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치권은 지금 심각한 혼란과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와 이재명 대통령의 강경 행보, 국회의장 우원식의 정치적 압박까지, 어느 한 사람의 책임으로만 돌리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공통된 문제는 분명하다. 정치인들은 공정과 상식을 외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권력을 사유화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국민 앞에선 통합과 협치를 말하지만, 막상 돌아서면 상대를 향한 비난과 책임 전가에 몰두한다. 말과 행동이 이렇게 다른 모습에 국민은 더 이상 정치권의 언어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이중적 태도는 지도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언론과 시민사회 역시 부끄러움 없는 편 가르기와 선동에 가담하며 사회의 도덕적 기준을 흐리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지연, 사법부의 재판 보류 결정까지 이어지면서 3권 분립에 대한 국민의 믿음도 위태롭다. 정치가 공공성을 회복하기는커녕 오히려 국민 삶의 불안과 분열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경제 불확실성과 국제 갈등이 겹치는 시기에, 국민은 더 이상 분열을 지켜볼 여유가 없다. 그러나 정치권은 여전히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오만과 무능을 보여준다.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과거의 위기를 극복할 때는 국민과 지도자 모두 절실함과 겸손으로 한마음이 됐었다. 지금은 그러한 부끄러움과 성찰조차 실종된 듯하다.
국민은 정치가 국민을 위한 공공 서비스라는 본질을 되찾길 원한다. 지도자들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오히려 국민의 실망과 분노조차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한다. 이 괴리 속에서 국민 신뢰는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이제 정치권과 사회 모두가 진영 이익이 아니라 민주주의 기본 가치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책임 회피와 허위 선동 대신, 부끄러움과 성찰이 바탕이 된 리더십이 절실하다. 국민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진정성과 행동으로 답하는 정치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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