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망했던 길로 간다” – 문 정부의 불통과 과거의 그림자

한때 대한민국의 정치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에 갇혀 있었다.

문재인 정권이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그 전 정권의 실패 덕분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던 것처럼, 문 대통령도 전 정권의 유산을 안고 시작한 셈이다.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처럼, 전 정권의 결점이 정권 교체의 에너지가 되는 건 대통령제 민주주의의 아이러니였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보수정권을 이어받아, 그 실패의 길을 그대로 답습하는 듯했다. 

한국당에서는 “우리가 망했던 경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여당 주자들이 쓰러지는 모습이 박 전 대통령의 진박 감별과 닮아 보였기 때문이다. 

주류와 비주류가 공존해야 할 정당에서, 친문 순혈주의가 패권을 쥐고 있었다. 

마치 “이제는 우리만의 세상!”이라고 외치는 듯했다.

그런데 친문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것도 아니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과 관련된 선거법 위반 의혹은 미궁에 빠졌고, 문 대통령 아들의 특혜 취업 의혹도 여전히 의구심을 남겼다. 경찰과 지지자들은 이중으로 엉켜버린 상황에 어리둥절해졌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라는 반응이 절로 나왔다.

적폐 수사라는 이름 아래 검찰은 저승사자처럼 과거를 파헤치고 있었지만, 혜경궁 사건은 그 열기가 덜했다. 

명명백백하고 투명해야 의심이 사라지는데, 그때그때 잣대가 달라 보이면 궁금증만 키우는 법이다. 

경찰은 스모킹 건을 언급했지만, 그건 마치 “이제 곧 공개할게!”라고 말하는 것과 같았다.

전 정권의 몰락은 진박 논란에서 시작되었고, 문 대통령은 야당 대표 시절 “꽉 막혀 숨막히는 불통 정권”이라고 비난했었다. 그런데 정권을 잡고 나니, 과거와 닮은 일방통행이 다반사였다. 

청와대 특감반 전원이 교체되었지만, 그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기자의 질문에 역정을 내는 모습은 “내가 옳고 너는 틀렸다!”는 생각의 연장선이었다.

KTX 사고로 물러난 코레일 사장은 전 정권 탓을 하며 억지를 부렸고, 자기 지역과 집단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모습은 지난 정부와 다를 바 없었다. 

새누리당은 “한 순간 훅 간다”는 문구를 내걸고, 정말로 훅 가버린 후에는 “백년정당·영구집권”을 외쳤다. 

거꾸로 가면 박수를 받을 텐데, 왜 그 길을 따라만 가는지 의문이었다.

미국의 에이미 추아 교수는 성공한 제국의 공통점으로 관용을 꼽았다. 

로마에서 대영제국까지, 관용을 베풀 때 최고 치세를 열었고, 이를 잃자 붕괴의 길로 들어섰다는 것이다. 

“모든 것에 동의할 수는 없지만, 달라도 괜찮다는 사실만큼은 동의했다”는 클린턴의 말처럼, 나라를 성공시키려면 다양한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

결국, 문재인 정부는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며 “우리가 망했던 길로 간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그들은 과연 이 길이 맞는지, 아니면 다시 한 번 과거의 그림자에 갇힐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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