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집하지 않으면 괘멸한다…전통 보수의 운명은 어디로?

2025년 대선을 앞두고 진행된 주요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지지율 50%를 기록하며 과반을 돌파한 가운데, 전통 보수 진영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36%,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6%로 뒤를 이었고, 특히 중도층에서 이재명 후보가 61%의 압도적 지지를 얻은 반면 김문수 후보는 23%에 그쳤다. 이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정치적 함의를 갖는다.

 

보수 정치세력의 근간은 그동안 중도와 장년층,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형성돼 왔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보수의 핵심 기반이라 할 수 있는 TK(대구·경북)PK(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조차 김문수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밀리거나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K지역은 김문수 44%, 이재명 43%로 보수 텃밭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보수 진영이 내부적으로 결집하지 못하고 분산된 지지층 탓에 전선이 약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전통 보수의 분열은 이번 대선의 결정적 변수 중 하나다. 김문수 후보가 보수의 대표주자로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유력 보수 인사들의 지지 기반은 균열돼 있고, 일부는 이준석 후보를 통해 보수개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은 6%에 그치며 분산된 표심이 보수 진영 전체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실제로 이준석 후보의 지지층은 2030세대에 집중돼 있으나, 그 폭은 좁고 확장성도 미약하다.

 

이재명 후보는 중도층과 수도권, 4050 세대를 중심으로 한 안정적 지지 기반을 통해 대세론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보수 진영은 서로 다른 메시지를 던지며 선명한 통일된 전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헌법적 가치와 원칙 중심의 보수 정체성을 내세우고 있으나, 이러한 메시지는 변화와 민감한 감성을 중시하는 청년층과 무관심층에게는 충분히 어필되지 않고 있다.

 

결국 현재의 구도는 단순한 지지율 경쟁이 아니라, 보수 정치의 존속 여부를 판가름하는 분수령이다. 만약 이번 대선에서 전통 보수 세력이 반이재명 구도 속에서 하나의 전선을 형성하지 못한다면, 여의도 정치에서의 영향력은 급격히 축소될 수밖에 없다. 분열된 채로 대선에 임한다면 단순한 패배가 아니라, 보수 정당 자체의 체력 저하와 내부 와해라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정치의 핵심은 연대와 결집이다. 특히 선거에서는 단일대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영의 철학은 다를 수 있지만, 목표가 같다면 전략적 연합은 필수다. 지금 보수 진영에는 이념보다 더 중요한 현실 정치의 유연함이 요구되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강직함이라는 미덕을 가졌지만, 변화에 민감한 2030세대와 중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새로운 소통 방식과 감성 정치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반이명계를 포함한 보수 전체가 김문수 중심으로 전략적 합의와 단일화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이는 단기적 패배를 넘어 장기적 괘멸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지금은 보수 내부의 사상 논쟁이나 주도권 다툼보다 존재의 위기를 직시할 때다.

대선은 단순히 권력 교체의 장이 아니라, 정당과 이념이 국민 앞에서 생존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다.

전통 보수가 이 시험을 통과하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결집하지 않으면, 괘멸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