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전쟁의 역습, 푸틴의 오판이 운명을 가를 수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10조 원 규모의 전투기를 잃고 대대적인 보복 공습에 나섰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의 전략 폭격기 기지 4곳을 정밀 타격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는 민간 지역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감행하며 1세 아이를 포함한 민간인 사상자를 낳았다. 전쟁이 시작된 지 2년 반, 이제는 러시아가 침공했던 우크라이나가 본토를 타격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푸틴의 전략적 오판이 운명적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최근 드론 공격은 군사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르쿠츠크 등 시베리아에 위치한 러시아 공군 기지를 타격한 이 공격으로 약 40여 대의 전략 폭격기가 파괴되거나 손상되었으며, 총 피해액은 약 70억 달러(10조 원)에 달한다. 이는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기습 이후 가장 충격적인 공군 기지 공격이라는 서방 언론의 평가를 받고 있다. 더 이상 우크라이나는 방어만 하는 국가가 아니다. 공격 기술의 정밀도와 전략적 타격 범위에서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이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은 민간인을 향한 대규모 공습이었다. 체르니히우주 프릴루키 지역에서는 일가족 3명이 숨졌고, 그중 한 명은 겨우 1살 아기였다. 하르키우 지역 고층 아파트 단지에도 드론 공격이 이어져 다수의 민간인 부상자가 발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는 살인을 계속할 시간을 벌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서방의 군사 지원은 계속되고 있지만, 정치적 피로감은 깊어지고 있고, 러시아는 그 틈을 노리고 있다.

 

이번 사태는 러시아의 침공이 회복 불가능한 역풍을 맞고 있음을 상징한다. 과거에도 러시아는 인근 국가들을 침공했지만, 결과는 늘 기대와 달랐다. 1979년 아프가니스탄 침공은 10년 간의 전쟁 끝에 소련의 패퇴로 이어졌고, 2008년 조지아 전쟁도 국제사회의 비난 속에 큰 전략적 이득 없이 마무리되었다. 이웃 국가를 상대로 한 무력 침공은 단기적으로 국력을 과시할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정치적 고립과 경제적 파탄, 그리고 군사적 소모로 귀결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그 전철을 따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에도 우크라이나를 테러 조직으로 규정하며 휴전 협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본토가 반복적으로 타격당하고, 군사 자산이 대량으로 파괴되는 상황은 내부 결속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 이미 러시아 내 일부 정치 세력과 군부 내부에서 회의적인 목소리가 감지되고 있으며, 장기전으로 갈수록 푸틴의 권위는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드론은 전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고가의 전투기나 미사일 없이도 전략 자산을 타격할 수 있는 이 무기는 약소국에게도 반격의 기회를 주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러시아를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단계에 도달했다. 결국 푸틴의 가장 큰 오판은, 이 전쟁이 예전 방식대로 단기간에 끝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오판은 러시아의 전략뿐 아니라, 푸틴 자신의 운명을 결정짓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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