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책임과 역할: 유통산업의 미래를 고민하다

1993년 이마트의 개장은 우리나라 유통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이마트의 출현은 단순한 업태의 성장을 넘어서 (주)신세계를 국내 최대 유통재벌로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기존 백화점의 성장을 둔화시키며 대형마트가 시장을 주도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유통비용의 거품 문제와 제조기업의 시장 주도권 상실을 초래하며, 유통산업 전반에 일대 변혁을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대형마트의 등장은 지역 상권에 순기능보다 역기능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아이오와 주립대의 켄 스톤 교수는 "할인점이 지역경제를 파괴시키는 주범"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대형마트 출현 이후 6개월 동안 중소유통 매출의 62.2%가 감소했으며, 대형점포가 개설되면 지역 내 동네 슈퍼는 평균 22개가 폐점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 10년 간 대형마트와 기업형 편의점이 성장하는 반면, 중소유통과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정부는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기 위한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 2를 개정하여 일요일 휴무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가 유통경제의 집중 현상과 과도한 시장 점유율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는 농어민들이 매일 납품을 하지 못하고, 맞벌이 부부나 가족 쇼핑객들이 일요일에 쇼핑을 하지 못해 불편을 겪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반면, 매출이 지속적으로 신장되고 있는 모바일 쇼핑에 대한 규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만 강조되는 상황입니다.

 

오늘날 유통시장은 대형마트 체제에서 복합쇼핑몰, 아울렛, 편의점, 소규모 전문점 등 새로운 업태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점포당 수억원에서 1,000억 원을 넘는 투자로 이어지고 있으며, 지역 상권과 광역 상권 주민들이 마케팅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유통산업발전법에서 정한 거리 제한 규정은 업태 성격을 잘못 이해한 결과로 보입니다.

 

대형마트의 경영전략은 '큰 매장에서 저가 상품을 대량 진열하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사 중심의 성장 전략을 반복해왔습니다. 그러나 한국 유통산업은 빠른 시간 내에 과점화로 성숙기에 진입하게 되었고, 신장세와 효율성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투자비와 운영비가 증가하면서 손익구조가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제 유통기업은 판매 관리비를 축소하기보다는 구매 원가를 내리거나 판매 가격을 올려야 합니다. 충성 고객이 증가하지 않으면 매출 이익률이 상승하지 않는 어려운 상황이 도래할 것입니다.

 

우리 유통산업의 리더들은 성장에 매달리는 동안 한국 유통 생태계에 대한 진지한 연구와 자기 성찰이 부족했습니다. 만약 유통업계가 제로섬 게임처럼 긴장 관계를 지속한다면, 한국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대형마트는 다양한 온라인 업태와의 경쟁에서 오프라인의 리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제 소비자와 납품업체를 볼모로 삼아 자신의 입장만을 합리화해서는 안 됩니다.

 

업계 리더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며, 건전한 국민 경제 발전과 동반 성장을 지원하는 합리적인 태도가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대형마트가 업태 리더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인식하고, 지역 경제와 유통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대형마트는 저렴한 가격과 편리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지속 가능한 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를 통해 지역 경제와 상생하며, 미래의 유통 환경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형마트의 역할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와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