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919 여객기, A320 모방 논란과 사라진 ‘유령 비행기’ 의혹

중국이 자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중형 여객기 C919가 사실상 유럽 에어버스의 A320을 모방해 탄생했다는 주장이 프랑스에서 제기됐다. 이 문제는 단순한 기술 표절을 넘어 한 대의 A320이 아예 유령 비행기가 돼 사라졌다는 의혹까지 포함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 경제지 캐피털과 프랑스 공중파 방송 M6의 보도에 따르면, 2000년대 초 중국은 에어버스에서 A320 여객기 두 대를 구매했다. 하지만 이 중 한 대는 상업 운항을 하지 않은 채 레이더에서 완전히 사라졌고, 이후 C919 개발에 필요한 해체·분석 작업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된다. 당시 프랑스 정보기관인 대외안보총국(DGSE)에서 경제 정보 담당 국장을 지냈던 알랑 쥐예와 에어버스 고위 임원을 역임한 패트릭 드보 등이 이 사실을 증언했다. 드보는 판매된 A320 중 한 대가 하룻밤 사이에 유령 비행기가 됐다중국이 기체를 분해해 부품과 설계를 모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C9192023년 상업 운항을 시작했고, 동체 길이·중량·최대 이륙 중량 등 주요 사양이 A320과 거의 일치한다. 부품 수만 해도 약 30만 개에 달하는 A320은 대당 가격이 1억 달러(1350억 원)로 고가 항공기다. 통상 여객기를 사들인 뒤 운항하지 않고 해체 연구에 투입하는 일은 드물다. 그러나 당시 에어버스와 프랑스 정부는 중국과의 대규모 계약과 현지 조립공장 설립 등을 추진 중이었기 때문에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문제 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혹은 올 1월 프랑스 M6 다큐멘터리 프랑스와 중국: 비밀전쟁을 통해 처음 구체적으로 알려졌다. 다큐멘터리는 중국이 유럽 위성항법시스템 갈릴레오개발 등 다양한 첨단 프로젝트에서 프랑스의 항공·군사·우주 기술을 조직적으로 이전받았다고 지적했다. 그 사례 중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A320 실종 의혹이다.

 

중국 측은 C919가 독자적인 연구개발의 산물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기체와 부품 유사성을 둘러싼 의문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프랑스 일부 전문가들은 “C919의 탄생 배경에는 단순한 기술 벤치마킹을 넘어, 자국 항공산업을 단숨에 글로벌 경쟁자로 키우려는 전략적 목적이 깔려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논란은 항공산업의 치열한 기술경쟁과 함께, 전략물자의 관리와 국제 신뢰의 중요성을 다시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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