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을 찾아] 후산 마을과 명옥헌 원림: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여행지



광주에서 차로 20여 분 거리에 위치한 후산마을은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특별한 장소입니다. 이 마을은 1180년경 후산이라는 인물이 개척한 곳으로, 그의 호를 따서 후산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후산마을은 선조들의 옛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문화재인 '명옥헌 원림'과 '인조대왕 계마수'가 자리하고 있어 외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고풍스러운 마을회관과 함께 수령 800년 된 팽나무가 마을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 나무는 마치 수문장처럼 동네의 입구를 지키고 있으며, 그 옆에는 3그루의 왕버들이 개구리 밥풀로 덮인 녹색 저수지에 긴 팔을 담그고 있습니다. 이곳은 '생태마을 후산'의 깊은 전설을 고고하게 웅변하고 있습니다.

마을 입구에서 좌측으로 150여 미터 들어가면, 하늘을 찌를 듯이 우뚝 솟은 거대한 은행나무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 나무는 '인조대왕의 계마수'로 불리며, 900살 된 은행나무입니다. 1620년, 인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 이곳에 살던 풍수대가 오희도 선생을 세 번이나 찾아와 말을 매었다고 전해집니다. 이로 인해 '인조대왕계마수'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명옥헌 정자에는 '삼고'라는 현판이 걸려 있어, 인조가 오희도를 존경했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은행나무 오른편에는 오희도 선생의 생가 터인 도장사가 있으며, 그 뒤편에는 노거수가 자리하고 있어 주변의 옛 영화를 다시금 떠올리게 합니다. 도장사는 오희도가 10여 년간 후진 양성에 힘쓴 곳으로, 원래 양산보의 사우였으나 대원군 때 '서원철폐령'으로 없어졌습니다.

마을 입구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 약 300미터 정도 들어가면, 붉은 자태를 뽐내는 '명옥헌 원림'이 나타납니다. 이곳은 전라남도 담양군 고서면 산덕리 후산마을에 위치한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민간정원으로, 담양 소쇄원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곳입니다. 명옥헌 원림은 1300평이 넘는 넓은 뜰에 아담한 정자와 깨끗한 냇물, 그리고 연못이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곳의 연못은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우주관을 잘 보여줍니다. 연못은 땅을 의미하고, 동그란 섬은 하늘을 뜻하며, 정자에 앉은 사람과 어우러지면 천지인의 합일을 나타내는 듯합니다. 연못 주위에는 배롱나무가 줄지어 심어져 있어, 여름철에는 화려한 꽃을 피우며 장관을 이룹니다.

명옥헌 원림은 인공적으로 산을 쌓고 괴석을 가져다 놓은 일본이나 중국의 정원과 달리, 자연을 그대로 받아들여 그 속에 정자를 들여앉혀 자연의 미를 이용하는 우리네 정원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이곳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아름다운 방지형 사각 연못으로, 그 위에는 백일홍이 앙증맞게 서 있습니다.

후산마을은 여름철에 더욱 아름다움을 더합니다. 산과 들은 초록 물결로 가득 차고, 마을 입구에서부터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연분홍과 진분홍의 백일홍 꽃잎들이 화려한 춤사위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1만여 평의 연방죽과 연꽃, 수백 종의 이름 모를 풀과 꽃들, 감나무와 포도밭 등이 있어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습니다.

후산마을과 명옥헌 원림은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여행지로,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곳에서 한국의 전통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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