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의 '일본 배우기' 발언: 숨은 뜻과 한국 산업의 미래

2011년 1월 17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일본 기업으로부터 더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4월 일본 경제인들과의 만찬에서도 “삼성이 최근 몇 년간 좋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일본 기업으로부터 더 배워야 할 것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발언은 단순한 격려의 메시지를 넘어, 일본 기업과의 관계를 다독이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매출 150조원을 넘어서며 글로벌 1위의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성장한 가운데, 일본 기업들은 삼성과의 제휴나 협력을 꺼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최근 소니 측이 예정된 미팅을 일방적으로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일본 기업들이 삼성과의 협력이 더 이상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2011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1)에서 소니는 삼성전자와의 협력 관계를 재조정했습니다. 소니는 액정화면(LCD) 패널의 공급 파트너로 기존의 삼성전자 외에 LG디스플레이를 추가 선택했습니다. 이는 2004년 삼성전자와 S-LCD 합작법인 설립 이후 7년 만에 이루어진 변화로, 소니가 삼성과의 관계를 재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이건희 회장의 발언은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일본에서 더 배울 것이 많다. 한참 배워야 한다”고 강조하며 일본 기업과의 관계를 회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이는 일본 기업들이 삼성과의 협력을 꺼리는 상황에서, 일본의 기술과 경영 방식을 배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소재, 부품, 장비 산업(소부장) 분야에서 세계 수준의 독보적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수출규제로 인해 소부장 자립화 노력이 급박히 전개된 가운데, 미중 신냉전 속에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상황을 맞아 한국 소부장 산업의 발전 전략을 새롭게 정립하겠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핵심 전략기술'을 대폭 확대하고, 글로벌 소부장 기술 확보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한국 소부장 산업이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과 자립화 역량을 바탕으로,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핵심 파트너로 성장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2023년까지 '핵심 전략기술'에 해당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기계금속, 전기전자, 기초화학, 바이오 등 7대 분야 150대 기술을 '10대 분야 200대 기술'로 확대 개편할 계획입니다. 또한, 자율주행차, 백신 콜드체인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 지원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건희 회장의 '일본 배우기' 발언은 단순한 기술 습득의 차원을 넘어, 일본 기업과의 관계 회복을 위한 전략적 접근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소부장 산업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여 나아가야 할 시점입니다. 이러한 협력은 한국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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