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조업의 유턴 현상: '메이드 인 재팬'의 부활

최근 일본 제조업체들이 해외에서 자국으로 돌아오는 유턴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 현상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일본 경제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일본 기업들이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는 이유와 그 배경을 살펴보겠습니다.

일본 기업들이 해외로 생산시설을 이전한 주된 이유는 비용 절감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중국, 태국 등 신흥국의 인건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일본 기업들은 다시 자국으로 돌아오는 결정을 내리고 있습니다. 일본 무역진흥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의 일본 기업 인건비는 지난 10년간 두 배로 증가했습니다. 2010년에는 선진국의 3분의 1~절반 수준이었던 중국과 태국의 노동비용이 2012년부터 미국과 일본을 초과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일본 기업들은 품질 관리와 신제품 개발 측면에서 일본만한 생산지가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제산업성의 조사에 따르면, 유턴을 선택한 이유 중 품질 관리 문제(21.5%)와 생산 기간 단축(17.2%)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일본 기업들은 기술 유출과 고르지 않은 노동력 수준으로 인해 브랜드에 맞는 제품 품질을 유지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일본 기업들이 본토를 포기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연구개발의 중요성입니다. 일본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GDP 대비 연구개발 비용 비중이 3.39%에 달했습니다. 이는 미국(2.76%), 독일(2.92%), 중국(1.98%)을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예를 들어, 소니는 7년 만에 OLED TV 생산을 재개하며 일본 본사 연구소에서의 기술 개발이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는 유턴을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아베노믹스를 통해 엔화 약세를 유도하여 일본에서 생산하더라도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통화 정책 덕분에 일본 제조업체의 해외 투자 증가세는 둔화되었고, 2011년 49.6%에 달했던 해외 투자 증가율은 2014~2015년에는 마이너스로 떨어졌습니다.

또한, 일본 정부는 공장 설립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산업경쟁력 강화법'을 시행하여 기업들이 대도시로 유턴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이러한 정책들은 일본 제조업의 회복을 이끌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의 유턴 기업 수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2014년 전후로 돌아온 기업은 24개사에 불과하며, 2023년 말 기준으로 총 43개사에 그쳤습니다. 이들 기업은 주로 기계, 전자, 신발 분야의 중소업체들로, 대부분 중국에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높은 인건비와 정부 지원 조건의 어려움으로 인해 다시 해외 진출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적으로, 일본 제조업의 유턴 현상은 인건비 상승, 품질 관리, 연구개발 중심지로서의 일본의 중요성, 그리고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 정책에 의해 촉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일본 경제의 회복과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이끌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메이드 인 재팬'의 부활은 단순한 과거의 회귀가 아니라, 일본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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