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필자는 독일로 유학을 떠나면서 초등학교 3학년에 올라간 딸과 2학년 아들을 데리고 갔습니다.
하이델베르크 근처의 작은 마을에서 두 아이를 독일 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학교를 방문했는데, 교장은 아이들이 독일어를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그들을 2학년 반에 배정했습니다.
교장은 수업이 끝난 후 독일어를 가르쳐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한국의 학교와는 달리, 교장은 학생들에게 친절하게 다가왔고, 이는 큰 감동이었습니다.
이후 우리는 에펠하임으로 이사하게 되었고, 새로운 학교에서도 딸은 4학년, 아들은 3학년에 배정되었습니다. 학교 측은 다시 한 번 방과 후 수업을 통해 독일어를 가르치겠다고 했습니다. 이런 배려 덕분에 우리 아이들은 문제 없이 학교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독일 교육 시스템의 유연성과 지원은 한국의 교육 환경과는 크게 대조적이었습니다.
독일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을 마친 후 학생들이 성적에 따라 김나지움, 레알슐레, 하우프트로 진학하게 됩니다. 김나지움은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반면, 레알슐레와 하우프트는 중간 직업교육을 위한 학교입니다. 이런 체계는 학생들의 능력에 맞춰 교육을 제공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모든 학생을 동일한 과정에서 가르치고 있어, 지능 차이에 따라 학생들이 겪는 부담이 큽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75%가 대학에 진학하는 한국의 현상은, 독일의 19-20%와 비교할 때 많은 학생들이 필요 없이 대학에 가는 상황을 보여줍니다. 이는 학생들에게 과도한 경쟁과 스트레스를 안겨줍니다.
현재 한국의 공교육은 사교육 시장의 확대로 이어지며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과외 수업으로 과도한 학습 부담을 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폭력 문제 또한 심각해져, 학생들이 안전하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국의 공교육은 개선이 필요합니다. 독일과 같은 교육 시스템을 도입하여, 학생들의 지적 수준에 따라 3개의 단계별 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에 맞는 교육을 받으며, 필요한 인재만을 대학에 진학시키고 다른 학생들은 직업학교에서 적절한 직업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체제에서 다양한 직업을 얻기 위한 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의 교육 시스템이 더 이상 학생들을 억압하는 구조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교육은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위한 기반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시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결국, 한국의 교육제도는 변화해야 합니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배우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손규태 성공회대학교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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