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피날레 유세, 상징과 기획이 만든 마지막 인상

6·3 대선을 하루 앞둔 6월 2일, 주요 후보들은 마지막 피날레 유세를 통해 유권자에게 최종 메시지를 던졌다. 유세 장소는 단순한 무대가 아닌 정치적 상징성과 기획 능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선택이었다. 특히 선두권을 유지한 이재명 후보와 후발 추격에 나선 김문수 후보의 유세 장소는 그 차이를 명확히 드러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서울 여의도공원을 마지막 유세지로 정했다. 여의도는 국회의사당이 위치한 정치의 중심이자, 촛불집회 등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공간이다. 이 후보는 이곳을 “민주주의를 지켜낸 역사적 장소”라 칭하며 깨어있는 시민의 힘을 강조했다. 여의도라는 무대는 그의 정치적 정체성과 일관된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민주주의 수호자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며 수도권 유권자에게 안정감을 준 것이다.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서울 시청 앞 광장을 택했다. 서울 행정의 중심이자 상징적인 광장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선택이지만, 이 공간이 김 후보의 정치적 메시지와 얼마나 연결되었는지는 다소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김 후보는 전국 종단 유세를 통해 지방의 표심을 다진 후 수도권으로 올라오는 흐름을 선택했으나, 마지막 장소가 전달한 상징성은 여의도만큼 강하지 않았다.

 

결국 유세는 장소 자체보다는 그 안에 담긴 기획력과 메시지의 응집력에서 차이를 드러냈다. 이재명 후보는 강북과 경기 지역을 아우르는 유세 동선을 설계하며 여의도에서 피날레를 맞는 완성도 높은 흐름을 만들었다. 이에 반해 김문수 후보는 전국 유세에 집중했지만, 서울 시청 유세는 메시지의 마무리로서 설득력을 높이기엔 부족했다. 조직적 플레이와 상징 활용 면에서 이재명이 한 수 위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대구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며 보수 정통 계승자 이미지를 강조했고,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종로 보신각 앞에서 사회적 약자와 정의를 주제로 유세를 마무리했다. 이들 역시 자신들의 핵심 지지층과 상징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려는 노력이 보였다.

 

하지만 승부는 결국 선두 그룹에서 결정됐다. 이재명은 마지막까지도 공간을 통해 정치적 정체성을 분명히 했고, 메시지와 장소가 만들어낸 일관성으로 유권자의 신뢰를 얻었다. 반면 김문수는 전략적으로 늦은 출발과 비교적 약한 상징성으로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했다.

 

국민의 마지막 판단은 결국 선발 주자였던 이재명에게로 향했다. 공간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메시지를 집중시킨 기획력이 최종 국면에서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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