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과 순항미사일의 경계가 무너진 전쟁: 우크라이나의 팔리아니챠와 페클로

현재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들은 드론 전쟁으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드론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드론의 발전과 함께 기존의 무기체계인 순항미사일과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과거 드론은 주로 정찰 목적으로 사용되었고, 회수 후 재사용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장거리 자폭 드론이 등장하면서 순항미사일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특히 두드러집니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는 소련 시절 개발된 Tu-141 스트리스 제트추진 정찰 드론에 폭약을 탑재해 장거리 공격무기로 사용했으나, 생산된 수량이 적어 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이후 우크라이나는 다양한 장거리 공격이 가능한 자폭 드론을 개발했지만, 대부분 속도가 느린 프로펠러 추진 드론이어서 요격될 확률이 높았습니다.

그러나 2024년 8월, 우크라이나는 팔리아니챠(Palyanytsya)라는 새로운 장거리 자폭 드론을 공개했습니다. 이 드론은 드론과 순항미사일의 기능이 융합된 형태로, 터보제트 엔진을 장착하고 약 700㎞의 사거리를 자랑합니다. 우크라이나는 이 무기를 드론 미사일로 부르며, 기존의 드론과는 차별화된 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2024년 12월 6일에는 우크라이나의 페클로(Peklo)라는 미사일 드론도 공개되었습니다. '지옥'을 뜻하는 이 드론은 팔리아니챠와 유사한 사양으로, 이미 군에 배치되어 여러 차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팔리아니챠와 페클로는 미국의 에이테큼스(사거리 300㎞)와 영국·프랑스의 스톰쉐도우·스칼프-EG 공대지 순항미사일(사거리 250㎞)보다 훨씬 긴 사거리를 제공하며,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공격 능력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드론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자체 생산이 가능해 외국 공급망에 의존하지 않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미사일 개발은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4년 9월 말 벨라루스는 아스칼론(Ascalon)이라는 터보제트 엔진을 탑재한 정밀 유도무기를 공개했습니다. 이 무기는 310㎞의 사거리를 가지며, 약 1시간 비행이 가능하고 10kg의 고폭 파편 탄두를 탑재할 수 있습니다. 아스칼론은 드론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순항미사일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비슷한 시기에 영국 국방부는 프로젝트 브레이크스톱(Brakestop)이라는 저렴한 드론 미사일 개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원웨이 이펙터(OWE)로 명명되었으며, 200~300kg의 폭발물을 탑재하고 600㎞ 정도를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시작된 무기 간 융합이 앞으로 더 많은 나라에 적용되고 확대될 것임을 보여줍니다.

우리나라 방위 산업도 이러한 융복합 시대에 대비하여 기술 개발과 무기 생산에 힘써야 할 시점입니다. 드론과 순항미사일의 경계가 무너지는 현상은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전쟁의 양상과 전략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방위 산업의 혁신을 꾀해야 할 것입니다. 드론과 미사일의 융합은 앞으로의 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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