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시뮬레이션이 드러낸 국민의힘 위기…쌍권 지도부의 책임은 무거운가

이번 6·3 대통령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국회의원 총선거를 가정한 시뮬레이션 결과가 공개되며, 국민의힘 내부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읍·면·동 단위 자료를 기반으로 한 중앙일보의 분석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개헌 저지선인 100석 확보에도 실패했다. 민주당이 지역구에서만 170석을 얻은 반면,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포함 99석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보유한 107석보다도 줄어든 수치로, 지도부로서는 뼈아픈 결과다.

 

특히 수도권과 중부권, 일부 PK 지역에서 국민의힘의 기반이 붕괴되고 있음이 두드러진다. 인천과 경기 북부, 이천, 동두천 등 보수 정당이 강세를 보여온 지역들마저 민주당이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혁신당 등장으로 인한 표 분산과 보수층 결집 실패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서울 도봉갑처럼 전에는 근소하게 승리했던 지역에서도 이번에는 민주당이 개혁신당과 국민의힘을 모두 합친 득표율을 넘는 결과가 나왔다. 충청권에서도 충주, 서산·태안 등에서 민주당이 우위를 보이며 중부권 민심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PK 지역인 부산 강서, 경남 거제 등도 국민의힘의 전통적 강세가 흔들리고 있다.

 

이번 시뮬레이션은 단순한 수치 비교를 넘어, 국민의힘이 당면한 구조적 위기를 드러낸다. 민심은 정체성과 비전, 그리고 진정성 있는 소통을 요구하지만, 현 지도부는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 선거 전략 미흡뿐 아니라,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와 공천 혼선, 민생 메시지 부족 등 총체적 실패가 중도층 이탈을 초래했다는 내부 평가도 나온다.

 

이런 흐름을 감안하면, 이번 대선에서의 유세 방식과 준비 과정은 더욱 아쉬움을 남긴다. 특히 김문수 후보를 중심으로 선거 전략이 짜여졌어야 함에도, 지도부는 한덕수에 기대는 이중적인 구조 속에서 지역조직과 지구당의 실질적인 대선 준비에 소홀했다.

주요 지역 유세는 형식적이었고, 핵심 메시지도 일관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보수 진영의 표심을 결집시키지 못한 채 민주당과 개혁신당 사이에서 분산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는 예견된 패배였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는다.

쌍권 지도부가 대선 국면을 전략적으로 주도하지 못했고, 후보 중심의 선거 운영에도 실패한 이상, 지도부는 1차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정당이 민심의 방향을 읽지 못하면 선거는 물론 정치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는 국민의힘에 있어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혁신을 요구하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정치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국민과의 소통 구조를 다시 세우지 못한다면, 다가올 지방선거에서도 유사한 패배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혁신이 아닌 재건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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