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친척이 찾아왔습니다.
그녀는 버버리 힐스에서 간이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었고, 그곳은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주일마다 식당을 닫고 한인 교회에 참석해야 했고, 이는 단골손님들에게 불편을 주었습니다. 그중 한 손님은 “왜 당신 같은 멀쩡한 사람이 교회에 다니느냐?”고 물었습니다.
이 질문은 그녀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자신의 신앙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질문은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보여줍니다. 사실, 많은 서구 사회에서 교회를 찾는 사람들은 대개 사회적 약자나 외로운 노인들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한국에서도 점차 비슷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교회를 찾아오는 이들은 극단적인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외치는 “예수 천당, 불신 지옥” 같은 구호는 사람들에게 교회를 비정상적인 집단으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교회 내에서 발생하는 성직자들의 비리와 권력 다툼은 교회에 대한 신뢰를 더욱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거나 멀리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신학자 본회퍼는 교회가 사회적 약자들을 돌보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진정한 역할은 단순히 약자를 돕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상을 “아래로부터 보는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보여주신 자기헌신과 가르침은 고통받는 이들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 사회는 부자 간의 일심공모가 만연해 있습니다. 최근 조용기 목사와 그의 아들이 배임과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사건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또한, 대기업 회장들의 자녀들이 범죄에 연루되는 일도 잦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 사회의 도덕적 기반을 허물고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와 공모하여 부정한 행위를 저지르거나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는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자식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행위를 공모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가족의 명예와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주는 행위입니다. 범죄로 얻은 재산이 자녀에게 넘어간다면, 그 자녀는 올바른 가치관을 갖기 어려울 것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병폐는 혈연, 학연, 지연입니다. 이러한 관계는 부정과 부패의 온상이 되어,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국가를 이용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특정 학교나 지역 출신들이 관직을 독식하는 현상이 극에 달했습니다. 이러한 부정은 결국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리고, 공공성을 해치는 결과를 낳습니다.
성서는 혈통을 내세우는 신앙을 강력히 비판합니다. 구원은 단순히 혈통에 의해서 결정되지 않으며, 진정한 믿음과 행동이 필요합니다. 예수님은 “주님 주님” 하는 입술의 신앙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는 자만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따라서, 한국 사회는 이러한 부자 간의 일심공모를 극복하고, 도덕적 기반을 재정립해야 합니다.
교회는 사회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공동체를 형성하고,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손규태·성공회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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