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인천공항 집중 전략…지역균형발전 해치는 구조적 문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이후 국내 유일의 대형항공사(FSC)로 남게 되면서, 지방 공항의 국제선 운항 편수를 크게 줄이고 인천공항 중심의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김해공항에서 대한항공의 국제선 운항은 2018년 대비 약 48%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도 있지만, 같은 기간 인천공항의 운항 편수 감소가 5.7%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수도권 집중 현상이 뚜렷하다.

 

특히 올해 1~3월 김해공항의 대한항공 운항 편수는 2019년 같은 기간보다 36% 줄었으며, 지방 공항 전반적으로도 2019년 대비 약 45% 감소했다. 반면 인천공항은 대한항공의 장거리 독점 노선 중심으로 유지되며 운항 규모가 크게 줄지 않았다. 이 같은 흐름은 대한항공이 인천공항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지역 항공 접근성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이를 두고 '지방 홀대론'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최근 부산~일본 노선 감편 소식이 알려지면서 불만이 커졌고, 지역민들은 편의와 경제활동 기회의 박탈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도입 지연 등의 이유로 지방 노선 감편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항공기 운용이 인천공항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항공업계는 대한항공이 인천공항 중심의 장거리 노선 위주로 재편되고, 진에어 등 계열 LCC가 지방 공항에서 단거리 노선을 맡는 구조가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에 따라 김해공항 등 지방 거점 공항은 장거리 직항 노선이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부산~인천 간 환승 전용 내항기가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이 굳이 김해에서 장거리 노선을 유지할 유인이 줄어들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항공산업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구조적 문제지만, 동시에 수도권 중심의 불균형을 고착화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신라대학교 최인찬 교수는 "국내 유일의 대형항공사가 인천공항에만 집중하게 되면 지역균형발전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민간기업의 전략이라 하더라도 정부의 정책적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향후 대권 주자들에게는 이러한 구조적 불균형 해소를 위한 구체적 공약이 요구된다.

공항 인프라의 지역 분산, 지방 공항의 국제노선 확대 유도, 항공사 운항 편수에 대한 인센티브 구조 재설계 등이 검토되어야 한다.

단순히 ‘균형 발전’이라는 구호를 넘어서 지방에서도 국제선 직항을 이용할 수 있는 실질적 기반을 마련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항공사와 정부, 그리고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수도권 집중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어떤 대권 후보가 이 문제를 가장 현실성 있게 다루고 있다고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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