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vs 도덕성… 그 와중에 애 낳으라는 정치권"

6·3 대선판, 이건 뭐 대선이 아니라 한 편의 막장 드라마였다. 원래 선거는 정책 대결, 비전 경쟁 이런 게 있어야 하는데, 이번엔 아예 그런 기대를 접는 게 정신 건강에 좋았다. 국민은 후보자들의 정책이 아니라 ‘탄핵’과 ‘도덕성’ 사이에서 정신 줄을 놓고 말았다.

 

이재명 후보는 장남 도박에 금전 문제, 본인 재판에 각종 의혹까지, 도덕성 이슈로 빙글빙글 돌았다. 근데 신기한 건, 이걸 해명하고 또 해명하면서도 선거 유세는 쭉쭉 이어갔다. 어떤 면에선 멘탈이 철벽이었다. 하지만 진짜 그를 식겁하게 만든 건 김문수가 아니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발언이었다. 갑툭튀한 ‘탄핵’ 두 글자에 대선판은 순식간에 핵전쟁 모드로 돌입했다.

 

김문수 후보 쪽도 당황했는지, 본인은 체제 개편이니 제7공화국이니 하며 철학 강의처럼 유세를 했지만, 정작 사람들 눈엔 “이 사람도 뭔가 이상한데?”라는 반응만 남았다. 이재명은 도덕성 논란으로, 김문수는 ‘탄핵 프레임’으로 고전했고, 국민들은 "대체 누굴 뽑으라는 거냐"고 절규했다.

 

탄핵이냐, 도덕성이냐. 둘 다 피하고 싶은데 하나는 골라야 하니 멘붕이 올 수밖에 없었다. 특히 ‘탄핵’이란 단어가 방송을 타기 시작하면서 많은 유권자들은 그냥 리모컨을 꺼버리고 싶어졌다. 누군가는 분노하고, 누군가는 그냥 무서웠다. 그 와중에 민주주의 어쩌고 하는 소리는, 이미 도덕성에 질린 국민들에겐 그저 공허하게 들릴 뿐이었다.

 

정작 청렴성을 강조하던 김문수는 윤 전 대통령의 폭탄 발언에 묻혀버렸고, 이재명은 ‘탄핵이 무리수다’는 동정 여론에 묘하게 쉴드를 입었다. 결국 대선 말미엔 ‘도덕성’보다 ‘탄핵’이 더 핫한 이슈가 됐고, 유권자들은 '정치는 언제쯤 정상으로 돌아오려나' 하는 시름에 빠졌다.

 

그리고 선거가 끝났다. 그런데 놀랍게도 감동도 없고, 승리의 기쁨도 없고, 그냥 ‘허탈’만 남았다. 이재명 정권은 특검을 방탄용으로 활용할 듯하고, 야당은 뭘 할지 모른 채 한숨만 쉬고 있다. 민생 챙기겠다는 말은 온데간데없고, 오히려 옛 적폐를 들춰내서 새 적폐 몰이에 들어갈 기세다.

 

그 사이 저출산이요? 고령화요? 아무도 관심 없다. 애 낳고 기르기 힘들다고 국민들이 아우성치는데, 정치권은 오로지 정권 싸움에만 몰입 중이다. 청년은 일자리 없고, 노인은 복지 끊기고, 자영업자는 카드빚 쌓이는데, 누구 하나 진심으로 민생 챙긴다는 느낌은 없다. 아니, 대체 누가 민생 담당이냐? 정당에 그런 부서라도 있긴 한 거냐?

 

지금 대한민국 정치는 마치 이길 수 없는 보드게임 같다. 주사위는 계속 굴러가는데, 칸마다 벌금이고 역행이고 감옥이다.

국민은 룰도 모르는 채 끌려가며, 결국 "정치 자체가 탄핵감"이라는 생각만 커진다.

 

이 판에선 대통령도, 야당도, 과거도, 미래도 희미하다. 오직 남는 건 불안뿐. 애 낳으라고?

그 전에 이 정치부터 좀 키워놔야 하지 않겠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