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가을은 여행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개인적으로 서예학교에서 진행하는 문화답사를 제외하고는 해외여행을 자주 떠나는 편은 아닙니다. 그러나 최근 프랑스 남부의 니스, 모나코, 생트로페, 칸 등을 6일간 둘러보는 멋진 여행을 했습니다. 이 지역은 매년 칸 영화제와 같은 세계적인 이벤트가 열리는 곳으로, 홍콩에서 활동 중인 배우 친구들의 모습을 뉴스로 보며 반가워했는데, 이제 직접 그곳에서 마주할 기회를 얻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여행의 첫 이틀은 쇼핑이 주요 일정이었지만, 최근의 경제 상황으로 인해 큰 지출을 꺼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쇼핑 대신 경치를 감상하며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명품 가게 앞에서 아름다움에 심취하더라도 돌아서는 것이 하나의 경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다음 일정은 니스의 박물관 투어였습니다. 세차게 비가 내리는 날이었지만, 저의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했습니다. 이곳 박물관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차에서 내려 입구에 들어섰지만, 안내 데스크의 매니저는 우리를 위해 영어로 설명해줄 생각이 없는 듯했습니다. 흠뻑 젖은 우산을 어디에 보관해야 할지 몰라 쩔쩔맸고, 팸플릿을 요청할 용기도 없었습니다.
전시관에 들어가자 다양한 색깔과 형태의 종이를 오려 붙여 만든 작품이 가장 먼저 보였습니다. 사과는 사과 같지 않았고, 별은 나뭇잎처럼 보였습니다. 정말 어린 아이가 만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바로 야수파의 거장 앙리 마티스(1869-1954)의 박물관이었습니다. 마티스는 파블로 피카소(1881-1973)와 함께 20세기 회화에 절대적 영향력을 끼친 양대 산맥 같은 존재입니다.
마티스는 말년에 투병 생활로 인해 붓을 잡을 수 없게 되자, 병상 혹은 휠체어 위에서 물감을 칠한 종이를 오려붙이는 ‘컷 아웃’ 기법을 구사했습니다. 특히 제가 가장 감동했던 것은 그를 극진히 보살폈던 수녀를 위해 직접 로자리오 성당을 설계하고 건축에 참여한 부분입니다. 순백의 벽에는 색색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성당이 완공됐을 땐 병세가 심각해진 마티스가 축하 미사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마티스는 일평생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길 바랐다고 합니다. 그는 충분히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의 작품에 의구심을 품었던 제 우매함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예술이란 본디 수식하거나 거짓이 있어서는 안 되는 법인데, 마티스의 작품을 통해 진정한 예술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니스에서의 이 특별한 경험은 저에게 예술의 본질을 되새기게 해주었고, 앞으로의 여행에서도 이러한 감동을 계속해서 찾고 싶습니다. 마티스의 색채와 형태가 어우러진 이곳에서의 기억은 영원히 제 마음속에 남을 것입니다.
'여행, 요리, 식당, 관광지, 명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영 사량면 지리산, 전설과 자연이 어우러진 산행의 매력 (1) | 2025.03.02 |
---|---|
2월 제철음식으로 건강 챙기기: 더덕과 다양한 요리법 (3) | 2025.03.02 |
건강한 해외여행을 위한 필수 예방접종과 위생 관리 팁 (0) | 2025.03.01 |
숙면을 방해하는 음식 6가지: 취침 전 피해야 할 식품 (1) | 2025.02.28 |
고혈압 환자가 절대 피해야 할 음식 5가지 (0) | 2025.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