄 판단으로 확정된 사건이 아니다. 역사적 사건일수록..
청와대 만찬이 무려 네 시간이었다. 밥 한 끼라기에는 길고, 국정회의라 하기에는 비공개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를 두고 “함께 어둠과 죽음의 시대를 넘어온 동지”라고 했다. 정치가 동지애로만 굴러간다면 참 편한 세상이다. 하지만 국정은 우정으로 결재하는 장부가 아니다. 대통령은 “정 전 대표가 자주 만나고 싶다고 했다”며 자신이 끌고 간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물론 만남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대통령과 여당의 전직 대표가 만나 국정과 당의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민주정치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만찬 뒤에도 국민에게 남은 것이 ‘깊은 공감대’라는 네 글자뿐이라는 점이다. 정치는 원래 말이 많아야 하는 직업이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이야기는 닫힌 문 안에서 하고, 문이 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