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모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육아용품에까지 부과된 고율 관세 탓에, 기저귀부터 유모차, 아기 침대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밝힌 대중국 145% 관세 유지 방침의 직접적인 결과입니다.
문제는 이 관세가 단순한 무역 전략에 그치지 않고, 국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필수재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동용품제조업협회(JPMA)에 따르면 미국 육아용품의 70% 이상이 중국에서 수입됩니다. 중국은 단순한 저임금 생산기지를 넘어, 수십 년에 걸친 기술 축적과 안전성 테스트 시스템, 유통 인프라까지 갖춘 ‘전방위 생산 파트너’로 기능해왔습니다.
베트남이나 인도 같은 국가로의 공급망 전환이 이론상 가능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비용 증가와 품질 저하 우려, 전환 기간의 부담 등이 커서 단기간 내 실현은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 내 일부 소매업체들은 아예 선적을 중단하거나 재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가격은 오르고 소비자 불만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왜 미국이 육아용품조차 자급하지 못하게 됐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그 해답은 1980년대부터 시작된 미국 제조업의 탈산업화 과정에 있습니다.
중국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했습니다. 값싼 노동력, 대규모 산업 단지, 정부의 집중 지원 정책은 서방 기업들을 끌어들였고, 특히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미국과 유럽의 제조업 기반이 대거 중국으로 옮겨갔습니다.
반면 미국은 같은 시기 금융·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산업 구조를 재편하며, 제조업을 외주화하고 기술력을 넘기는 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 효과를 얻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국 내 생산 기반 약화, 공급망 의존도 심화라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되돌리기 위해 고율 관세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실효를 거두긴 어렵고, 오히려 소비자 부담만 가중시키는 양상입니다.
미국 재무장관조차 “육아용품만큼은 관세에서 제외하자”고 제안할 정도로 여론은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고율 관세가 단순한 무역 전략을 넘어 국민 생활과 직결된 문제임을 보여줍니다. 특히 육아용품처럼 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품목은 정책적 접근이 더욱 섬세해야 합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한국은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핵심 부품이나 원자재의 해외 의존도가 높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나 미중 무역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글로벌 위기를 거치며 공급망 다변화와 국산화의 중요성이 부각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미국의 사례는 자국 생산 기반 약화가 어떻게 국민의 삶에 직결되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입니다.
한국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합니다
'세계 정치, 경제, 국방, 인물,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도-파키스탄 대규모 공중전, 핵보유국 간 긴장 고조…무기 경쟁과 외교 해법은? (4) | 2025.05.10 |
---|---|
미·영 관세 협상 진전과 미중 회담 기대감에 뉴욕 증시 상승…낙관론 재부상 (2) | 2025.05.09 |
미중 무역 전쟁, 스위스에서 첫 공식 협상 시작된다 (2) | 2025.05.08 |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과 러시아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0) | 2025.05.08 |
"대만 달러화 폭등과 아시아 통화 강세, 달러화에 미칠 영향은?" (0) | 2025.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