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부동산 시장의 위기: 미분양 아파트와 할인 판매의 현실

최근 경기도 평택을 비롯한 남부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현재 평택시에는 미분양 아파트가 4천 가구를 넘었고, 향후 3년간 3만 가구가 추가로 공급될 예정입니다. 이로 인해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6천만 원에 달하는 매물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입주율이 낮아 단지 소독이 취소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7일, 경기도 안성시의 한 아파트 단지를 방문했을 때, 입주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지하주차장은 비어 있었습니다. 불 꺼진 집들이 많고, 상가는 편의점과 공인중개업소 몇 개만 남아 텅 비어 있었습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는 5천만 원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분양권을 판매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왔습니다.

평택 화양지구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곳은 279만㎡ 규모의 미니 신도시로, 총 2만 가구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하지만 입주를 앞둔 아파트에서는 계약금과 옵션비를 포기하겠다는 집주인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작년에는 1,500만 원 정도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분양권을 팔 수 있었지만, 지금은 4천만 원 이상 손해를 보고 나가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경기도 남부 지역은 문재인 정부 시절 반도체 벨트 조성 계획으로 부동산 시장이 꿈틀댔지만, 현재는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평택시의 경우, 올해부터 3년간 2만9,455가구가 입주할 예정인데, 이는 매년 2,500여 가구의 적정 수요에 비해 무려 10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이천, 오산 등 다른 지역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쏟아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권대중 서강대 교수는 "2010년대 초반 인천과 경기 지역에서 준공 후 미분양이 폭증했던 사례를 떠올리면, 현재 상황이 결코 안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건설사와 시행사들은 미분양 물량을 털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화양지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계약자에게 축하금 500만 원을 지급하고, 자동차 경품 이벤트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층 분양권 계약자에게는 옵션비를 환급해주겠다는 곳도 있습니다.

이와 함께 '안심보장제'가 부활할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계약자가 부동산을 계약한 후 시행사나 분양대행사가 할인 분양 등의 혜택을 제공할 경우, 기존 계약자에게도 소급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평택 지역 분양업계 관계자는 "할인 분양이 많아지면서 기존 계약자와 신규 계약자 간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화양지구의 악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지역 개발의 핵심인 기반시설 공사가 전면 중단된 상황입니다. 공사비 체납으로 인해 시공사가 공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는 입주 일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기반시설이 제때 완공되지 않으면 준공 승인이 지연되고, 결국 입주도 늦춰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이미 미분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양지구의 분양 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평택 부동산 시장의 위기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비자와 투자자들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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