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의 숨은 보물, 천록상: 전설과 역사 속의 의미

경복궁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의 상징으로, 그 안에는 다양한 조각상과 건축물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해태(獬豸)상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천록(天祿)이라는 조각상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천록상은 경복궁의 근정문 앞 금천(禁川)을 가로지르는 영제교(永濟橋) 양옆의 호안석축에 위치한 네 마리의 돌짐승으로, 조선시대의 뛰어난 조각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천록은 전설상의 서수(瑞獸)로, 왕의 은혜가 백성에게 미치는지를 지켜보는 역할을 한다. 역사 문헌에 따르면, 천록은 "아주 선한 짐승"으로 묘사되며, 왕의 밝은 은혜가 아래로 두루 미치면 나타난다고 전해진다. 이는 천록이 단순한 조각상이 아니라, 조선 왕조의 정치적 이상과 연결된 상징적 존재임을 시사한다.

조선시대 실학자 유득공(柳得恭)은 1770년 3월 3일, 스승인 연암 박지원(朴趾源)과 함께 서울을 유람하며 천록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그는 "경복궁 옛 궁궐에 들어가니 궁 남문 안에는 다리가 있고, 다리 동쪽에 천록 두 마리, 서쪽에 한 마리가 있다. 비늘과 갈기가 완연하게 잘 조각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천록상이 당시에도 주목받는 조각품이었음을 보여준다.

천록상은 그 외형에서도 독특한 특징을 지닌다. 뿔이 하나이고 비늘이 있는 모습은 전형적인 천록의 형태를 나타내며, 해태나 산예(狻猊)와는 구별된다. 그러나 현재 천록상 중 한 마리는 등에 구멍이 나 있고, 또 한 마리는 2001년 영제교 복원 시 새로 조각하여 짝을 맞춘 상태이다. 이러한 복원 과정은 천록상이 지닌 역사적 가치와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천록은 백제 무령왕릉에서도 발견된다. 무령왕릉의 천록은 이미 세상에 나타나 왕릉을 지키고 있는 모습으로, 경복궁의 천록은 앞발에 턱을 고이고 넙죽 엎드려 있는 형상으로, 나타날까 말까 궁리 중인 듯한 모습이다. 이는 두 천록상이 각기 다른 역할과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 언론에서도 천록상은 한국의 전통 문화와 역사적 유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외신들은 "경복궁의 조각상들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라고 평가하며, 천록상이 지닌 상징적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들은 천록상이 단순한 조각이 아니라, 한국의 역사와 문화의 깊이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임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천록상은 경복궁의 숨은 보물로서, 조선 왕조의 정치적 이상과 한국 전통 문화의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이 조각상은 단순한 예술 작품이 아니라,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경복궁을 방문하는 이들은 천록상이 지닌 깊은 의미와 역사적 가치를 통해 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천록은 그 자체로 한국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존재로,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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