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추진하는 군사력 증강이 전례 없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휴대폰 등 전자기기 신호 분석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 내 주요 군수 공장들의 전자파 신호 데이터를 기반으로, 러시아 군수산업의 과열 현상을 심층 보도했다.
나토의 크리스 카볼리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은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올해 러시아가 1500대 전차를 생산할 계획이며, 이는 미국 생산량 135대와 비교해 압도적인 수치라고 경고했다. 포탄 역시 매달 25만 발에 달하는 생산량으로, 미국과 유럽의 합산보다 3배 이상 많은 재고를 확보하는 궤도에 올라 있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의 군수 공장 노동자 수를 전자기기 신호로 추적하는 방식을 통해 옴스크트란스마쉬 같은 전차 개조 공장의 활동 증가를 확인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공장 노동자 수가 급증했고, 2023년 동원령 검토 이후에도 생산 활동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이 공장은 구형 전차 T-80을 24시간 가동 체제로 개조 중이다.
우랄바곤자보드, 아르자마스, 쿠르간마쉬자보드, 모토빌리하 등 다른 군수 공장에서도 신호가 급격히 늘었다. 예카테린부르크 제9공장에선 위성 사진으로 노천에 포탄과 대포가 주차된 모습이 확인됐다.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과 발사 시스템 관련 시설에서도 전자기기 신호가 대량으로 포착됐다.
포탄 내부의 폭발물 생산을 담당하는 스베르들로프, 셀마쉬, 카잔 화약 공장과 페름 화약 공장 역시 활발히 가동 중이며, 항공기와 드론 생산 공장도 증설과 생산량 증가로 분주하다. 특히 드론 공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역할 증가로 신규 공장 건설까지 이어졌다.
러시아 내 군사 산업 관련 지역에서는 노동자 증가를 보여주는 다양한 지표도 확인됐다. 교통량 증가, 노동자 체류 시간 증가, 운동 기록 앱에서의 활동 증가 등이 모두 새로운 인력 유입을 시사하며, 인근 주택 임대료도 연평균 21% 상승했다.
루가 산업 지대 등 나토 국경 인근 지역에서는 휴대폰 위치 데이터로 인구 밀도 증가와 야간 근무 증대가 포착됐다. 이는 군사 동원과 함께 근무 및 생활 인프라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러시아는 서방 제재로 핵심 군수 자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북한산 포탄 의존도 증가, 자체 부품 생산 능력 강화 등으로 제재에 점차 적응 중이다. 영국 버밍엄대 줄리안 쿠퍼 교수는 “러시아 방위 동원 노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며, 서방의 제재 대응 전략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처럼 휴대폰 전파 신호, 위성 사진, 교통량 데이터, 운동 앱 기록 등 민간 전자기기 정보가 전쟁과 군사 산업 동향을 파악하는 새로운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군사제국 야욕은 이제 단순 정보가 아닌 디지털 신호 분석으로 그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세계 정치, 경제, 국방, 인물,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디스, 미국 신용등급 강등…트럼프 2기 행정부는 어떻게 대응할까? (6) | 2025.05.25 |
---|---|
국산 항공기 ‘C919’로 본 중국의 기술 자립 도전과 현실적 한계 (0) | 2025.05.25 |
유승준 사태에서 비롯된 국적법, 병역 회피 막았지만 또 다른 그림자 낳다 (10) | 2025.05.24 |
달러 약세 속 원·달러 환율 1300원대 후반…환율 안정화 국면일까? (4) | 2025.05.24 |
중국의 희토류 카드, 무역전쟁의 조용한 지배자 (2) | 2025.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