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폐점과 영화관 산업의 변화: OTT 시대의 도전과 기회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CGV 송파점은 한창 운영 중임에도 불구하고 적막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오는 23일 영업 종료를 앞두고 매표소와 스낵 코너는 한산했고, 관람객들은 상영관을 빠져나오는 모습이었습니다. 이튿날 방문한 CGV 연수역점도 마찬가지로 관객이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CGV가 오는 23일 송파점과 연수역점을 포함해 광주터미널 지점도 31일에 폐점하기로 결정하면서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영화관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극장 개봉 영화의 '홀드백' 기간이 줄어들면서 관객들이 OTT를 선호하게 된 것이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홀드백이란 개봉 영화가 영화관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가기까지의 기간을 의미하며, 이 기간이 짧아질수록 관객들은 영화관보다 OTT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CGV는 지난해 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도 각각 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은 올해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영화 제작이 줄어들면서 상영할 콘텐츠가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5대 투자배급사의 올해 개봉 예정 상업 영화는 10편에 불과하다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극장 업계는 홀드백 기간을 코로나19 이전의 6개월에서 1년 수준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배급사들은 이를 '떠넘기기'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배급사들은 극장 운영의 문제점을 외부로 돌리지 말고, 사업성 개선책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OTT 업계는 영화관의 어려움을 OTT 탓으로 돌리는 것에 대해 억울함을 표하며, 영화관이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생존을 위해 수익 구조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CGV는 스크린X와 4DX 같은 기술 특별관을 활용해 스포츠 및 콘서트 실황 중계를 확대하고, 롯데시네마는 체험형 콘텐츠 공간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메가박스는 강남점의 좌석을 리클라이너로 업그레이드하여 프리미엄 관람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영화 산업의 부흥을 위해 극장과 배급사가 협력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들은 서로의 적대적 관계가 아닌 상생하는 관계로 발전해야 하며, 영화관만이 제공할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창현 국민대 교수는 다양한 디바이스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시대에 영화관의 변화는 필연적이며, 극장만의 매력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전망했습니다.

CGV의 폐점은 단순한 문제로 치부할 수 없으며, 영화관 산업 전반의 변화와 도전 과제를 반영하는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영화관과 OTT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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