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하루 앞, ‘진흙탕 공방’…이재명 후보의 해명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6·3 대선을 하루 앞둔 6월 2일, 여야는 그야말로 총력 공세에 나섰다. 특히 ‘짐 로저스 지지선언 조작’ 논란과 ‘리박스쿨 댓글팀 의혹’이 격돌하며, 대선은 정책 경쟁 대신 공방전으로 얼룩졌다. 양 진영 모두 격한 표현과 고발로 맞섰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여전히 해명되지 않은 대목들이 눈에 띈다.

 

논란의 시작은 세계적 투자자 짐 로저스 회장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는 선언이었다. 김진향 전 개성공단 이사장 등이 이 내용을 공식 발표했지만, 정작 당사자인 로저스 회장은 “한국에서 어떤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이후 지지선언문을 초안한 송경호 교수는 로저스와의 메신저 대화를 공개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정작 로저스가 반대한 표현이 그대로 선언문에 담긴 정황이 드러났다. 이 후보는 “선대위에서 해명했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이 사건은 단순한 착오 이상의 문제로 남는다.

 

특히 송 교수가 대화 중 ‘Kim SG 공사님’이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국민의힘은 영국 주재 북한 공사와의 연관 가능성을 제기했다. 북한 인사와의 접촉이 사실이라면, 외교적·안보적 함의까지 불러올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이 후보 측은 이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또 다른 논란은 이 후보가 과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일부 소통이 있었다”는 발언을 하면서 불거졌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대법원에 내통자가 있다는 실토”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직접 소통하지 않았다”고 정정했지만, 선거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해명으로 보기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은 맞불을 놓았다. 보수 성향 교육단체 ‘리박스쿨’이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자격을 미끼로 댓글팀을 운영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이버 내란”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경찰 수사도 진행 중이지만,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드루킹 댓글 조작을 연상케 하는 프레임 씌우기”라고 비판하며 자신과의 무관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 모든 공방의 핵심은 결국 유권자의 신뢰다. 특히 짐 로저스 지지선언과 같은 국제적 인사의 메시지가 조작됐다는 의혹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세계적 투자자가 “그런 지지 선언을 한 적 없다”고 밝혔고, 관련된 문건의 문구가 조작된 정황이 드러났다면, 최소한 해당 캠프는 국민 앞에 진실을 밝혀야 한다.

 

이재명 후보는 종종 “정치공작”이라며 의혹을 일축해왔다. 하지만 명확한 증거와 당사자의 부정이 병존하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책임을 선대위로 떠넘기는 태도는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 뿐이다. 대선은 후보 개인의 진정성과 책임의식을 검증하는 절차이기도 하다. 이제 해명을 넘어, 이 후보가 국민에게 어떤 책임을 지고 있는지를 보여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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