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유통산업의 투기적 접근이 부른 결과

최근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사실은 유통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1997년 삼성물산 유통부문에서 시작해 이마트와 함께 국내 대형마트 시장을 이끌어온 2위 업체입니다. 그러나 그간의 재무 악화와 여러 차례의 인수·합병을 겪으며 굴곡진 역사를 걸어왔습니다.

홈플러스는 1999년 영국의 테스코와 합작법인 형태로 새 출발한 이후, 2011년에는 100% 테스코 자회사가 되었습니다. 당시 홈플러스는 전국에 140여 개 대형마트와 375개 슈퍼마켓을 운영하며 매출 기준으로 이마트에 이어 2위의 입지를 다졌습니다. 하지만 테스코의 분식회계 스캔들과 영업 실적 악화로 인해 2015년 다시 매물로 나왔고, MBK파트너스가 7조2천억원에 인수하게 됩니다.

MBK는 인수 후 재무적으로 안정된 듯 보였지만, 코로나19 이후 전자상거래 시장의 급성장과 소비 침체로 인해 홈플러스는 실적 악화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2023 회계연도에는 영업손실 1천994억원, 당기순손실 5천743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MBK는 점포를 매각하며 부채를 줄이려 했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유통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자금 경색 징후가 지난해부터 나타났다고 분석합니다. 협력사에 납품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일부 업체는 대금 지급을 한두 달 뒤로 미루는 방식으로 운영해왔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홈플러스의 기습적인 기업회생 신청의 전조였을 수 있습니다.

필자는 이러한 사태가 올 것을 예견한 바가 있습니다. 유통산업을 투기적 차원에서 접근하면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사례가 되었습니다. 홈플러스의 사례는 단순한 경영 실패가 아니라,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앞으로 유통업체들은 안정적인 경영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투기적 요소를 배제하고, 소비자와의 신뢰를 쌓는 데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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