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금 정치·외교·경제적으로 복합 위기 국면에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 정국은 국민에게 커다란 혼란을 안기고 있고, 국제 정세 역시 녹록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의 복귀에 따른 관세 정책 우려, 북핵 문제, 미중 갈등 등 대외 변수는 우리에게 실질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때일수록 정치권은 무게감 있는 리더십을 보여야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다.
최근 여야를 막론한 지도자급 인사들의 언행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특히 자칭 '보수 논객'이라 불리던 일부 저명 인사들이 과거의 소신과 가치관을 저버리고 느닷없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것은 국민에게 혼란을 안겨주는 행보라 할 수 있다.
명분보다는 정략적 이해, 신념보다는 권력에 대한 기대감이 우선된 선택으로 비쳐지며, 이는 결국 자기기만적 태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치란 유권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행위이며, 진정한 리더십은 위기의 순간에 드러난다.
지도자는 국민에게 희망과 방향을 제시해야 하고, 때로는 무거운 책임을 감수하며 묵묵히 원칙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 현실은 서로의 허물을 들춰내고, SNS 상에서 날선 감정 표현을 주고받는 등 갈등만을 증폭시키고 있다.
홍준표 시장의 “국힘과 절연” 발언이나, 권영세 의원의 “타고난 인성” 비판은 정치를 희화화시키는 장면에 가깝다.
국민은 누가 누구를 비판하는지조차 알 수 없는 혼돈 속에서 황당함과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국내 현실 또한 위기의 연속이다. 빈부격차, 이념 갈등, 자영업 붕괴, 청년 실업 등 사회 전반에 걸친 구조적 문제가 누적되고 있음에도 정치권은 본질적 해법보다는 정권 유지를 위한 세력 다툼에 몰두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 구도조차 무의미해진 시대에, 오히려 정치인과 지식인의 자기정체성 혼란은 국민에게 ‘믿을 곳 없는 정치’를 각인시킬 뿐이다.
지금 필요한 지도자는 단순히 말 잘하고 이미지를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갈등을 조정하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리더다. 그러나 이번 대선 정국에서 드러난 인물들의 태도는 그런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자기 신념을 버리고 편의적으로 진영을 오가는 일부 인사들의 행보는 결국 정치 전체에 대한 불신만 키울 뿐이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진보도 보수도 아닌, 상식과 책임에 기반한 리더십이다.
리더라면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변화보다 원칙을 중시하며, 위기 속에서 국민과 함께 길을 찾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정치인과 지식인이 자기기만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한국 사회의 위기는 정치 그 자체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정치,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정치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법부 흔드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침묵은 대선의 독이 될 수 있다 (6) | 2025.05.14 |
---|---|
김문수 약진, 국민의힘 내홍 속 이재명에 바짝 추격…대선 판세 재편 신호탄? (0) | 2025.05.14 |
화려한 공약의 향연, 국민은 공허하고 피로하다 (0) | 2025.05.14 |
김문수 중심 재편되는 보수 대선판…윤석열의 역할은 무엇인가 (2) | 2025.05.14 |
김문수 체제 확정, 보수의 마지막 승부는 가능할까? (0) | 2025.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