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채택한 전략은 명확하다. 실수를 줄이고, 논란을 피하며, 안정적인 1위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 소위 ‘부자 몸조심’ 전략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와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앞서가자, 선대위는 공격보다 방어, 확산보다 억제를 우선하는 ‘조심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이 후보는 선거 D-14인 5월 20일까지도 공약집을 공개하지 않았다. 공약이 늦어지는 이유는 '논란 가능성 사전 차단'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대선 당시 공개했던 390쪽 분량의 공약집과 비교하면, 이번엔 이례적으로 조심스럽다.
부동산 등 주요 이슈에서도 수치와 구체성을 줄이고 방향성 위주로 제시하는 이유도 같다.
지지율도 이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은 5월 셋째 주 기준 지지율 48%로 국민의힘(30%)을 18%포인트 앞섰다. 이 후보 본인도 최근 TV 토론회에서 논쟁을 피하고, 민감한 질문엔 신중한 발언으로 일관했다.
정년 연장, 차별금지법 등 첨예한 이슈에 대해선 뚜렷한 입장을 밝히기보단 갈등 최소화에 방점을 뒀다.
이런 전략은 ‘방탄차 코스프레’라는 비판도 받는다. 민주당은 선관위 주최 토론만 참석하고 언론 주최 토론은 거부하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이를 ‘깜깜이 선거’, ‘침대 축구’에 비유하며 비판했다.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도 언론 노출을 자제하며 비공개 유세만 진행 중이다. 민주당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조심 모드’에 돌입한 모습이다.
최근 ‘호텔 경제학’ 논란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별다른 해명 없이 침묵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논란에 대응하다 역효과를 초래하기보다는 차라리 모른 척 넘어가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이는 인터넷에서 밈으로 확산되고 있는 비판적 콘텐츠에 사실상 대응을 포기한 셈이다.
이러한 신중함 속에서도 민주당은 유권자에겐 ‘절박함’을 강조한다. “보수가 결집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한 표 차이로도 이겨야 한다”는 메시지를 반복하며, 내부의 여유와 외부의 긴장을 병행하는 이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편 박지원 의원이 ‘60% 득표 가능’을 언급하자 박찬대 상임선대위원장이 바로 언행 자제를 경고하는 등, 내부 단속도 철저히 진행 중이다.
결국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의 전략은 안정 속 긴장 유지라는 이중 방정식이다. 방어에 집중한 전략은 지지율 유지엔 효과적일 수 있으나, 정책 명확성 부족과 토론 회피는 유권자의 판단 근거를 흐릴 수 있다.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이런 조심스러운 행보가 ‘안정감’으로 받아들여질지, 아니면 ‘불성실한 방어’로 비칠지는 유권자의 몫이다.
‘방탄차 코스프레’가 과연 최종 승리를 안겨줄지, 아니면 투표함 앞에서 역풍으로 되돌아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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