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무대는 종종 고대 전차 경기처럼 치열하다. 영화 벤허의 한 장면처럼, 검은 말이 하얀 말에게 추월당하지 않으려 무리하게 결투를 벌일 때, 실은 그 순간 이미 승기를 놓치는 법이다. 최근 진행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과의 인터뷰는 이러한 전차 경주의 현재 진행형을 보는 듯하다. 민주당은 여론조사상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5월 10~12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43.8%로 국민의힘(37.8%)보다 앞선다.
김 위원장은 “안정권이라는 착시는 가장 위험한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선거는 끝까지 가봐야 안다는 점을 강조했고, 변수로는 ‘후보 단일화’와 ‘윤석열 전 대통령 관련 시나리오’를 꼽았다. 특히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간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성사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보다 더 주목하는 것은 ‘어떤 후보로 단일화되느냐’는 점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 중 이준석 대표가 단일 후보가 될 경우 민주당 입장에서 더 까다로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대표의 중도층 소구력과 젊은 세대 영향력을 감안한 분석이다.
또 하나의 변수로 떠오른 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면 시나리오’다. 김 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의 자진 탈당설과 관련해 “시나리오가 작동하기 시작했다”고 해석하며, 이는 보수진영의 동요를 유발해 오히려 선거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 가능성에 대해 “입법·행정 장악 시 독재 완성”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선, “현재 사법부 장악은 오히려 국민의힘이 시도하는 일”이라며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실용정부를 표방하며 박정희나 김대중을 넘어서겠다고 말하는 이재명 후보의 전략이 “강성 지지층의 뜻만을 따르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기존의 프레임에 민주당을 가두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보수층 공략과 관련해선 윤여준 전 장관, 이석연 전 법제처장 등 보수 인사를 적극 영입한 점을 언급하며, 이들이 차기 내각에 실제로 참여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다만 홍준표, 유승민 등 보수 핵심 인사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에 대한 신변 위협설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으나, 경찰은 공식 제보를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구체적 근거를 공개하긴 어렵지만, 감지된 위기 신호가 있다”고만 언급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인수위 없이 출범할 수도 있는 정부 준비와 관련해선 “집권플랜본부장으로서 인사 구상도 함께 하고 있다”며 내각 및 대통령실 인선이 사전 준비 중임을 시사했다.
TK 지역 전략에 대해선 “이재명 후보의 고향인 안동을 중심으로 진정성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특정 수치를 정하지 않고 최대한 민심에 다가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남은 승부처에 대해선 “국민의 실용과 변화에 대한 갈망을 최대한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김민석 위원장의 말처럼, 선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검은 말이 앞서고 있다 해도, 하얀 말이 무리하지 않고 중심을 잡는다면 언제든 판세는 바뀔 수 있다. 지금의 선거 역시 그런 경중의 한가운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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