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 전쟁과 중국의 저가 공세, 한국 제조업의 위기와 아시아 경제 불안

최근 미·중 관세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경제는 물론 아시아 지역 제조업계에 큰 충격이 가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저가 공세는 한국 제조업에 심각한 도전으로 작용하며, 이 문제는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아시아 전체 경제 질서에 영향을 미치는 예고된 시한폭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막대한 정부 보조금과 대규모 설비 투자를 통해 제조 단가를 낮추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산 저가 제품이 세계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박기순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도 최근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가 한국 산업 전반에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음을 지적했다.

 

한국 제조업은 전통적으로 석유화학, 철강, 조선, 전자제품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춰왔으나, 최근 중국발 공급 과잉과 저가 공세로 인해 수익성과 성장 잠재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특히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며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미·중 무역 분쟁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은 대규모 설비 투자와 정부 지원으로 내수 시장 강화 및 수출 다변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아시아 지역에서의 제조업 패권을 강화하며, 한국 등 주변 국가들의 산업 경쟁력은 점점 더 압박을 받고 있다.

 

더욱이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도 강력한 퍼스트 무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BYD 같은 중국 기업들이 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며, 한국 기업들도 이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기술 개발과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 심화로 인한 산업 생태계의 불안정성은 한국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처럼 미·중 관세 전쟁과 중국의 저가 공세는 한국 제조업에 구조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수출 둔화와 이익 감소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는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 약화와 고용 불안으로 연결될 우려가 크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수계 전체에 걸친 경제 불안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가 필요하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혁신과 기술 개발에 집중하면서도, 정부 차원의 실질적 지원과 정책 마련이 필수적이다. 중국의 저가 공세를 단순히 위기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이를 계기로 산업 고도화와 차별화 전략을 모색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결국 미·중 무역 갈등과 중국 제조업 패권 경쟁은 아시아 경제 질서를 새롭게 재편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경제적 자립도와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며,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및 협력 네트워크 확대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미래를 위한 대응책 마련 없이 단기적 대응에 머문다면, 한국 제조업은 예고된 시한폭탄이 터지는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제조업 수계에서의 경쟁과 협력 구도를 면밀히 분석하고 전략을 재설정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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