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와 참회: 한국 사회의 도덕적 타락에 대한 성찰

신학자 윌리엄 버클레이는 사람이 죄를 지었을 때 이를 후회와 참회로 구분합니다.

후회는 자신의 잘못이 드러나서 생긴 감정이고, 참회는 그 잘못에 대한 깊은 뉘우침과 책임을 지고자 하는 자세를 의미합니다. 한국 사회, 특히 공직 사회에서 이러한 참회의 자세가 사라지고 후회와 변명으로 일관하는 경향이 우려스럽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후회는 종종 범죄가 드러났을 때 느끼는 억울함입니다. 예를 들어, 공무원이 공금을 횡령한 사실이 감사에 의해 드러났을 때, 그는 자신의 잘못이 드러난 것에 대한 후회만 할 뿐, 그 행위 자체에 대한 진정한 반성을 하지 않습니다. 반면, 참회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는 자세로, 이는 개인의 도덕적 성장과 사회적 신뢰를 위해 필수적입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위장전입과 같은 범죄가 만연해 있습니다. 자녀 교육을 위한 위장전입은 법적으로 금지된 행위지만, 학부모들은 이를 자녀의 교육을 위한 사랑으로 정당화합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범죄이며, 고위 공직자들이 이러한 행위를 저지르면 도덕적 기준이 흔들립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위장전입 사실이 드러난 두 명의 국무총리 후보는 낙마했습니다.

당시 한나라당은 강력한 도덕적 기준을 요구했지만,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는 이러한 기준이 무너졌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과거의 도덕적 잣대를 내동댕이치고, 위장전입과 같은 범죄를 관대하게 여기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는 사회 전반에 걸쳐 도덕적 타락을 초래했습니다. 고

 

위 공직자들이 범죄를 저지르고도 당당하게 행동하는 모습은 한국 사회의 도덕적 기준이 얼마나 낮아졌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범죄와 부도덕에 대한 수치심을 잃어버린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신학자 본회퍼는 인간이 범죄를 저지를 때 느끼는 수치심이 원죄의 상징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수치심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경향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뿌리 깊은 혈연, 학연, 지연의 병폐는 부정과 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습니다. 특정 학교나 지역 출신이 중요한 직위를 독식하는 현상은 민주주의의 근본을 흔드는 문제입니다. 이러한 부패는 국가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공공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성서는 혈통을 내세우는 신앙을 강력히 비판합니다. 구원은 단순히 혈통에 의해서 결정되지 않으며, 진정한 믿음과 행동이 필요합니다. 예수님은 “주님 주님” 하는 입술의 신앙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는 자만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따라서 한국 사회는 이러한 부자 간의 일심공모를 극복하고, 도덕적 기반을 재정립해야 합니다.

 

결국, 우리는 한국 사회의 도덕적 타락을 극복하기 위해 참회의 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참회는 단순히 잘못을 인정하는 것을 넘어, 진정한 변화와 책임을 의미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 교회도 이러한 변화에 앞장서야 하며, 모든 이들이 존중받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기여해야 합니다.  

손규태·성공회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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