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두 번째 국무회의가 화제다. 이날 회의에서는 ‘3대 특검법’이 의결되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주요 법안 처리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3대 특검법’은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을 일컫는다. 국민의 뜻을 반영해 빠르게 처리된 이번 법안 의결은 정부의 강력한 개혁 의지와 국민 요구에 부응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특히 이날 국무회의는 오전부터 오후까지 6시간 넘게 이어진 ‘극한 국무회의’로 기록되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너무 잘해주고 계신다”고 격려하는 한편, 멈춰있던 나라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검찰 징계법 등 다른 검사 관련 법안도 함께 통과돼 사법개혁 드라이브를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번 국무회의에서 또 다른 관심사는 윤석열 정부 시절 임명된 국무위원들의 참여와 협력이었다. 전임 정부 인사들이 새 정부의 주요 입법 과정에 별다른 저항 없이 협력하는 모습은 정치적 관점에서 여러 평가를 낳았다. 정권 교체 시기에는 통상적으로 전임 정부 인사들이 어느 정도 견제와 비판 역할을 수행해 정치적 건강성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일부에서는 이번 협력이 ‘지조 없는 행동’으로 비판하기도 한다. 과거 조선 말기 일본 이토 히로부미 앞에서 무기력하게 항복 문서에 서명했던 대신들의 모습과 비교하며, 정치적 신념과 책임성을 내려놓은 채 흐름에 따르는 태도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으로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국정 안정과 협치가 절실한 현실을 감안하면 협력 자체가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조’란 본래 자신의 뜻과 신념을 굳게 지키는 태도를 뜻한다. 한국 전통에서 ‘선비정신’과 함께 높은 도덕성과 올곧은 행실을 상징하는 개념이다. 정치인에게 ‘지조’는 자신의 신념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국민 앞에 떳떳하게 설 수 있는 자세를 의미한다.
견제와 비판 없이 단순 협력에만 머무르는 모습은 이런 ‘지조’를 잃는 것이며, 국민 신뢰 저하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이번 국무회의에서 전임 정부 임명 장관들이 현 정부의 입법 추진에 동조하는 현상은 협치와 국정 연속성 확보라는 긍정적 면과, 정치적 다양성과 견제 기능 약화라는 부정적 면을 함께 내포한다. 정치란 협력뿐만 아니라 견제와 균형의 과정이며, 때로는 분명한 반대 의견 제시도 필요한 복합적 행위이다. ‘선비정신’에 입각한 정치인은 국익과 국민을 위해 소신을 지키며 대화와 토론을 통해 건전한 견제를 실천해야 한다.
과거 조선 대신들의 무기력한 굴복 사례가 상기되듯, 오늘날 정치권에서도 ‘지조’를 잃지 않는 성숙한 자세가 요구된다.
국민의 대리인으로서 각자의 소신을 굳건히 지키면서도, 협력과 견제를 균형 있게 수행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이번 국무회의가 던진 교훈은 정치인 모두에게 ‘지조와 선비정신’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에서 나타난 전임 정부 인사들의 협력은 국정 안정과 협치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면서도, 정치적 신념과 책임감이 약화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복합적 현상이다.
대한민국 정치가 보다 성숙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려면, 정치인 모두가 ‘지조’를 잃지 않고 ‘선비정신’을 실천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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