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의 '새 집' 구상과 야권 재편의 신호탄…협치 정국 속 정계개편 움직임

최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제안한 '새 집 짓기' 발언이 정치권 안팎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김문수 전 대선후보, 한동훈 전 대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이낙연 전 총리, 손학규 전 대표 등 정치적 스펙트럼이 넓은 인사들을 아우르며, 새로운 보수·개혁 정치 세력의 결집을 제안했다. 이는 단순한 화합의 호소가 아니라, 사실상 정계개편의 서막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나경원 의원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사고로는 반쪽 개혁일 뿐"이라며, 친윤·반윤 프레임을 넘어서자는 주장을 폈다. 현재 국민의힘 내 혼란과 당 지도부에 대한 신뢰 위기 속에서, 이러한 메시지는 당 안팎의 동조를 이끌어내는 데 일정 부분 성공하고 있다. 특히 보수층 내부의 패배주의와 분열주의에 대한 비판은, 당의 정체성 정비와 미래 전략 수립의 필요성과도 맞닿아 있다.

 

주목할 점은 나 의원이 언급한 인물들 사이의 이념적 간극에도 불구하고 진짜 민주 세력이라는 공통의 정체성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보수 결집을 넘어서, 중도와 개혁 세력을 아우르는 광역 연합의 정치 실험 가능성을 시사한다. 김문수와 한동훈이라는 보수 색채의 인물, 이낙연과 손학규라는 중도개혁계 인물 간의 연결고리는 한국 정치의 새로운 협치 실험이자, 이재명 대통령 체제에 대한 대항축 형성으로도 해석된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22일로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을 앞두고 협치에는 협조하되, 주장할 것은 분명히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총리 후보자 김민석 지명 철회를 놓고 벌어지는 갈등은 여전히 정국의 불안정성을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김민석 후보자의 도덕성과 사법 리스크를 거론하며, “국무총리는 마음의 빚을 갚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당의 입장에서는 국정 동력을 위해 야당의 협조가 절실한 시점이지만, 야당 내부는 오히려 반성적 개혁과 체질 개선을 요구하며 대외적으로도 정비된 태세를 갖추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특히 김용태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혁신론은, 단순한 인사 반대가 아닌 당 쇄신 방향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나경원의 새 집제안은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반이재명 연합또는 초당적 개혁 세력이라는 이름으로 현실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중도 보수와 진보 개혁 세력이 상호 접점을 만들 수 있다면, 이는 향후 국정 운영에도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야권이 분열을 극복하고 통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면, 이재명 정부를 상대로 한 견제와 균형의 역할도 실질적인 힘을 가질 수 있다.

 

결국, 나경원의 메시지는 정치적 제안이자 시험대다. 협치의 시대에 새로운 정치 연합을 통한 정치 리더십의 재편 가능성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또 다른 실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제안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아니면 정치권 내 일시적 소란에 그칠지는 향후 몇 달간의 정국 구도와 국민 여론의 흐름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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