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선 5대 징크스, 이번 대선에서는 어떻게 될까?

대통령 선거마다 따라다니는 징크스들이 있다.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지만, 놀랍게도 여러 차례 맞아떨어지며 선거판의 미묘한 흐름을 상징하는 통계처럼 인식된다. 지금까지 20번의 대선을 거치며 등장한 여러 징크스 중 주요 5가지를 살펴보고, 이번 21대 대선에서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 객관적으로 정리해본다.

 

첫 번째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역전은 불가능하다는 징크스다. 공식 선거운동은 대선 3주 전부터 시작되는데, 이 시점이면 대부분 유권자의 표심이 굳어져 선거운동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200216대 대선 때도 초반에는 이회창 후보가 유리했으나 노무현 후보가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하며 막판까지 접전을 벌였지만,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이후의 큰 변동은 없었다. 다만 최근에는 선거판이 빠르게 변화하고 부동층도 늘어나는 만큼, 21대 대선처럼 선거 3주 전 여론조사와 실제 득표율 사이에 미세한 차이가 발생하는 등 이 징크스가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두 번째는 국무총리 또는 경기도지사 출신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징크스다. 그동안 김종필, 이회창, 이낙연, 정세균, 황교안 등 다수의 총리 출신 인사가 대권에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번에도 한덕수 전 총리가 낙마하며 이 징크스가 다시 한 번 입증됐다. 반면 경기도지사 출신 징크스는 이번 대선에서 깨질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김문수 두 후보가 경기도지사 경력을 갖고 대선에 나서면서 이 징크스가 깨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세 번째는 충청권 득표 1위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는 징크스다. 충북과 충남은 14대 대선 이후 8회 연속으로 당선자를 맞히는 정확도를 보였다. 특히 충북 옥천군과 충남 금산군은 2대 대선부터 최근 대선까지 한 번도 틀린 적 없는 징크스의 진원지. 다만 과거에 이와 비슷한 역할을 했던 제주는 최근 대선에서 예측력이 약해지면서 이 징크스가 완전히 유효한지는 지켜봐야 한다.

 

네 번째는 한 당명으로는 2연승이 불가능하다는 속설이다. 과거 민주정의당은 민주자유당, 새정치국민회의는 새천년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나서야 대통령을 배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나라당도 새누리당으로 당명 변경 후 이명박 후보가 당선됐다. 그러나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은 각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당명을 그대로 유지한 채 당선돼 이 징크스가 깨질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은 한국과 미국 대선은 항상 엇박자를 낸다는 국제 정치 징크스다. 1992년 빌 클린턴이 미국에서 당선된 한 달 뒤 한국에서는 김영삼 후보가 당선된 이후, 미국과 한국 대통령 집권 정당이 엇갈리는 패턴이 반복됐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이 엇박자 징크스는 계속 이어지게 된다.

 

한편 과거 깨진 징크스들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법대 출신은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 ‘국회의원 출신만 대통령 가능’ ‘진보·보수 정권이 10년씩 번갈아 집권이라는 징크스를 깼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안경 쓴 대통령 불가론선거 포스터 얼굴이 가장 작은 후보가 당선된다는 속설을 넘어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단일화를 했음에도 당선되며 단일화하면 이긴다는 징크스를 뒤엎었다.

 

이처럼 징크스는 단순한 미신이라기보다 시대 흐름과 선거판 변화를 반영하는 정치적 상징으로 볼 수 있다. 21대 대선을 기점으로 어떤 징크스가 유지되고 깨질지, 충청권과 경기도 등 핵심 지역의 표심은 어떻게 작용할지 앞으로도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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