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의 공개 설전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김문수 후보를 향해 “윤석열 정부의 내란적 행태를 옹호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극우 성향의 전광훈 목사와 결별할 의사가 있는지”를 따져 물었다.
이에 김문수 후보는 맞받아 “이재명 대표야말로 과거 이석기, 이정희 등의 후예인 극좌 성향의 세력에게 국회의원 자리를 양보하고 정치를 함께 하고 있지 않느냐”며 반문했다.
양측의 공방은 단순한 인물 비판을 넘어, 정치적 정체성과 진보 좌파 진영의 선택에 대한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김문수 후보의 반격은 단순한 감정 섞인 대응이라기보다는,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기반과 함께 이념적으로 편파적인 행보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 제기로 볼 수 있다. 특히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내란선동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인물로, 한국 사회에서 대표적인 ‘극좌’ 인물로 인식되어 있다. 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 역시 진보진영의 전위에 선 인물로 평가되며, 이들의 후예들과의 작금의 정치적 연대는 보수진영의 시각에서는 매우 비판적인 사안으로 여겨진다.
김문수 전 지사가 지적한 “왜 좌파 진보세력에게 국회의원 자리를 내주었느냐”는 발언은, 이재명 대표가 과거 민주당 및 진보진영 내 통합 과정에서 이들과 어떤 정치적 타협이나 연대를 했는지를 되묻는 것이다. 즉, '극우'를 비판하려면 '극좌'에 대해서도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는 논리다. 이는 흔히 정치권에서 나타나는 '내로남불' 프레임을 역공의 무기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이재명 대표 입장에서는 현재의 윤석열 정부와 일부 극우 인사들 사이의 불분명한 거리두기에 대한 비판이었을 것이다.
특히 전광훈 목사는 정치적 발언 수위가 높은 보수 성향 종교인으로, 공적인 책임을 져야 할 정치인이 그와 명확히 선을 긋지 않는다면 중도층이나 비종교 유권자들 사이에서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문수 후보 역시 오랜 정치 경력을 통해 진보에서 보수로의 이념적 변화를 경험한 인물이다.
과거 노동운동과 진보정당 활동 이력을 가진 그는 지금은 전통적인 보수 노선을 대표하는 인사로 자리 잡았다.
이런 그의 발언은 단순한 진영 논리를 넘어서, 정치인의 과거 행보와 현재 입장의 일관성을 따져보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 설전은 결국, 현재 한국 정치가 안고 있는 진영 갈등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이재명 대표는 보수의 극단을 지적하고, 김문수 후보는 진보의 극단을 공격한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옳거나 그르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국민 입장에서는 이처럼 과거의 인물과 사건을 소환해 진영을 공격하는 방식이 과연 미래를 위한 정치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객관적으로 보자면, 김문수 후보의 반격은 이재명 대표가 극우 비판을 할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도덕적·정치적 정당성을 따지는 질문이었다. 과거에 극좌와 손잡은 이력이 있다면, 지금의 극우 비판 역시 자칫 설득력을 잃을 수 있다는 맥락이다.
이는 정치인의 말과 행동, 연대의 대상에 있어 일관성과 투명성이 중요하다는 원칙을 환기시키는 지점이기도 하다.
결국 이번 공방은 개인 간의 감정싸움이나 단순한 언쟁이 아니다.
정치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를 둘러싼 진영의 성격을 통해 유권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재명 대표와 김문수 후보 모두 각자의 정체성과 행보에 대한 검증을 피할 수 없다.
유권자들은 진영 논리보다 각 인물이 지닌 책임감과 일관성, 미래 지향성에 더욱 관심을 갖고 판단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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