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에 갔던 그 겨울, 마치 유럽의 알프스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늘목장, 삼양목장, 양떼목장 등 대관령의 대형 목장들이 겨울의 설경을 만들어냈다. 3300만㎡의 구릉 지역이 온통 하얀 눈으로 덮여 있었고, 1월에는 1m 이상의 눈이 쌓이기도 했다. 정말 설국이 따로 없었다!
하늘목장은 지난해 40년 만에 개방된 신흥 명소였다. 개장 이후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렸다고 하니, 겨울의 첫 방문은 정말 기대가 컸다. 목장장 최재돈 씨는 “여름 경치도 아름답지만 겨울 설경은 동화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자랑했다. 그 말이 맞았다. 여의도 면적의 3배가 넘는 설원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으니,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하늘목장은 겨울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해 놓았다. 특별한 시설은 없었지만, 눈 덮인 목장을 자연 놀이터로 바꿨다. 소나 말들이 풀을 뜯던 초지가 눈썰매장으로 변신한 것이다. 인공 슬로프가 아니라 자연 슬로프라니, 이 얼마나 멋진가!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서 등장한 초원도 있었고, 자연 눈썰매장이 10개나 있었다. 비료포대 썰매를 무료로 나눠주니, 경치 좋은 곳에서 마음껏 썰매를 탈 수 있었다.
최 목장장은 연인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눈이 온 날 아침 일찍 들어가면 아무도 걷지 않은 눈밭에 첫 발자국을 남길 수 있다고 하니, 로맨틱한 데이트 코스가 아닐 수 없었다. 추천한 데이트 명당은 숲속 여울길, 너른 풍경길, 하늘마루 전망대였다. 특히 하늘마루 전망대는 “평생 잊지 못할 설경을 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대나무 스키 체험과 설피 체험은 무료라니, 이 얼마나 착한 가격인가!
하늘목장에 비하면 대관령 양떼목장은 아담한 편이었다. 약 20만㎡의 면적이었지만, 1월이면 모든 곳이 눈 속에 파묻혔다. 길을 벗어나면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했다. 입구에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10여 분 올라가면 대피소가 있었고, 그곳이 양떼목장의 최고의 포토 존이었다. 대피소에서 내려오는 길에 양 사육장이 있었고, 입장권을 주면 건초 바구니 하나를 주었다. 양에게 건초를 주는 재미는 정말 쏠쏠했다.
대관령 삼양목장은 한 해 1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명소였지만, 겨울에는 한적한 편이었다. 눈썰매 체험은 없었지만, 길을 따라 산책할 수 있었고, 양사육장에서 양먹이 주기 체험도 가능했다.
여행 정보로는 영동고속도로 진부IC와 횡계IC 근처에 평창 겨울 놀이터가 모여 있었다. 송어축제장과 눈꽃축제장도 가까웠고, 대관령 목장들과 알펜시아, 용평리조트 등 대형 리조트도 있었다. 평창은 먹을 것도 많았다. 황태해장국과 송어회는 유명했으며, 대관령 한우도 맛볼 수 있었다.
그렇게 대관령에서의 겨울은 눈과 함께한 동화 같은 하루였다. 다음 겨울에도 꼭 다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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