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남해안 별장 섬에 다녀오는 일이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닐 전망이다. 슬로바키아의 항공기 개발사 클라인비전(Klein Vision)이 세계 최초 양산형 플라잉카 ‘에어카 2’를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현실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에어카 2’는 기존의 개념 모델 수준을 뛰어넘어 대량 생산에 들어가는 최초의 플라잉카 모델이다. 가격은 80만 달러(한화 약 11억 원)부터 시작하며, 엔진 사양에 따라 최대 100만 달러(약 13억 7000만 원)에 이를 수 있다. 구매자는 280마력부터 340마력까지 선택할 수 있어 사용자의 비행 목적과 요구에 따라 맞춤 구성이 가능하다.
신형 에어카는 BMW 1.6ℓ 엔진을 탑재했던 전작보다 훨씬 향상된 출력을 자랑한다. 순항 속도는 시속 250㎞로 늘어나 한 시간 남짓이면 수도권에서 남해안까지 이동도 가능하다. 이륙을 위해 필요한 활주 거리도 300m로 줄었고, 공중에서 최대 1000㎞까지 비행할 수 있어 전국 대부분의 지역을 논스톱으로 오갈 수 있다.
이 차량은 접이식 날개 2개와 후방 프로펠러를 장착한 형태로, 비행 모드 전환에는 단 8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도심지 도로를 주행하다가 지정 활주로에서 날개를 펼쳐 곧바로 하늘로 오를 수 있다는 점은 매우 큰 장점이다. 물론, 조종사 면허는 필수다.
클라인비전은 이르면 올해 9월까지 안전성 인증을 완료하고, 내년 초 3개월간 본격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항공기 구조의 핵심인 ‘모노코크’ 차체 설계를 적용해 안전성과 강성을 확보했으며, 세 개의 연료 탱크를 통해 최대 160ℓ의 고옥탄가 휘발유를 적재할 수 있다. 육상 주행 거리도 800㎞에 달해 도로 주행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플라잉카의 상업화는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서 교통과 생활 패턴 자체를 바꾸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산악 지형이 많은 국가에서는 공중 이동 수단의 가치가 더욱 커질 수 있다. 향후 자가용 플라잉카를 이용해 서울에서 남해의 섬까지 가족과 함께 주말여행을 떠나는 일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클라인비전은 미래형 이동 수단의 다음 단계로 전기 플라잉카도 염두에 두고 있다. 공동 창립자인 안톤 자작은 “배터리 기술이 충분히 개선되는 시점에 전기 기반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혀, 플라잉카의 친환경적 진화 가능성도 함께 시사했다.
‘에어카 2’는 단순한 개인용 이동 수단을 넘어 항공 모빌리티의 새로운 장을 열 가능성이 크다.
본격적인 상용화가 현실이 된 지금, 개인의 이동 방식은 물론 교통 인프라 전반의 변화도 머지않은 미래에 닥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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