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에 역행하는 가격 전략으로 GS25의 PB(자체 브랜드) 상품이 놀라운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주인공은 ‘리얼프라이스 닭가슴살’. 가격을 인하했음에도 수익성과 브랜드 가치 모두를 높이며 유통업계에 하나의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GS25는 지난 2월, 자사의 가성비 PB 브랜드 ‘리얼프라이스’의 닭가슴살 상품 가격을 기존 2300원에서 1800원으로 21.7% 인하했다. 눈에 띄는 점은, 품질은 그대로 유지한 채 오직 가격만 낮춘 점이다. 이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3월 매출은 전년 대비 43% 증가했고, 4월에는 무려 370%나 급등했다. 가격 인하가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고, 이익 규모도 약 20% 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상품 하나의 가격 인하가 전체 매출을 끌어올리는 ‘연쇄 소비’ 효과도 나타났다. 닭가슴살 구매자의 약 88%가 감동란(달걀), 컵라면 등 연계 상품까지 함께 구매하면서 전체 매출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는 단순히 가격을 낮춘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소비 흐름을 유도해낸 전략적 결과로 평가된다.
리얼프라이스는 가격만 저렴한 브랜드가 아니다. GS리테일은 NB(내셔널 브랜드) 대비 20~30%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우수 제조사와의 협업을 통해 품질까지 확보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6종으로 시작했던 리얼프라이스 라인업은 현재 계란, 우유, 쌀, 김, 두부, 콩나물 등 50여 종으로 확대되었으며, ‘신선계란(15입)’과 ‘1974우유 900ml(2입)’ 등 일부 품목은 각각 50억 원 이상의 누적 매출을 기록하며 ‘일상 속 가성비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리얼프라이스의 닭가슴살 사례는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브랜드 전략과 소비자 분석이 결합된 ‘가성비 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제품 가격을 낮추면서도 품질을 유지하고, 관련 상품군 매출까지 유도한 이 전략은 유통업계에 시사점을 던진다. 특히 단기적인 마진보다는 장기적인 브랜드 신뢰를 구축하고, 고객의 반복 구매를 유도한 점에서 그 성과는 더욱 돋보인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식단 관리 수요가 증가하는 여름철에는 닭가슴살의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협력사와의 상생을 기반으로 소비자, 브랜드, 제조사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물가 시대에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식을 깨고, ‘저렴하지만 믿을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한 리얼프라이스. 이는 유통업계가 소비자와 어떻게 신뢰를 구축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 사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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