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아닌 경제를 보라 – 대선에서 진짜 중요한 것

6·3 대선이 다가오면서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깊어지고 있다. 본래 선거란 후보의 인물됨과 비전, 무엇보다 국민의 삶을 바꿀 정책, 특히 ‘경제’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정책은 뒷전이고, 막말과 비방이 중심이 되며 감정싸움이 본질을 가리고 있다.

 

천광암 논설위원이 “막말과 비방전에 묻힌 대선”이라 지적한 것처럼,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실질적인 비전보다는 자극적인 언사와 정쟁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 언론 헤드라인은 감정적 대결로 가득하고, 유권자들이 알아야 할 정책 정보는 그늘에 가려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짐 로저스 지지’ 논란이다.

이 투자자가 실제로 지지를 표명했는지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이 논쟁은 곧바로 여야 간의 공방으로 번졌다.

국민의힘은 “국제사기 피싱 후보”라며 공격했고, 이재명 측은 “지지는 사실”이라며 방어에 나섰다.

이처럼 유권자들은 핵심 정책보다는 사실 확인 게임에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

 

정작 중요한 논의는 점점 묻히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좌우를 넘는 실력파’를 자처하며 중도 확장을 시도하는 동안, 김문수 후보는 “감옥 갈 사람이 대통령 되려 한다”며 노골적인 비판을 이어갔다.

이런 상호 비난 속에 경제와 일자리 같은 본질적인 주제는 외면당하고 있다.

 

지역 공약조차 갈등의 도구로 사용된다. 이재명 후보는 부산에서 ‘동남투자은행’ 설립을 제안하며 지역 균형 발전을 강조했지만, 언론은 그보다 자극적인 발언에 주목했다.

유권자의 관심도 자연히 감정적 이슈로 쏠리며, 정작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은 대화의 중심에서 멀어진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가장 시급하고 본질적인 의제는 분명히 ‘경제’다. 내수 침체, 수출 둔화, 청년 실업, 고물가 등 복합적인 경제 위기가 누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깊이 있는 정책 논의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유권자들은 거친 말보다는 실질적인 경제 공약을 원하고 있다.

 

경제를 살리는 일은 단순한 퍼주기식 공약으로는 불가능하다. 그것은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어렵고도 고도화된 작업이다. 국가 경제를 살리는 길은 단기적인 인기보다 장기적인 전략과 구조 개혁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 후보들은 정확한 진단과 실현 가능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대통령 선거는 단순히 승패로만 끝나는 게임이 아니다. 국민의 삶 전반을 바꾸는 결정이며, 정치의 정당성과 추진력은 득표율이라는 민심의 크기에서 나온다. 누가 되든, 그 후보가 얼마나 많은 국민의 신뢰를 받았는지가 중요하다.

 

결국 우리는 '누구를 뽑을 것인가'와 함께 '왜 뽑는가'를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에 있다.

진영 논리와 감정 대결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질을 결정할 경제 정책과 그 실행 능력에 주목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건 감정이 아닌 질문이며, 정치는 그 질문에 실질적으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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