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의 연쇄 회동, 보수 대통합인가 제7공화국 선언인가

최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정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만난 데 이어, 곧바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회동까지 이어지며 정치권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연쇄적인 만남은 단순한 정치적 예우 차원이 아니라, 향후 대선 구도에 중대한 전환점을 예고하는 정치적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먼저, 김문수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찾은 것은 단순한 옛 동지에 대한 방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박 전 대통령은 여전히 TK 보수층에 상징적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김문수와의 대화를 통해 보수층 재결집을 시도한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특히 김문수가 대한민국이 체제 위기에 처해 있다고 강조한 점은 박 전 대통령의 전통 보수 정서와 결을 같이하는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더욱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그 다음 날 이낙연 전 총리와의 회동이다. 이낙연은 합리적 중도와 안정적 개혁을 내세우며 더불어민주당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인물이다. 김문수가 보수 정당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이낙연과 대선에 함께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은, 단순한 진영 연대가 아닌 체제 전환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상징한다. , '7공화국'이라는 새로운 정치 틀을 염두에 둔 광범위한 정치적 재편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회동은 이러한 흐름을 다시 보수의 원점으로 돌리는 의미를 지닌다. 실용주의와 국가경영 중심의 이명박 전 대통령은 보수 정치 내에서 여전히 상징적이다. 김문수가 이명박과의 만남을 통해 경제 우선, 국가 중심의 정치 철학을 재확인하고 이를 새로운 정치 비전에 접목시키려 한다면, 이는 기존 진보·보수의 경계를 넘는 큰 판을 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김문수의 향후 일정은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정치적 흐름상 그는 조만간 유승민 전 의원, 한덕수 전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 등 보수 진영 내 다양한 스펙트럼 인사들과의 만남은 물론, 일전에 퇴짜를 맞았던 진보 대모 심상정 전 의원의 만남과 김동연 경기도지사처럼 개혁적 중도 인사와의 대화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단순히 특정 진영의 지지를 끌어모으는 전략이 아니라, 대한민국 체제 개편을 위한 국민연합 정부구상의 일환일 수 있다.

 

결국 김문수의 연쇄 회동은 단순한 정치인의 귀환을 넘어서, 대한민국 정치판의 대전환을 예고하는 행보로 볼 수 있다.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체제 아래에서 새로운 국가를 설계할 것인가. 이 흐름이 실제로 실현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그의 행보는 적어도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축이 요동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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