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후반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초 대내외 불안 요인으로 인해 1500원대 진입 전망까지 제기됐던 환율이 다시 안정세를 보이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환테크 전략을 재정비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23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2원 내린 1384.5원으로 개장한 후, 종가 기준으로는 5.7원 오른 1375.6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지난 9~14일 사이 1400원대 초반까지 내린 후, 15일부터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러한 흐름은 달러화 가치가 비정상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원화의 강세 전환 시점은 지난 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중 갈등 완화 기대감에 따라 원화값이 하루 만에 15.7원 상승하면서 1405.3원을 기록했고, 이후에도 1390원대에서 횡보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부활 조짐과 미국 재정 적자 확대가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 감세안 논란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미국 국채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고, 이로 인해 금리는 오르지만 달러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의 재정 불안으로 인해 달러의 안전자산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며, "여기에 미국이 한국에 원화 절상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소식이 더해져 원화 강세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초 비상계엄 사태와 트럼프 취임 등으로 환율 상승 압력이 높았던 만큼, 강달러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도 지배적이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1970년대 이후 원·달러 환율은 80% 이상의 확률로 우상향해왔다"며 "한국은 외환보유고가 낮고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구조이기에 연내 1500원 돌파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환율이 과도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정상화 국면에 들어섰다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달러 약세가 일시적 현상일 수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글로벌 자산이 명확히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달러는 여전히 중심통화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팬데믹 이후 미국 주도의 경기 회복이 진전되며 달러화에 쏠렸던 글로벌 자금 수요가 점차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질실효환율 지표를 통해 살펴봐도, 미 달러화는 주요국 통화 대비 여전히 고평가된 상태다.
이런 분석은 당장 급격한 약달러 흐름이 지속되기보다는 환율이 일정 수준에서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결국 현재의 원·달러 환율 등락은 대외 불확실성과 미국 내 정치·경제 리스크가 결합된 결과로, 단기적인 조정과 중장기적인 구조 변화가 혼재된 양상이다. 환율 향방을 단순 예측하기보다 다양한 변수와 시나리오에 대비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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