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중심축이라 불리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 시장을 둘러싼 복잡한 경쟁과 법적 대응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의 BOE를 상대로 OLED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LG디스플레이도 티안마를 상대로 다수의 특허 침해 소송에 돌입했다. 그간 암묵적으로 넘겨졌던 중국 업체들의 기술 도용 문제에 국내 기업들이 강경하게 대응하는 모양새다.
이러한 소송은 단순한 법적 분쟁을 넘어 애플 등 글로벌 기업과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간의 협력 구도를 흔들 가능성도 있다. 특히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과 LG는 점유율 하락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TCL, 하이센스 등 중국 브랜드의 저가·대형화 공세에 대응해 프리미엄 기술력으로 맞서고 있지만, 그 격차는 점차 줄어드는 중이다.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 시장에서도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신흥 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AI 기능을 탑재한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삼성·LG와, 저가전략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 간의 정면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단순한 대기업을 넘어 국가 경제와 직결되는 존재다. 2023년 기준 매출은 300조 원을 넘어섰고, 한국 전체 수출의 약 20%를 차지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가전 등 분야에서 세계적 입지를 갖춘 삼성은 한국의 기술 신뢰도와 외교적 위상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의 접근은 각기 다르다.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재벌 개혁’ 기조를 계승하면서도, 기술경쟁력 확보와 대기업 협력을 병행하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법 위의 삼성은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실용적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보수진영답게 기업 자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삼성을 흔드는 정치는 곧 경제를 흔드는 일”이라고 강조하며 규제 완화, R&D 투자 확대, 수출 중심 정책을 내세운다. 전략 산업에서 삼성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 분명하다.
이처럼 정권에 따라 기업 정책이 크게 달라지는 구조는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기도 하다. 삼성이라는 국가 경제의 버팀목을 보호하면서도 공정성과 책임을 요구하는 균형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치가 경제를 흔드는 시대를 넘어서, 정치와 경제가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시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기업 경영, 세계 기업, 브랜드, 직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젠틀몬스터, 밀라노 입성…유럽 시장 본격 공략 나서다 (10) | 2025.06.20 |
---|---|
SK하이닉스의 HBM4 선점, AI 메모리 시장 판도 바꿀까 (4) | 2025.06.20 |
다이궁과 결별한 롯데면세점, 글로벌 유통 전략의 전환점 되나? (8) | 2025.06.06 |
한국GM, 드러나는 글로벌 본색…정부의 무대응과 노동자들의 안일함도 문제다 (10) | 2025.05.31 |
‘슈퍼 을’ 한미반도체, SK하이닉스와의 미묘한 기싸움…갈등 봉합은 아직도 안갯속 (4) | 2025.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