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공항, 단순한 문제 아닌 ‘동북아 물류 중심국가’ 전략 과제로

대한민국은 전국에 여러 공항을 운영 중이나, 대부분 적자에 시달리며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순히 공항 수가 많아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인프라 부족과 인력난, 수요 예측 실패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항별 맞춤형 경영 전략과 국가 차원의 장기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첫째, 국내 공항들은 활주로와 여객청사 외에 철도, 도로 같은 연계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곳이 많다. 이로 인해 공항 접근성이 떨어지고, 이용객 감소로 이어져 경영 악화를 부추긴다. 또 항공 관제사, 정비사, 보안요원 등 전문 인력의 교육과 충원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운영 효율성과 안전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지역 공항은 인력 확보가 더욱 어렵고, 고령화 문제까지 겹쳐 미래 운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둘째, 수요 예측과 노선 운영의 비효율성도 주요 문제다. 지방 공항들이 비슷한 기능을 중복 수행하면서, 항공사들의 노선 선택이 분산되고 이용객 수가 저조한 상황이다. 일부 공항은 정부나 지자체 보조금에 의존해 겨우 운영을 유지하지만, 장기적인 수익성 확보와 지속 가능한 경영 기반 마련에는 실패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단순히 공항 숫자를 늘리는 정책보다는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그 일환으로 글로벌 비행학교 설립, 첨단 항공기 정비센터 유치, 스마트 물류 시스템 도입 등 공항의 복합 기능 강화가 요구된다. 특히 동북아 물류 중심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여객 수송을 넘어서 국제 항공 물류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키우는 전략이 중요하다.

 

또한 공항 인프라와 인력을 체계적으로 재편해 전문성을 높이고, 항공사와 지자체, 중앙정부가 협력하는 통합 네트워크 구축이 절실하다. 예컨대 경영이 부진한 공항을 대상으로 맞춤형 컨설팅과 운영 모델을 도입해, 지역 특성에 맞는 항공 노선과 물류 허브 기능을 집중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공항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동북아 물류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기반을 다져야 한다.

 

물론 이러한 계획은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중장기적 국가 전략 아래 치밀하게 설계돼야 한다. 공항 건설과 운영은 국가 재정과 안전, 환경에도 직결되는 문제로,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정책 판단이 필수적이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적자 공항 문제를 단순한 재정 손실로만 볼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동북아 물류 중심국가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사전 준비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항 인프라 확충과 함께 전문 인력 육성, 첨단 물류 시스템 도입 등 종합적 경영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 그래야만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 항공산업 경쟁력 확보와 국가 성장 동력으로서 공항의 역할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적자 공항, 이제는 재정적 부담이 아닌 국가 전략 차원의 중대한 과제로 바라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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