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스타벅스 매장에서 반려견 전용 음료인 ‘멍푸치노’ 실증사업이 시작됐다. ‘멍푸치노’는 강아지와 카푸치노를 합친 말로, 반려동물이 마실 수 있는 음료를 뜻한다. 이번 사업은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승인받아 경기도 남양주와 구리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제한적으로 운영된다.
멍푸치노는 반려동물용 사료로 등록된 ‘펫밀크’를 활용해 제조되며, 매장 내 별도의 조리 공간과 도구를 구비해 안전과 위생에 신경 쓰고 있다. 음료는 일회용 컵에 제공되며, 사료 성분 안내문 게시와 안전관리 가이드라인 준수가 필수다.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는 이미 ‘퍼푸치노’라는 이름으로 반려동물 음료가 일반적이며, 대형 카페 브랜드들이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사료관리법 규제 탓에 도입이 어려웠다. 현행법에 따르면 반려동물용 음식을 제조하려면 가축용 사료와 동일한 대규모 제조시설을 갖춰야 해 소규모 카페에서 음료를 즉석 제조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에 규제샌드박스 제도가 등장하며 제한적으로 규제를 면제, 시범적으로 사업을 허용하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이번 사업을 둘러싼 현실은 결코 순탄하지 않다. 제조 공간 분리, 도구 구비, 성분 안내 등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영세한 카페들이 쉽게 참여하기 힘들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반려동물용 음료의 가격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또한, 일부에서는 규제샌드박스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한다는 평가와 함께, 행정 절차가 복잡하고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개판’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과도한 규제와 관리 부담이 사업 확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번 사례는 국내 반려동물 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문제를 보여준다. 혁신적인 서비스와 아이디어는 넘쳐나지만, 규제와 현실적 조건이 조화를 이루지 못해 혼란과 불만이 공존하는 셈이다.
결국 멍푸치노가 대중화되려면 관련 법규 정비와 현실적인 규제 완화, 소비자 신뢰 구축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문화가 확대되는 만큼, 산업 활성화와 안전한 서비스 제공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 시점에서 멍푸치노 서비스가 시작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 과정과 현장은 아직 ‘개판’이라는 평가를 면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 개선과 발전을 통해 반려동물과 사람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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