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샤르 아사드의 몰락과 러시아의 위상 추락: 중동에서의 새로운 국면

최근 미 의회 전문매체 더 힐(The Hill)은 바샤르 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이 권좌에서 쫓겨나 러시아로 망명함으로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권위가 크게 손상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에서 아사드를 지원하며 쌓아온 국제적 위상이 크게 흔들리는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7년 전, 푸틴은 시리아 공군 기지에 군대를 파견하고 아사드를 군사적으로 지원하여 내전에서 승리하도록 도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아사드가 반군의 공세에 단 11일 만에 쫓겨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러시아는 힘의 한계를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이는 러시아의 국제적 위상이 크게 추락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소련 시절부터 시리아는 러시아의 중요한 동맹국이었습니다. 하페즈 아사드 전 대통령은 30년 가까이 시리아를 통치하며 러시아의 군사적 지원을 받았습니다. 2011년 하페즈 아사드가 사망한 후, 그의 아들 바샤르 아사드가 권력을 계승하면서 내전이 발발했습니다. 이때 러시아는 아사드를 강력히 지지하며 2015년에는 직접 군사 개입을 통해 아사드를 구출했습니다. 러시아는 시리아 해안가의 헤메이밈 공군 기지에 전투기를 배치하고, 대규모 폭격 작전을 통해 반군을 제압했습니다.

 

러시아의 지원 덕분에 아사드는 시리아 전역을 장악할 수 있었고, 러시아는 중동에서 강력한 중재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푸틴은 2017년 헤메이밈 공군 기지를 방문한 직후 2018년 대선 재출마를 선언하며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소련 붕괴 이후 처음으로 시리아에서 군사 작전을 벌인 러시아는 성공을 거두며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소모전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는 소규모 반군에조차 밀리는 아사드를 지원할 여력이 없어졌습니다. 러시아의 강경파 이데올로그 알렉산데르 두긴은 아사드 정권이 며칠 만에 무너진 것을 두고 러시아에 뼈아픈 일격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한때 50대에 달하던 헤메이밈 공군 기지에 배치된 러시아 전투기는 현재 한 자리수로 줄어들었고, 이 기지는 아프리카로 용병과 물자를 보내는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는 러시아의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이 위축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타르투스 항구는 지중해에서 작전하는 러시아 함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러시아는 반군과 이들 기지의 사용을 지속하기 위해 협상을 시도하고 있으며, 모스크바 주재 시리아 대사관이 아사드 몰락 직후 반군 깃발을 게양한 것은 이러한 상황을 잘 보여줍니다.

 

결국, 아사드의 몰락은 러시아의 중동에서의 위상과 권위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으며, 이는 향후 러시아의 외교 및 군사 전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는 이제 새로운 외교적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고,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