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이 또다시 격랑에 휘말렸다. 6월 13일(현지시간), 이란은 이스라엘의 핵시설 선제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대규모 미사일·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 주요 도시에 공습 경보가 울렸고, 이스라엘의 방공망이 작동했음에도 일부 미사일이 도심에 낙하했다. 이란은 이를 ‘진실의 약속3’ 작전이라 명명하며 군사·정보 시설을 타격했다고 주장했고, 이스라엘은 해당 내용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번 충돌의 발단은 이스라엘이 새벽에 감행한 이란 내 핵시설과 군 지휘부에 대한 공습이었다. 테헤란을 포함한 6개 지역이 동시 타격당하며 이란은 자국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였다.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이번 보복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선언하며, 전면전 가능성까지 암시했다. 이에 따라 양국 간 무력 충돌이 지속되거나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양국이 얻은 성과와 손실은 엇갈린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개발 능력에 일시적 타격을 가했지만, 자국 본토가 미사일 공격에 노출되며 방어 체계의 한계를 드러냈다. 이란은 내부 정치·종교적 결속을 다지는 데 성공했을 수 있지만, 국제적 고립 심화와 경제 제재 확대라는 대가를 감수해야 한다.
이번 사태는 세계 경제에도 즉각적인 충격을 줬다. 중동은 전 세계 원유 생산의 약 30%를 차지하는 지역으로, 지역 불안정이 국제유가에 민감하게 반영된다. 하루 만에 브렌트유와 WTI는 각각 10% 이상 급등했으며,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처럼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에너지 비용 상승과 공급망 불안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금융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한국의 코스피는 2,900선이 붕괴됐고, 일본과 중국 증시도 나란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금값은 온스당 3,450달러로 급등했고, 달러 가치도 상승했다. 금융시장은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을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식하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미국의 입장은 복합적이다.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의 안보를 강하게 지지해온 미국은 이번 선제공격을 묵인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중동의 전면전은 미국 경제와 글로벌 공급망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외교적 중재와 군사력 확대라는 이중 전략을 동시에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미 국방부는 중동 지역에 추가 병력을 배치할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단기적으로 양국 모두 내부 결속이나 정치적 명분을 강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불안정성과 경제적 타격만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대립은 단순한 양국 간 충돌이 아니라, 국제 에너지 질서와 세계 안보 구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 위기로 진화하고 있다. 중동의 한 지역에서 일어난 군사 충돌이 곧 전 세계적 위기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귀추는 전 세계가 주목해야 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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