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중·고, 100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송파로 이전

서울 대학로의 상징적인 존재인 동성중학교와 동성고등학교가 송파구 거여·마천 뉴타운으로 이전할 전망입니다. 1920년대부터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서 100년 가까이 교육의 터전을 지켜온 이 명문 사학은 최근 학령 인구 감소로 인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따르면, 가톨릭학원이 지난해 마천 중고등학교 용지에 대한 선착순 계약 신청을 단독으로 접수해 계약 대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동성중·고가 마천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가톨릭학원은 이미 내부적으로 이전 결정을 내렸으며, 교육청과의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동성중·고는 1907년에 설립된 이후 한국인 최초의 추기경인 김수환 전 추기경과 장면 전 총리 등 많은 인재를 배출해온 학교입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운영난이 심화되었습니다. 2022년부터 일반고로 전환한 동성고는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동성중의 경우 지난해 1학년 학생 수가 67명에 불과했습니다.

마천동으로의 이전은 거여·마천 뉴타운의 인구 증가에 따른 학생 모집의 용이함을 기대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 지역은 강남권의 유일한 뉴타운으로, 향후 6만 명의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동성중·고가 이전하게 되면 남녀 공학으로 전환되는 장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이 확정되기까지는 교육청의 승인 절차가 필요합니다. 교육청은 학생 모집 규모와 뉴타운 재개발의 진척 상황을 고려해 인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서울에서는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사립학교들이 신도시로 이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덕수상고, 계성여고, 풍문여고 등 여러 학교가 대규모 개발이 이루어지는 지역으로 이전하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소규모 학교가 169개에 달하는 상황에서, 동성중·고의 이전은 앞으로 사립학교들이 신도시로 몰리는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100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동성중·고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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