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크 기업의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인재 유출: 해결책은 무엇인가?

최근 한국의 테크 기업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은 물론,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기업가치가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 비교해 낮게 평가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이 미래 성장성을 바탕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내수 위주 사업 구조와 정부 규제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내수 중심의 함정에 빠진 한국의 테크 기업들은 그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2023년 매출 9조 6706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20만원 안팎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IBK투자증권의 이승훈 센터장은 “네이버의 매출 규모가 커도 내수 중심으로 한국 시장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잠재 시장 규모를 저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카카오 역시 '비욘드 코리아'라는 경영 비전을 내걸고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종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르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5% 감소한 게임사 엔씨소프트도 내수 위주 사업 구조로 인해 기업가치가 급락했습니다. 국내에서 여전히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습니다.

스타트업들도 저평가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의 류중희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이 목표로 하는 시장이 대부분 국내에 한정되어 있어 글로벌 투자자들이 정보 부족의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정부의 규제가 테크 기업 관련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법인세 문제는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현행 세법상 고정사업장이 없는 외국 법인은 매출 현황 등을 신고할 의무가 없어, 구글과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실제 매출액보다 낮게 신고해 조세 부담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한국 시장의 매력도가 글로벌 시장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한국 스타트업들이 해외 진출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이리얼트립은 여행 스타트업으로, 최근 미국과 프랑스 투자회사에서 756억원을 유치하며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링글잉글리시는 1:1 영어 교육 플랫폼으로, 최근 'K-Stars' 투자 경진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과기정통부 장관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기업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베슬AI는 머신러닝 개발 및 운영 플랫폼 기업으로, 'K-Stars'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며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원장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기업도 미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해외 진출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으로는 K-Global@실리콘밸리가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NIPA가 주최하는 이 행사에서는 한국의 인공지능 및 디지털 혁신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다양한 네트워킹 및 투자 상담 기회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인수합병(M&A)을 통한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의 오픈이노베이션도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1년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스타트업이 M&A 형태로 엑싯(exit)하는 비율은 2%대에 불과한 반면, 오픈이노베이션이 활발한 미국의 경우 이 비율이 20~40%에 이릅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에서는 대기업의 M&A가 오너의 ‘자기 주머니 채우기’라는 인식이 강해 혁신적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제2, 제3의 네이버·카카오가 될 스타트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VC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 싱가포르 등 해외에 법인을 세우려는 스타트업 대표들을 종종 본다”고 전했습니다. 인재들이 한국을 떠나는 경우도 늘고 있으며, 한 스타트업 대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KAIST 동창회를 했는데 정말 많은 사람이 모여 화제가 됐다”며 “한국 스타트업 시장을 떠나는 인재들이 많다”고 밝혔습니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테크 기업들이 직면한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인재 유출 문제는 향후 한국의 기술 산업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됩니다. 정부와 기업들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내수 중심의 사업 구조를 탈피하고, 규제 완화 및 인재 유입을 위한 환경 조성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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