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야 정치권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 준비가 한창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주요 잠룡들이 움직임을 본격화하며 당권 경쟁이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 사이에선 ‘누가 되더라도 결국 비슷한 결과가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회의감이 팽배한 가운데, 한편으로는 ‘이번에는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당권 경쟁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대구 서문시장 방문을 시작으로 전국 민심 투어에 나서며 당권 도전의 움직임을 보인다. 실무형 특별보좌관 임명 등 조직 강화에 나선 점도 그의 의지를 반영한다. 친윤계의 일부 후퇴와 친한계 일부 포용 가능성, 그리고 이준석 전 대표와의 협력 여지를 만들어내면서 안 의원은 차기 당 대표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반면 김문수 전 대선 후보는 지난 20일 여의도에서 전직 의원들과 비공개 오찬을 갖고 출마 여부에 대해 선을 그었지만, 주변에서는 그가 결국 출마할 가능성을 점친다. 한편 한동훈 전 대표는 친한계 내부에서도 출마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며 신중한 입장이다. 지방선거를 책임져야 하는 부담과 당원 구성 변화로 인해 이번 전대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나경원 의원도 ‘포용적 보수’를 내세우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으나 출마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으면서도 당 혁신에 방점을 찍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차기 당 대표 자리를 놓고 벌써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전 원내대표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가운데, 두 후보 모두 호남 권리당원 확보에 주력하며 선거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 의원은 출마 선언과 함께 권리당원 투표 비율 확대, 사법 개혁 TF 가동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강한 추진력을 보이고 있다. 박 의원도 공식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으며, 주변 의원들의 기대감 속에 당내 세를 다지고 있다.
이러한 당권 경쟁은 여야 모두 내년 지방선거의 향방과 국정 운영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정치권 내 계속되는 계파 싸움과 후보들의 전형적인 행보에 피로감을 느끼는 동시에, ‘이번에는 정말 변화가 가능할까’ 하는 불안과 희망이 교차하는 심리를 드러낸다. 특히 대선 패배 이후 내년 지방선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정치권 내부의 긴장과 갈등은 한층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의힘 내에서는 친윤·친한계 등 계파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며, 당 내 단합과 혁신을 이끌어낼 지도부의 출현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민주당 역시 친명계 경쟁 구도 속에서 당내 통합과 외연 확대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당 대표가 갖는 리더십과 정책 추진력이 내년 지방선거 결과에 직결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전당대회들은 단순한 당권 싸움을 넘어 정치 전반에 대한 국민 신뢰 회복과 새로운 리더십 구축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다만 여전히 ‘누가 돼도 비슷하다’는 냉소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혹시나’ 하는 기대가 공존하는 이유는,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갈증과 함께 변화에 대한 바람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국민의 시선은 냉철하면서도 희망적이다. 이번 전당대회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될지, 아니면 과거의 반복에 머물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 모두가 바라는 것은 진정한 소통과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낼 지도자가 등장하는 것이다. 과연 정치권이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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