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 참사, 구조적 문제와 관리 부실의 경고

2024년 12월 3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단순한 사고가 아닌, 공항의 구조적 문제와 관리 부실이 결합된 결과로 보인다. 사고 현장에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한미합동조사단이 기체와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를 조사하는 모습은 이 사건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여객기는 무안국제공항 외벽과 충돌하며 사고가 발생했지만, 외벽 앞에 위치한 콘크리트 둔덕이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만약 이 둔덕이 없었거나 부서지기 쉬운 구조물이었다면, 참사는 더욱 심각했을 것이다. 이는 무안공항의 구조적 결함이 사상자를 키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무안공항은 개항 초기부터 조류 충돌 우려가 컸고, 활주로 길이도 2800m로 국내 공항 중 짧은 편에 속한다. 특히, 정기 국제선 노선이 운영된 지 불과 21일 만에 참사가 발생한 것은 이 공항의 관리와 운영이 얼마나 미흡했는지를 보여준다. 조류 충돌이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공항 자체의 구조적 문제는 언제 사고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다.

사고기가 충돌한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 는 항공기에 활주로 위치를 알리는 중요한 시설이다. 그러나 이 시설은 규정에 어긋나게 단단한 콘크리트 둔덕에 설치되어 있었다. 국토교통부는 로컬라이저가 종단안전구역 밖에 있어 안전기준을 적용받지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규정 위반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국토부는 규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늦은 감이 있다.

무안공항의 활주로 길이도 참사를 키운 요인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활주로 길이는 2500m에 불과했으며, 사고기는 랜딩기어를 펼치지 못한 채 통상의 착륙 지점보다 1200m 뒤에서 착륙을 시도했다. 이는 공항의 구조적 문제와 더불어, 관리 부실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무안공항은 조류 충돌 발생 비율이 제주공항이나 김포공항에 비해 높음에도 불구하고, 새 떼 탐지용 레이더나 열화상 탐지기를 설치하지 않았다. 이는 공항의 안전 관리가 얼마나 소홀했는지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또한, 국제선 관리 경력이 부족한 ‘초짜’ 공항의 역량 부족도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개항 17년 만에 참사가 발생한 것은 이 공항의 관리 체계가 얼마나 취약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관제탑의 소방 출동 요청이 지연된 점도 의문을 남긴다. 기장이 ‘메이데이’를 선언한 이후 소방에 출동 요청이 이루어지기까지 3분이나 걸렸다는 사실은, 공항의 비상 대응 체계가 얼마나 미흡했는지를 여실히 드러낸다. 이러한 문제들은 단순한 사고가 아닌, 구조적 결함과 관리 부실이 결합된 결과로, 앞으로의 공항 운영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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