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세계 최초로 탈원전을 선언한 지 30년이 지난 지금, 이 나라가 다시 원자력 발전을 재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충격으로 1987년 국민투표를 통해 탈원전을 선택한 이탈리아가 이제는 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정부는 내각 회의를 통해 원자력 기술의 사용을 허용하는 법안을 승인했습니다. 이 법안은 의회의 통과 절차를 거쳐 2027년까지 원전 재개를 위한 법적 및 기술적 준비를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내각 회의 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청정하고 안전하며 저렴한 에너지를 확보하고 에너지 안보와 전략적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중요한 조치를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질베르토 피케토 프라틴 환경에너지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오는 2050년까지 전체 발전량 중 원전 비중을 최소 11%로 끌어올릴 계획을 언급하며, 탈탄소화 비용을 170억 유로(약 25조 원)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탈리아가 에너지 전환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구축하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이탈리아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4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했으며, 당시에는 원전 확대 계획도 수립했습니다. 그러나 1986년 체르노빌 사고 이후 국민투표를 통해 탈원전을 결정하게 되었고, 80%의 국민이 이를 지지했습니다. 그 결과, 운영 중이던 4기의 원전은 즉시 가동이 중단되었고, 1990년에는 마지막 원자로가 폐쇄되면서 이탈리아는 세계 최초의 탈원전 국가로 기록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는 탈원전 이후에도 원자력 분야의 전문성을 유지해왔습니다. 국영 전력회사인 에넬은 스페인에서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에너지 기업인 에니는 미국에서 핵융합 원자로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탈리아가 원자력 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왔음을 보여줍니다.
이탈리아의 이번 결정은 에너지 정책의 큰 변화를 의미하며, 다른 국가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탈원전과 원전 재개 간의 균형을 찾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매우 복잡한 문제입니다. 이탈리아가 원전 재개를 통해 에너지 안보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앞으로 이탈리아의 에너지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세계 정치, 경제, 국방, 인물,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회담, 바웬사의 비판: 민주주의와 권력의 딜레마 (2) | 2025.03.04 |
---|---|
유럽,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을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다 (0) | 2025.03.04 |
찰스 3세와 트럼프의 대결: 캐나다의 미래는? (0) | 2025.03.04 |
트럼프의 자국 우선주의, 미국 국민에게 돌아오는 고통의 그림자 (0) | 2025.03.04 |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정치적 언급 없는 화려한 밤 (3) | 2025.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